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을 넣고 나서 사정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현장을 보고 마음이 바뀌기도 하고, 반대로 시행사가 약속한 내용과 실제가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분양 계약은 금액이 크고 위약금 조항이 붙어 있어 판단이 쉽지 않습니다. 어떤 경우에 해제할 수 있고 얼마를 잃게 되는지, 청약철회나 전매처럼 다른 길은 없는지를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갈림길은 하나입니다. 중도금을 냈는지 여부이고, 이 한 가지가 남은 선택지와 잃게 되는 금액을 거의 결정합니다.
계약서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
해제를 먼저 말씀하시는 분이 많지만 순서가 반대입니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대개 이미 계약서에 적혀 있습니다.
해제 사유와 위약금은 대부분 계약서에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법정 해제권보다 약정 해제권을 먼저 검토합니다. 법이 어떻게 정하고 있느냐보다 이 계약이 어떻게 정하고 있느냐가 앞선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조항이 한곳에 모여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공급계약서와 함께 첨부된 유의사항, 분양공고문까지 함께 확인해야 하고, 정작 중요한 내용이 본문이 아니라 유의사항에 적혀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세 문서를 나란히 놓고 해제, 위약금, 전매, 지연이라는 네 단어를 찾아 표시해 두시면 다음 판단이 훨씬 빨라집니다.
계약금을 포기하고 해제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면 그에 따릅니다. 통상 분양대금의 10퍼센트가 위약금으로 정해집니다. 이 경우에는 별도의 사유를 증명할 필요가 없는 대신, 낸 돈을 돌려받지 못합니다.
중도금을 냈는지가 갈림길입니다
당사자 가운데 어느 한쪽이 이행에 착수하기 전까지는 계약금 해제가 가능합니다. 매수인은 계약금을 포기하고, 매도인은 배액을 상환합니다.
이행의 착수
중도금을 한 번이라도 냈다면 이행에 착수한 것으로 봅니다. 이 시점을 지나면 계약금을 포기하는 방식의 해제는 더 이상 쓸 수 없습니다.
중도금을 낸 뒤에는 단순 변심으로 해제할 수 없습니다. 상대의 채무불이행이나 계약에 정해진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마음이 흔들린다면 중도금 납부 전에 판단하셔야 합니다. 그 이후에는 선택지가 크게 줄어듭니다.
| 구분 | 해제할 수 있나 | 낸 돈은 어떻게 되나 |
|---|---|---|
| 중도금 납부 전, 단순 변심 | 계약금 해제가 가능합니다 | 매수인은 계약금을 포기하고, 매도인은 배액을 상환합니다 |
| 중도금 납부 후, 단순 변심 | 해제할 수 없습니다 | 상대의 채무불이행이나 약정 사유가 있어야 길이 열립니다 |
| 시행사에게 잘못이 있는 경우 | 위약금 없이 해제할 수 있습니다 | 낸 돈을 돌려받고, 귀책이 있으면 손해배상도 함께 청구합니다 |
시행사에 잘못이 있다면 위약금 없이 해제되나
계약 내용과 다르게 시공되었거나 중요한 사항을 알리지 않은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때는 위약금 없이 해제하고 낸 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다르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여야 하고, 실제 다툼은 바로 이 요건에서 갈립니다.
문제가 되는 유형은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동과 호수나 면적이 계약과 다른 경우, 조망이나 향이 광고와 크게 어긋나는 경우, 단지 시설이 약속과 달리 설치되지 않은 경우입니다. 판례는 사소한 차이를 해제 사유로 보지 않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해제가 아니라 손해배상으로 정리되는 편이 많습니다.
그래서 다툴 때는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를 도면과 수치로 보여 주어야 합니다. 계약 당시 제시된 내용과 실제를 나란히 놓고 차이를 특정하는 작업입니다. 인상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분양광고는 계약 내용이 되나
분양광고가 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되는지가 쟁점입니다. 내용이 구체적이고 거래 관념상 신뢰할 만한 것이면 편입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막연한 홍보 문구에 가깝다면 그렇게 보기 어렵습니다. 같은 광고라도 어느 쪽에 가까운지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그래서 자료를 남기는 일이 실질적인 승패를 가릅니다. 모델하우스에서 받은 자료와 팸플릿, 광고 이미지를 그대로 보관해 두십시오. 시간이 지나면 광고 자료는 대부분 사라집니다. 나중에는 구하기 어렵습니다. 받은 자료는 촬영해서 날짜와 함께 보관해 두시는 편이 안전하고, 계약 전에 본 자료일수록 뒤에 힘을 발휘합니다.
미리 모아 둘 것
· 공급계약서와 첨부된 유의사항 전부
· 분양공고문
· 모델하우스 자료와 팸플릿, 현장 사진
· 상담 당시의 녹취와 문자
· 납부 내역과 납부 일자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입주가 늦어지거나 하자가 있으면
준공이 늦어지면 계약서에 정해진 지체상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지연 기간이 길어지면 해제 사유가 되기도 합니다. 보통 3개월 이상 지연되면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해당 조항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지체상금도 계약서에 정한 방식대로 계산되므로 숫자를 직접 대입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하자는 조금 다릅니다. 보수로 해결할 수 있는 하자는 해제 사유가 되지 않고 하자보수와 손해배상으로 처리합니다. 중대한 구조적 하자라면 달리 볼 여지가 있지만, 그 정도인지를 가리기 위해 감정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지연과 하자는 성격이 다릅니다. 지연은 기간이 쌓일수록 유리해지는 문제여서 언제부터 늦어졌는지를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하고, 하자는 정도의 문제여서 무엇이 어떻게 잘못되었는지를 남겨 두어야 합니다. 사진과 날짜가 곧 자료입니다.
해제 말고 다른 길은 없나
해제가 유일한 길은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 아래 순서로 검토하는 편이 낫습니다.
- 계약서에 청약철회에 관한 안내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 철회 기간이 남아 있다면 그 절차부터 밟습니다
- 기간이 지났다면 전매가 가능한지 봅니다
- 전매도 막혀 있다면 해제 사유를 검토합니다
일부 분양에는 일정 기간 안에 철회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계약의 유형과 법령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다르고 기간이 매우 짧습니다. 계약서에 기재된 안내를 즉시 확인하셔야 하고, 그 기간이 지나면 일반 해제 법리로 넘어갑니다.
해제 대신 분양권을 넘기는 방법도 있습니다. 손실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다만 전매제한 기간이 걸려 있으면 불가능합니다.
주의
전매제한 기간은 지역과 주택 유형에 따라 다르고 분양공고문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제한 기간 중의 거래는 무효이고 공급계약 취소 사유가 되며, 위반하면 형사처벌로 이어집니다. 우회 방법을 제안받더라도 응하시면 안 됩니다.
대출이 막히거나 시행사가 부도나면
중도금 대출이 거절되어도 그 사실만으로 해제 사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자금 조달은 원칙적으로 매수인의 책임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계약서에 대출 불승인 시의 처리를 정한 조항이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그런 조항이 없다면 위약금 부담이 그대로 생깁니다. 대출을 전제로 자금 계획을 세우셨다면 계약 단계에서 이 조항부터 확인하셨어야 하는 부분입니다.
시행사가 부도난 경우에는 절차 자체가 달라집니다. 분양보증에 가입되어 있다면 보증기관이 분양 이행이나 환급을 담당하고, 어느 쪽으로 갈지는 계약자 총회의 결의로 정해집니다. 보증서의 내용과 보증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보증서는 계약 체결 당시 받은 서류 안에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상이 아니라면 완전히 다른 길을 가야 합니다. 이때는 혼자 움직이기보다 다른 수분양자들과 정보를 맞춰 보는 편이 낫습니다.
어떻게 통지하고 얼마를 돌려받나
해제는 통지하는 방식이 중요합니다. 내용증명으로 사유와 근거를 밝혀 통지하고, 상대의 이행을 최고한 뒤에 해제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두 통보는 뒤에 반드시 다투어집니다. 서면과 도달 기록을 남기십시오.
해제가 인정되면 낸 돈에 법정이자를 더해 반환받습니다. 상대의 귀책이 있는 경우에는 손해배상도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매수인의 귀책으로 해제되면 위약금을 공제한 나머지만 돌려받게 되므로 정산 내역을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위약금이 지나치게 크다고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부당하게 과다하면 법원이 감액할 수 있고 실제 손해와의 균형을 보지만, 10퍼센트 수준은 관행으로 인정되는 편이어서 감액이 쉽지는 않습니다.
세금과 부대비용도 남습니다. 이미 납부한 취득세나 중개보수는 별도로 정리해야 하고 해제 사유에 따라 환급 여부가 달라집니다. 계약 해제 신고 기한이 정해진 항목도 있어서, 기한을 놓치면 환급이 어려워집니다.
같은 사유로 여러 수분양자가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함께 진행하면 비용과 증거 확보에서 유리합니다. 다만 개별 사정이 다르면 결론이 갈릴 수 있습니다. 본인의 계약 내용은 따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정리
중도금 납부 전인지 후인지가 선택지를 가릅니다. 그 전이라면 계약금 포기로 해제할 수 있지만, 이후에는 상대의 잘못을 증명해야 합니다. 이 한 줄이 사실상 이 글의 전부입니다.
시행사에 잘못이 있다면 위약금 없이 해제하고 낸 돈을 돌려받을 수 있으나,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라는 요건을 넘어야 합니다. 사소한 차이는 해제가 아니라 손해배상으로 정리되는 편이고, 그 경계를 가르는 것은 결국 계약 당시의 자료입니다.
순서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광고 자료와 계약 문서를 먼저 모으고, 전매제한과 청약철회 기간을 확인한 다음에 방향을 정하십시오. 통지는 내용증명으로 하고 도달 기록을 남겨 두시는 것이 마지막 단계입니다. 금액이 큰 계약일수록 순서를 지키는 쪽이 결국 빠릅니다. 확인하는 순서만 바로잡아도 잃게 되는 금액이 달라집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398조, 제544조, 제546조, 제565조, 제580조 · 주택법 제64조, 제65조, 제101조 ·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57조 ·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8조 ·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
본 글이 사건의 큰 그림을 그리시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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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계약금만 포기하면 언제든 해제할 수 있나요?
상대가 이행에 착수하기 전까지입니다. 중도금을 한 번이라도 냈다면 단순 변심으로는 해제할 수 없습니다.
광고와 다르게 지어졌으면 해제할 수 있나요?
차이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여야 합니다. 사소한 차이는 손해배상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도금 대출이 안 나오면 해제 사유인가요?
원칙적으로 자금 조달은 매수인의 책임입니다. 계약서에 대출 불승인 시 처리 조항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위약금이 너무 큰데 줄일 수 없나요?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부당하게 과다하면 법원이 감액할 수 있습니다. 다만 10퍼센트 수준은 인정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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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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