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매에서 계약이 깨지면 곧바로 돈 이야기가 따라옵니다. 계약금을 포기하면 되는지, 배액을 물어 주면 끝나는지, 그것으로도 모자란 손해는 따로 청구할 수 있는지가 한꺼번에 얽힙니다. 법은 계약금에 의한 해제와 약속을 어겨서 하는 해제를 갈라 놓았고, 어느 쪽이냐에 따라 위약금의 성격과 손해배상의 가부가 달라집니다. 두 길의 구조와 정산 방법을 차례로 짚었습니다.
계약금을 걸었다면 어디까지 물러설 수 있나
매매 당사자의 한쪽이 계약 당시에 계약금이나 보증금 명목으로 금전을 건넸다면, 다른 약정이 없는 한 당사자의 한쪽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 물러설 길이 열려 있습니다.
방법은 정해져 있습니다. 준 사람은 그것을 포기하고, 받은 사람은 그 배액을 상환하고 계약을 해제합니다.
이 해제에는 이유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상대가 잘못한 것이 없어도 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이 단계의 계약금을 해약금이라고 부릅니다.
이행에 착수했다는 것은 무엇인가
기한이 날짜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이 이 제도의 까다로운 부분입니다. 기준은 시계가 아니라 행위입니다.
중도금을 냈다면 명백한 착수입니다. 매도인이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 건넸거나, 매수인이 잔금 대출을 실행해 지급 준비를 끝낸 경우도 착수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사 갈 집을 알아보았다거나 중개인에게 일정을 물어본 정도는 준비에 머무릅니다. 계약금만 오간 상태라면 아직 문이 열려 있다고 보는 편이 일반적입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착수 여부는 상대가 착수했는지도 함께 봅니다. 자기는 가만히 있었더라도 상대가 이미 중도금을 냈다면 해약금 해제를 주장하기 어려워집니다.
해약금 해제와 채무불이행 해제
해약금 해제는 이행 착수 전에 계약금을 포기하거나 배액을 상환해 이유 없이 계약을 끝내는 것입니다. 채무불이행 해제는 상대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 최고를 거쳐 계약을 끝내는 것으로, 손해배상 청구가 함께 가능합니다.
상대가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나
이행 시기가 지났는데도 잔금이 들어오지 않거나 등기를 넘겨주지 않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다른 길로 들어섭니다.
원칙은 최고입니다. 당사자의 한쪽이 채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이행을 최고하고, 그 기간에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채무자가 미리 이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경우에는 최고가 필요 없습니다.
최고 없이 곧바로 해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계약의 성질이나 당사자의 의사표시로 보아 일정한 시기에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 그리고 채무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이 불가능해진 경우입니다.
최고는 대개 내용증명으로 합니다. 언제 어떤 기간을 주었는지가 남아야 그다음 해제가 유효해집니다.
해제하면 돈은 어떻게 정산되나
계약이 해제되면 각 당사자는 상대방에 대하여 원상회복의 의무를 집니다.
돈에는 조건이 하나 더 붙습니다. 반환할 금전에는 받은 날로부터 이자를 더해야 합니다. 계약금을 받은 뒤 1년이 지나 해제되었다면 그 기간의 이자가 함께 나갑니다.
다만 해제 전에 그 부동산에 관하여 권리를 취득한 제삼자가 있다면 그 권리는 그대로 남습니다.
위약금은 손해배상과 어떤 관계인가
계약서에 위약금 조항이 있으면 성격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민법은 위약금의 약정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합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는 것은 실제 손해가 얼마인지를 따지지 않고 미리 정한 금액으로 끝낸다는 뜻입니다. 청구하는 쪽은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반대로 실제 손해가 그보다 크더라도 초과분을 더 받기는 어려워집니다.
금액이 지나치면 조정됩니다.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습니다.
순서도 알아 두어야 합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이행의 청구나 계약의 해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위약금을 청구하면서 동시에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해제했다고 해서 위약금 청구가 사라지지도 않습니다.
| 구분 | 내용 |
|---|---|
| 해약금 해제의 시한 | 당사자의 한쪽이 이행에 착수하기 전까지 |
| 해약금 해제의 방법 | 교부자는 포기, 수령자는 배액 상환 |
| 해약금 해제와 손해배상 | 손해배상 청구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
| 채무불이행 해제의 요건 | 상당한 기간을 정한 최고 후 불이행 (예외 있음) |
| 채무불이행 해제와 손해배상 | 해제는 손해배상 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
| 위약금 조항의 성격 |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 과다하면 감액 |
두 해제는 결과가 어떻게 갈리나
가장 큰 차이는 손해배상입니다. 여기서 결론이 뒤집힙니다.
채무불이행으로 해제한 경우 계약의 해제는 손해배상의 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계약을 끝내면서 동시에 손해를 물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해약금 해제는 다릅니다. 계약금을 포기하거나 배액을 상환해 해제한 경우에는 손해배상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포기하거나 더 낸 그 금액으로 정산이 끝납니다.
그래서 계약이 깨졌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감정이 아니라 시점입니다. 이행에 착수했는지, 최고를 했는지, 계약서에 위약금 조항이 있는지가 실제로 받을 금액을 정합니다.
계약서에 무엇을 적어 두어야 하나
다툼의 절반은 문구에서 갈립니다.
- 계약금의 성격을 해약금으로 할지 위약금으로 할지 명시
- 중도금 지급일과 잔금 지급일, 등기 이전일의 구체적 날짜
- 위약금의 액수와 그 금액으로 손해배상을 갈음하는지 여부
- 인허가나 대출 부결처럼 해제 사유가 되는 사정의 범위
- 통지의 방법과 도달 시점을 정하는 조항
계약금 일부만 먼저 건넨 경우도 자주 문제 됩니다. 약정한 전액이 기준인지 실제로 받은 금액이 기준인지를 두고 다투게 되므로,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면 그 사실을 계약서에 남겨 두십시오.
확인할 것
· 계약서의 위약금 조항이 손해배상을 갈음하는 것인지 별도인지
· 중도금이나 그에 준하는 이행이 이미 있었는지
· 최고를 했다면 기간과 도달 시점이 기록으로 남아 있는지
· 해제 통지를 어떤 방법으로 보냈는지
· 반환할 금전에 붙는 이자의 기산일이 언제인지
정리
계약금이 오간 뒤 이행에 착수하기 전이라면 교부자는 포기하고 수령자는 배액을 상환해 계약을 끝낼 수 있으며, 이때는 손해배상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상대가 약속을 어긴 경우라면 상당한 기간을 정해 최고한 뒤 해제하고 손해배상도 함께 청구합니다.
계약서의 위약금 조항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어 실제 손해를 증명하지 않아도 되지만 초과 손해를 더 받기는 어려워지고, 금액이 부당히 과다하면 법원이 감액합니다. 해제하면 받은 것을 돌려주고 금전에는 받은 날부터의 이자가 붙습니다. 어느 길로 갈지는 이행 착수 여부가 정하므로, 통지를 보내기 전에 변호사와 함께 시점부터 확정해 두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398조, 제544조, 제545조, 제546조, 제548조, 제551조, 제56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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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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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계약금만 주고받은 상태인데 지금 해제해도 되나요?
당사자의 한쪽이 이행에 착수하기 전이라면 교부자는 계약금을 포기하고 수령자는 배액을 상환해 해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가 이미 중도금을 냈다면 착수가 있었던 것으로 보아 이 방법을 쓰기 어려워지므로 자금 흐름을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매도인이 배액을 준다며 계약을 깨자고 합니다.
이행 착수 전이라면 배액 상환으로 해제가 가능하고 그 경우 손해배상에 관한 규정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미 중도금을 지급했거나 등기 서류가 오간 뒤라면 사정이 달라지므로 지급일과 서류 교부 시점을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위약금 조항이 있으면 실제 손해를 증명해야 하나요?
위약금의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므로 손해액을 따로 증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실제 손해가 예정액보다 크더라도 초과분을 더 받기는 어렵고,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하면 법원이 감액할 수 있습니다.
해제했는데 계약금을 언제 돌려받나요?
해제되면 각 당사자는 원상회복의 의무를 지고 반환할 금전에는 받은 날로부터의 이자가 더해집니다. 상대가 응하지 않으면 내용증명으로 청구한 뒤 소송을 검토하게 되므로 지급일과 통지 도달일을 기록해 두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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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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