부동산은 등기해야 소유권이 넘어간다는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민법 제186조는 법률행위로 인한 물권변동에 등기를 요구하지만, 제187조는 상속, 공용징수, 판결, 경매, 그 밖에 법률의 규정에 의한 취득에는 등기가 필요하지 않다고 정합니다. 이 두 조문의 경계를 모르면 이미 내 것이 된 부동산을 남의 것으로 알고 대응하거나, 반대로 아직 넘어오지 않은 권리를 확보했다고 착각하게 됩니다. 실제 사건에서 이 구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정리합니다.
제186조 - 원칙은 등기
제186조는 부동산에 관한 법률행위로 인한 물권의 득실변경은 등기하여야 그 효력이 생긴다고 정합니다. 매매, 증여, 교환, 저당권 설정처럼 당사자의 의사표시로 이루어지는 변동은 모두 여기에 속합니다. 계약서를 쓰고 대금을 다 치렀더라도 등기를 마치기 전에는 소유권이 넘어오지 않습니다. 매수인이 가진 것은 소유권이 아니라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라는 채권입니다. 이 차이가 실무에서 결정적인 국면이 있습니다. 매도인이 같은 부동산을 다른 사람에게 이중으로 매도하고 그 사람 앞으로 먼저 등기가 되면, 먼저 계약하고 대금을 치른 사람이 아니라 먼저 등기한 사람이 소유자가 됩니다. 대금을 완납했다면 지체 없이 등기를 마치거나, 사정이 있어 미룬다면 가등기로 순위를 확보해 두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제187조 - 등기 없이 취득하는 네 가지 통로
제187조는 상속, 공용징수, 판결, 경매 기타 법률의 규정에 의한 부동산 물권의 취득에는 등기를 요하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 하나씩 보면 이유가 분명합니다. 상속은 피상속인의 사망이라는 사실로 즉시 권리가 이전됩니다. 상속인이 등기를 하지 않았어도 사망 시점에 이미 소유자입니다. 공용징수는 국가 등이 공익사업을 위해 취득하는 경우로, 보상금의 지급과 함께 정해진 시기에 권리가 넘어갑니다. 경매는 매수인이 매각대금을 완납한 때 소유권을 취득합니다. 등기촉탁은 그 뒤에 이루어질 뿐입니다. 그리고 판결이 있는데, 이 부분이 가장 자주 오해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판결은 형성판결에 한정된다는 것이 확립된 해석입니다. 공유물분할판결이 대표적입니다.
이행판결은 제187조의 판결이 아니다
소유권이전등기를 명하는 판결을 받으면 그 순간 소유자가 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그런 판결은 이행판결이고, 제187조가 말하는 판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이행판결은 등기를 하라는 명령일 뿐이므로, 승소한 사람은 그 판결로 단독으로 등기를 신청해 등기를 마쳐야 비로소 소유권을 취득합니다. 이 구분을 놓치면 판결을 받아 두고 등기를 미루는 사이에 상대가 부동산을 처분해 버리는 상황을 맞게 됩니다. 판결이 있어도 등기부상 소유자는 여전히 상대이기 때문에 그 처분이 유효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전등기청구 소송을 제기할 때는 처분금지가처분을 함께 신청하는 것이 실무의 기본이고, 승소 판결을 받으면 곧바로 등기를 신청해야 합니다. 확정판결이 있으니 급할 것 없다는 판단이 가장 위험합니다.
단서 - 등기하지 아니하면 처분하지 못한다
제187조에는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그러나 등기를 하지 아니하면 이를 처분하지 못한다. 상속으로 이미 소유자가 되었더라도, 그 부동산을 팔거나 담보로 제공하려면 먼저 자기 앞으로 등기를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상속등기를 하지 않은 채 상속인 중 한 사람이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실무에서 흔한데, 매수인은 잔금 전에 상속등기가 완료되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상속인이 여럿이면 협의분할이 필요하고, 협의가 되지 않으면 심판으로 가야 하므로 일정이 크게 늘어납니다. 경매의 경우에도 매각대금 완납으로 소유권은 취득하지만, 그 부동산을 다시 처분하려면 등기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정리하면 제187조는 취득에 등기를 요구하지 않을 뿐, 처분에는 등기를 요구합니다.
취득시효는 어느 쪽인가
혼동이 많은 영역이 취득시효입니다. 민법 제245조 제1항의 점유취득시효는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점유한 자가 등기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명시합니다. 즉 법률의 규정에 의한 취득처럼 보이지만 조문 자체가 등기를 요구하므로 제187조의 예외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시효가 완성되어도 등기 전까지는 소유자가 아니고, 등기청구권을 가질 뿐입니다. 그래서 시효 완성 후 등기 전에 소유자가 제3자에게 처분하면 시효취득을 주장하기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 지점이 취득시효 분쟁의 핵심 전선이 되어 왔습니다. 반면 제2항의 등기부취득시효는 등기와 점유가 함께 10년간 이어진 경우를 다루므로 구조가 다릅니다. 조문이 등기를 요구하는지를 먼저 읽는 것이 이 영역에서 길을 잃지 않는 방법입니다.
사건에서 이 구분을 쓰는 방법
실무에서 이 두 조문은 세 가지 질문으로 활용됩니다. 첫째, 지금 이 사람이 소유자인가. 상속이나 경매로 이미 취득한 상태라면 등기부에 이름이 없어도 소유자로 다루어야 하고, 매매라면 등기를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이 사람이 처분할 수 있는가. 단서 때문에 취득자라도 등기 전에는 처분할 수 없으므로 거래 상대방은 등기 완료를 조건으로 일정을 짜야 합니다. 셋째, 지금 무엇을 서둘러야 하는가. 이행판결을 받은 쪽이라면 등기이고, 시효를 주장하는 쪽이라면 등기청구와 함께 보전처분입니다. 부동산 분쟁에서 시간을 잃는 쪽은 대개 자신이 이미 권리자라고 믿고 등기를 미룬 쪽입니다. 조문 두 개의 경계를 아는 것만으로도 그 실수를 피할 수 있습니다.
덧붙이면 이 구분은 상속 사건에서 특히 자주 실무에 등장합니다. 부모가 돌아가신 뒤 상속등기를 미루는 가정이 많은데, 그 사이에 상속인 중 한 사람의 채권자가 대위로 상속등기를 하고 그 지분을 압류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등기가 없어도 이미 공동소유가 된 상태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협의분할을 예정하고 있다면 그 전에 채권자의 개입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일정을 잡아야 합니다.
본 글이 일반적 안내였다면, 본인 사안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정식 상담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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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상속받은 부동산은 등기를 해야 제 것이 되나요?
민법 제187조에 따라 상속은 등기 없이 취득합니다. 다만 단서에 따라 등기를 하지 않으면 처분하지 못하므로, 매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하려면 먼저 상속등기를 해야 합니다.
소유권이전등기 판결을 받으면 바로 소유자가 되나요?
아닙니다. 이전등기를 명하는 판결은 이행판결이므로 제187조의 판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그 판결로 등기를 신청해 등기를 마쳐야 소유권을 취득합니다.
경매 낙찰자는 언제 소유자가 되나요?
매각대금을 완납한 때 등기 없이 소유권을 취득합니다. 등기촉탁은 그 이후의 절차이며, 다시 처분하려면 등기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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