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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지식인2026년 9월 14일조회 0

집주인이 수리를 해 주지 않는데 제가 고치고 청구할 수 있나요?

Q. 질문 내용

전세로 들어온 지 반년 된 빌라인데 두 달 전부터 화장실 천장에서 물이 샙니다. 집주인에게 여러 번 말했지만 알아보겠다는 말만 하고 아무 조치가 없습니다. 곰팡이가 번져서 더는 못 기다리겠는데 제가 먼저 고치고 나중에 돈을 달라고 해도 되는지 궁금합니다.

 

본인 사안은 임대인의 수선의무가 어디까지 미치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고친 뒤 비용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통지를 먼저 했는지와 고장의 규모가 어느 쪽인지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금액과 시점이 달라집니다.

■ 집주인은 어디까지 고쳐 주어야 하나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에게 목적물을 인도하고 계약이 이어지는 동안 사용과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지웁니다. 판단의 기준은 고장 난 부품의 이름이 아니라 그것 없이 살 수 있느냐입니다. 보일러가 멈춰 난방과 온수가 끊긴 경우, 배관이 터져 물이 새는 경우, 누수로 곰팡이가 번지는 경우는 세입자가 감당할 범위를 넘습니다. 반면 형광등과 샤워기 헤드 교체, 방충망 손질처럼 값이 작은 소모품 관리는 임차인이 맡는 것으로 보는 것이 보통입니다.

■ 고치기 전에 통지부터 해야 합니다

민법 제634조는 임차물에 수리가 필요하면 임차인이 지체 없이 임대인에게 알리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절차를 건너뛰고 먼저 업체를 부르면 비용을 다투기가 어려워집니다. ① 문자나 카카오톡처럼 날짜가 남는 방법으로 고장 부위와 증상을 알리고, ② 사진과 동영상을 같은 날 찍어 두며, ③ 답이 없으면 기한을 정해 내용증명우편을 보냅니다. ④ 그래도 응하지 않으면 그 시점부터 직접 수리에 들어갑니다. 통지와 무응답 사이의 시간 간격이 기록으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 내가 고친 비용은 어떻게 받나

민법 제626조가 두 갈래로 나누어 두었습니다. 보존에 필요한 비용, 즉 필요비를 썼다면 임대인에게 곧바로 상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보일러 교체나 누수 공사처럼 살 수 있는 상태를 되돌리는 지출이 여기에 듭니다. 반대로 가치를 높이는 지출인 유익비는 임대차가 끝날 때, 그것도 가액의 증가가 남아 있는 범위에서만 청구할 수 있고 법원이 상환기간을 늦춰 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견적서와 세금계산서, 계좌이체 내역을 공사 전후 사진과 함께 묶어 두십시오.

■ 월세를 깎거나 계약을 끝낼 수도 있습니다

고장이 길어져 집의 일부를 쓰지 못하게 되었다면 민법 제627조가 길을 열어 둡니다. 임차인의 잘못 없이 임차물의 일부를 사용하거나 수익할 수 없게 된 때에는 그 부분의 비율만큼 차임의 감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남은 부분만으로는 애초 빌린 목적을 이룰 수 없는 정도라면 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습니다. 방 두 칸 중 하나가 누수로 못 쓰게 되거나 겨울에 난방이 몇 주째 끊긴 경우가 그 예입니다. 감액은 청구한 시점부터 문제 되니 요구 사실을 서면으로 남기십시오.

■ 계약서 특약으로 넘길 수 있나

모두 넘길 수는 없습니다. 임대인의 수선의무를 아주 면제하는 특약이라면 사용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할 의무의 핵심까지 없애는 것이어서 그대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실무에서는 소모품 교체나 소규모 수선처럼 값이 크지 않은 범위를 임차인이 맡기로 한 약정은 유효하게 보고, 구조와 설비에 걸친 대규모 수선까지 떠넘기는 약정은 효력을 다투는 쪽으로 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0조도 이 법에 어긋나면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은 효력이 없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 끝내 응하지 않으면 어디로 가나

순서가 있습니다. ① 먼저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4조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의 지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지사 등에 이 위원회를 두고, 임차주택의 유지와 수선 의무에 관한 분쟁을 심의하도록 정해 두었습니다. ② 조정이 안 되면 지급명령을 신청합니다. 상대가 기간 안에 이의하지 않으면 확정되어 강제집행으로 넘어갑니다. ③ 금액이 크지 않으면 소액사건심판을 쓸 수 있는지 봅니다. ④ 보증금 반환 단계에서 공제로 다툴 생각이라면 수리비 내역을 미리 정리해 두십시오. 사안이 커지면 변호사와 함께 청구 항목을 나누는 편이 회수에 유리합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623조, 제624조, 제626조, 제627조, 제634조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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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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