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를 올려 달라는 연락을 받으면 대부분은 계산기보다 상대의 표정을 먼저 살핍니다. 거절했다가 나가라고 할까 봐 일단 응하고, 나중에야 그 폭이 과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미 계좌에서 빠져나간 돈이니 되돌릴 수 없다고 여기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주택임대차보호법은 넘게 낸 부분을 임차인의 몫으로 남겨 두는 조항을 따로 갖고 있습니다. 회수의 근거가 어디에 있고 실제로 어떻게 받아 내는지를 정리합니다.
넘게 낸 돈은 왜 그대로 굳지 않나
제10조의2 때문입니다.
이 조문은 인상 한도를 넘겨 차임이나 보증금을 낸 경우, 그리고 월세 전환율의 상한을 넘겨 차임을 낸 경우에 그 초과된 금액만큼 돌려 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2013년에 새로 들어온 규정입니다.
조문이 겨냥한 장면이 분명합니다. 한도를 정해 놓기만 하고 이미 건네진 돈을 그대로 두면, 거절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는 그 한도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낸 뒤에도 되찾을 길을 열어 둔 것입니다.
과하다고 느끼면서도 서명을 하신 경우라도 회수의 문은 닫혀 있지 않습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초과인지 따지나
기준선은 제7조에 있습니다. 인상을 요구할 수 있는 폭은 지금 계약서에 적힌 금액의 스무 분의 하나까지입니다. 백분율로 옮기면 5퍼센트입니다.
여기서 착각이 잦습니다. 주변 시세나 공시가격이 아니라 내 계약서의 숫자가 잣대입니다. 월세 90만원이라면 94만 5천원이 상한이고, 보증금도 같은 비율로 계산합니다.
광역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이 선을 더 낮출 수 있다는 단서도 붙어 있습니다. 조례가 있다면 그쪽이 우선하므로 거주하시는 지역의 규정을 한 번 확인해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초과 차임 반환청구
법이 정한 인상 한도나 월세 전환율을 넘겨 지급한 금액을 되돌려 받는 청구입니다. 임대차가 이어지는 중에도, 끝난 뒤에도 행사할 수 있고 액수 계산이 단순해 서류만 갖추면 절차가 빠른 편입니다.
시점이 이르면 청구 자체가 서지 않는다
한도를 지켰다고 끝이 아닙니다.
제7조 제1항 후단은 인상을 요구할 수 있는 간격을 정해 두었습니다. 계약을 맺은 날, 또는 직전에 금액을 올린 날로부터 열두 달이 지나야 다시 요구할 수 있습니다.
반년 만에 또 올려 달라는 연락을 받으셨다면 이 조항부터 확인하십시오. 폭이 3퍼센트라도 시점이 이르면 요구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기산점이 둘이라는 점도 함께 보셔야 합니다. 계약을 새로 쓴 날이 있으면 그날부터, 금액만 조정한 일이 있으면 그 조정일부터 각각 세어 봅니다. 묵시적으로 갱신되어 조건이 그대로 이어진 경우에는 직전에 실제로 금액이 움직인 날이 기준이 됩니다.
보증금을 월세로 돌린 경우
이때는 다른 조문이 걸립니다. 제7조의2가 그것입니다.
전환에 적용할 수 있는 비율은 두 가지를 견주어 낮은 쪽으로 정해집니다. 하나는 은행 대출금리와 지역의 경제 여건을 반영해 대통령령이 정하는 비율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일정한 이율을 더한 비율입니다.
보증금을 깎아 주고 월세를 올리자는 제안은 얼핏 부담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전환율이 높게 잡히면 한 해 동안 나가는 돈이 오히려 늘어납니다. 5퍼센트 한도 문제와 이 전환율 문제는 별개의 계산이므로 각각 따져 보셔야 합니다.
| 쟁점 | 근거 | 내용 |
|---|---|---|
| 인상 폭 | 제7조 제2항 | 계약서 금액의 5퍼센트까지, 조례로 더 낮출 수 있음 |
| 인상 간격 | 제7조 제1항 | 계약일이나 직전 인상일로부터 열두 달 |
| 전환율 | 제7조의2 | 두 비율 중 낮은 쪽이 상한 |
| 넘게 낸 돈 | 제10조의2 | 초과된 금액만큼 반환을 청구 |
| 불리한 약정 | 제10조 | 임차인에게 불리하면 힘을 잃음 |
실제로는 어떻게 받아 내나
현실적인 방법이 셋입니다.
- 계약이 이어지는 동안 매달 초과분을 빼고 정상 금액만 이체하는 방법
- 만기에 보증금을 정산하면서 누적된 초과분을 공제하는 방법
- 임대인이 응하지 않을 때 지급명령이나 소액사건 절차로 청구하는 방법
첫 번째는 분쟁을 앞당깁니다. 임대인이 연체로 보고 해지나 갱신 거절을 주장할 여지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다투는 동안에도 요구받은 금액은 그대로 내면서 반환을 별도로 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두 번째가 가장 흔합니다. 이사 나가는 시점에 계산서를 내밀면 임대인도 보증금에서 빼는 방식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 번째로 가더라도 겁먹으실 일은 아닙니다. 쟁점이 숫자 하나이고 근거가 명확해 심리가 길어지지 않습니다.
서명했으니 유효하다는 말은 왜 통하지 않나
제10조가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조문은 법을 어기면서 임차인에게 불리하게 맺은 약정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임대차에서 양쪽의 힘이 대등하지 않다는 전제에서 나온 규정입니다.
그래서 10퍼센트 인상에 동의한 합의서가 있어도 5퍼센트를 넘는 부분은 그 문서로 지탱되지 않습니다. 동의가 있었느냐가 아니라 선을 넘었느냐가 판단의 축입니다.
다만 이 규정이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만을 겨냥한다는 점도 기억하십시오. 임차인에게 유리한 특약, 이를테면 재계약 때 금액을 올리지 않겠다는 약속은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주의
기존 계약을 없던 것으로 하고 새 계약서를 쓰자는 제안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형식만 새 계약일 뿐 같은 사람들이 같은 집에 관해 관계를 이어 가는 것이라면 다툼의 소지가 큽니다. 서명하기 전에 그 제안이 왜 나왔는지를 먼저 확인하십시오.
무엇을 모아 두어야 하나
숫자를 세우는 일이 먼저입니다. 서류는 몇 가지 되지 않습니다.
- 원래 계약서와 그 뒤에 작성된 모든 문서
- 월별 이체 내역을 출력한 은행 거래명세
- 인상을 요구받은 문자, 통화 녹음, 대화 기록
- 보증금을 월세로 돌린 경우 그 조건을 적은 자료
- 관리비처럼 차임과 섞여 청구된 항목의 내역
정리가 끝나면 반환을 구한다는 뜻을 내용증명으로 한 번 남겨 두십시오. 뒤에 절차로 넘어갈 때 시점을 보여 주는 자료가 됩니다.
확인할 것
· 계약서에 적힌 원래의 차임과 보증금
· 계약일과 직전에 인상이 있었던 날
· 실제로 더 내기 시작한 첫 달
· 거주 지역의 조례가 상한을 낮추고 있는지
· 보증금을 월세로 돌리는 조정이 함께 있었는지
· 남은 계약 기간과 갱신 요구를 할 시점
정리
인상의 폭은 계약서 금액의 5퍼센트, 인상의 간격은 열두 달입니다. 보증금을 월세로 돌릴 때는 제7조의2의 전환율이 따로 걸립니다.
이 선을 넘겨 낸 돈은 제10조의2에 따라 돌려 달라고 청구할 수 있고, 동의했다는 사정은 제10조 앞에서 방패가 되지 못합니다. 인상 요구를 받고 계시거나 이미 더 내고 계신 상황이라면 계약서의 숫자와 이체 내역부터 맞춰 보시고, 회수 방법과 시점을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7조, 제7조의2, 제10조, 제10조의2
13년차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부동산 전문변호사가 부산·울산·창원·대구·제주 권역에서 같은 유형 사건을 다뤄왔습니다. 사건의 갈림길에서 정확한 안내가 필요하시다면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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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작년에 5퍼센트를 올렸는데 반년 만에 또 올려 달라고 합니다.
인상을 요구할 수 있는 간격이 정해져 있어, 직전에 금액을 올린 날로부터 열두 달이 지나지 않았다면 요구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직전 인상일을 근거로 거절하실 수 있습니다.
올려 달라는 요구에 이미 응했습니다. 되돌릴 수 있습니까?
제10조는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고, 제10조의2는 초과된 금액만큼 돌려받을 길을 열어 둡니다. 동의 여부가 아니라 선을 넘었는지가 기준이므로 차액을 계산해 청구하실 수 있습니다.
보증금을 줄이고 월세를 올리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제7조의2의 전환율이 적용되는 국면입니다. 두 가지 비율 중 낮은 쪽이 상한이 되므로, 제안받은 월세가 그 범위 안에 있는지를 먼저 계산해 보시는 것이 순서입니다.
반환을 요구하면 갱신을 거절당할까 걱정됩니다.
갱신 요구의 거절 사유는 제6조의3 제1항에 한정되어 있고 반환을 구했다는 사정은 거기에 없습니다. 다만 차임을 밀리면 사정이 달라지므로, 다투는 동안에도 요구받은 금액은 그대로 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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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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