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이 있어 다른 사람 이름으로 부동산을 사 두었다가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이름만 빌려주었다가 세금과 과징금을 대신 떠안기도 합니다. 명의신탁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여러 형태로 남아 있습니다. 유형에 따라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부동산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어느 유형인지 정하는 일이 모든 판단의 출발점이고, 그다음이 자금 흐름의 정리입니다.
명의신탁은 왜 원칙적으로 무효인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은 제3조에서 실권리자 명의로 등기하도록 강제하고, 제4조에서 명의신탁 약정과 그에 따른 등기를 모두 무효로 정하고 있습니다. 예외적으로 유효해지는 경우가 있지만 그것은 뒤에서 보겠습니다. 출발점은 무효라는 원칙입니다.
무효로 끝나지도 않습니다.
같은 법 제7조는 위반한 사람을 형사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처벌 대상이 이름을 빌린 사람에게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름을 빌려준 수탁자도 처벌 대상이 되므로, 부탁을 들어준 것만으로 책임이 생깁니다.
여기에 과징금과 이행강제금이 따로 붙습니다. 부탁을 가볍게 들어준 대가치고는 무겁습니다.
세 유형 가운데 어디에 해당하나
명의신탁은 세 가지로 나뉩니다. 2자간 명의신탁, 3자간 등기명의신탁, 그리고 계약명의신탁입니다.
나누는 기준은 하나입니다. 누가 매도인과 계약했는가입니다.
이 기준에 따라 소유권이 누구에게 남는지, 부동산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래서 상담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도 계약서에 누구 이름이 적혀 있는지입니다. 유형을 잘못 잡으면 청구 자체가 어긋납니다.
| 유형 | 매도인과 계약한 사람 | 소유권이 남는 곳 | 회복 방법 |
|---|---|---|---|
| 2자간 명의신탁 | 원래 신탁자 소유였던 부동산을 옮긴 경우 | 신탁자, 등기가 무효 | 수탁자를 상대로 말소등기 청구 |
| 3자간 등기명의신탁 | 신탁자 | 매도인, 등기만 무효 | 매도인을 대위해 말소한 뒤 이전등기 청구 |
| 계약명의신탁, 매도인이 몰랐던 경우 | 수탁자 | 수탁자, 등기가 유효 | 부동산은 불가, 매수자금 반환만 청구 |
| 계약명의신탁, 매도인이 알았던 경우 | 수탁자 | 매도인, 매매계약도 무효 | 매도인에게 소유권이 남아 있는 상태 |
표의 마지막 두 줄이 같은 계약명의신탁인데도 결론이 정반대라는 점에 주목하십시오.
부동산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경우는
2자간 명의신탁은 이미 자기 소유였던 부동산을 다른 사람 이름으로 옮겨 둔 경우입니다. 등기가 무효이므로 소유권은 여전히 신탁자에게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수탁자를 상대로 말소등기를 청구해 회복할 수 있습니다.
세 유형 가운데 회복이 가장 명확합니다.
3자간 등기명의신탁은 한 단계가 더 있습니다. 신탁자가 매도인과 직접 계약했고 등기만 수탁자 앞으로 넘긴 경우여서, 매매계약 자체는 유효하고 등기만 무효입니다. 그 결과 소유권은 아직 매도인에게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신탁자는 매도인이 가진 말소청구권을 대신 행사합니다. 민법 제404조의 채권자대위권으로 수탁자 명의의 등기를 지운 다음, 매도인을 상대로 자신 앞으로 이전등기를 청구하는 구조입니다.
계약명의신탁이면 왜 돈만 남나
계약명의신탁은 수탁자가 자기 이름으로 매도인과 계약한 경우입니다. 여기서는 매도인이 무엇을 알았는지가 결론을 갈라 놓습니다.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2항 단서는 상대방 당사자가 명의신탁 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를 무효에서 빼 두고 있습니다. 즉 매도인이 몰랐다면 등기는 유효합니다. 소유권은 수탁자에게 확정적으로 귀속됩니다. 부동산 자체를 돌려받을 방법은 없습니다.
남는 것은 돈입니다. 신탁자는 민법 제741조의 부당이득으로 매수자금의 반환을 구할 수 있습니다.
주의
계약명의신탁에서 돌려받는 것은 부동산이 아니라 매수자금입니다. 그 사이 시세가 크게 올랐다면 오른 만큼은 회복되지 않습니다. 부동산을 사 둔 목적이 시세 상승이었다면 이 유형에서는 목적 자체가 무너집니다.
반대로 매도인이 명의신탁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매매계약도 무효가 되고, 소유권은 매도인에게 남습니다. 알았는지 몰랐는지가 결론을 통째로 바꾸는 셈입니다. 그래서 계약 경위와 당시 오간 대화를 밝히는 일이 중요해집니다.
수탁자가 팔아버리면 되찾을 수 있나
가장 나쁜 상황입니다.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은 명의신탁의 무효를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탁자가 제3자에게 팔아 넘기면, 그 제3자가 사정을 알았는지와 무관하게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거래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규정입니다. 한 번 넘어가면 되돌릴 방법이 사실상 없습니다.
형사 절차로 압박하기도 어려워졌습니다. 과거에는 수탁자가 임의로 처분하면 형법 제355조의 횡령죄로 처벌되었지만, 대법원이 판례를 바꾸어 지금은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봅니다. 2자간과 3자간 모두 같은 취지입니다.
그래서 순서가 결과를 만듭니다. 회복이 가능한 유형이라면 본안 소송보다 처분금지가처분을 먼저 검토해야 합니다. 등기부에 표시되면 처분이 사실상 막힙니다.
과징금과 세금은 누가 부담하나
회복에 성공해도 비용은 남습니다.
같은 법 제5조에 따른 과징금은 부동산 가액의 일정 비율로 부과되고,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비율이 올라갑니다. 부과 대상은 원칙적으로 신탁자입니다. 부동산을 되찾더라도 이 부담은 그대로 남습니다.
정리를 미루면 더 늘어납니다. 제6조는 과징금을 부과받고도 실명으로 전환하지 않는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도록 정하고 있고, 이는 해마다 부과될 수 있습니다.
세금도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명의신탁 사실이 드러나면 증여로 보아 세금이 부과될 수 있고, 취득세와 양도소득세도 다시 계산됩니다. 여기에 가산세가 더해지면 부담이 적지 않습니다. 회복해서 얻는 것과 물어야 하는 것을 나란히 놓고 보아야 판단이 섭니다.
지금이라도 실권리자 명의로 전환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과징금은 부과되지만 이행강제금은 그 시점에서 멈춥니다. 전환 과정에서 세금이 발생하므로 미리 계산해 두십시오.
예외로 유효해지는 경우가 있나
모든 명의신탁이 무효는 아닙니다. 같은 법 제8조는 세 가지 경우에 특례를 두고 있습니다.
- 종중이 보유한 부동산을 종중 외의 사람 명의로 등기한 경우
- 배우자 명의로 등기한 경우
- 종교단체의 부동산을 산하 조직 명의로 등기한 경우
다만 조건이 붙습니다. 조세 포탈이나 강제집행 면탈, 법령상 제한의 회피를 목적으로 하지 않은 경우에만 유효로 인정됩니다. 목적이 인정되면 특례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배우자 명의는 실제로 이 예외에 해당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다만 이혼하면 재산분할과 얽혀 복잡해지므로, 자금 출처를 미리 정리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종중 재산은 사정이 다릅니다. 종중 소유 토지를 개인 명의로 등기한 사례가 많은데, 요건을 갖추면 유효로 인정됩니다. 문제는 증명입니다. 종중의 실체와 총회 결의를 밝혀야 하고, 오래된 사건이 많아 족보와 회의록, 세금 납부 내역까지 모으는 작업이 관건이 됩니다.
무엇을 증명하고 무엇을 먼저 하나
결국 자금의 출처가 핵심입니다. 매수대금이 누구 계좌에서 나갔는지를 밝히지 못하면 유형을 따지는 일 자체가 의미를 잃습니다.
- 매매계약서를 찾아 누구 이름으로 계약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이 나간 계좌 거래내역과 대출 서류를 시간 순서로 모읍니다.
- 재산세 납부 내역이나 임대료 수령 내역처럼 누가 관리하고 처분했는지 보여 주는 자료를 붙입니다.
- 등기부등본으로 현재 명의와 근저당, 가압류 같은 부담을 확인합니다.
- 회복이 가능한 유형이라면 처분금지가처분을 먼저 신청합니다.
기간도 보아야 합니다. 부당이득 반환청구권에는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고, 기산점은 등기가 이루어진 때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오래 방치하면 부동산은커녕 돈조차 청구하지 못하게 됩니다.
수탁자가 사망하면 문제가 더 어려워집니다. 등기가 상속인들에게 넘어가 상속인 전원을 상대해야 하고, 세대가 바뀌면 사실관계를 아는 사람도 사라집니다.
먼저 확인할 것
· 매매계약서에 적힌 계약 당사자의 이름
· 매도인이 명의신탁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 매수대금이 나간 계좌와 대출 명의
· 등기가 이루어진 시점과 지금까지 지난 기간
· 등기부상 근저당, 가압류, 소유자 변동이 있는지
정리
같은 명의신탁이라도 유형에 따라 부동산을 돌려받는 경우와 돈만 청구할 수 있는 경우로 갈립니다. 계약명의신탁에서 매도인이 몰랐다면 부동산 회복은 불가능합니다.
제3자에게 넘어가면 그마저 끝납니다.
과징금과 세금까지 넣어 계산하면 실익이 크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자금 흐름을 먼저 정리한 뒤에 방향을 정하십시오.
참조 조문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3조, 제4조, 제5조, 제6조, 제7조, 제8조 · 민법 제741조, 제404조 · 형법 제355조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의2 · 지방세법 제7조
본 글이 사건의 큰 그림을 그리시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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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다른 사람 이름으로 산 부동산을 돌려받을 수 있나요?
유형에 따라 다릅니다. 계약명의신탁에서 매도인이 사정을 몰랐다면 소유권은 수탁자에게 확정되고 매수자금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수탁자가 마음대로 팔면 횡령인가요?
대법원이 판례를 변경해 지금은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봅니다. 민사로 다투어야 합니다.
배우자 명의도 처벌되나요?
조세포탈이나 법령 회피 목적이 없다면 유효로 인정됩니다. 목적이 인정되면 예외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과징금은 누가 내나요?
원칙적으로 실권리자인 신탁자에게 부과됩니다. 부동산 가액의 일정 비율이며 기간이 길수록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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