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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10월 21일조회 0

보증금 판결로 경매 넣을 때 집부터 비울 필요 없다

1년을 끈 소송 끝에 판결문을 받았습니다. 주문에는 "피고는 원고로부터 주택을 인도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1억 5천만 원을 지급하라"고 적혀 있습니다. 판결이 확정되어도 집주인은 돈을 주지 않았고, 남은 길은 집을 경매에 넘기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주변에서는 판결문에 집을 넘기는 조건이 붙어 있으니 먼저 이사를 가야 경매를 신청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사를 가면 전입이 빠지고, 그동안 지켜 온 순위가 위태로워집니다. 법은 이 모순을 미리 풀어 두었습니다.

판결에 붙은 동시이행 조건은 무슨 뜻인가

보증금 반환과 집을 넘기는 일은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

그래서 보증금 소송에서 세입자가 이겨도 판결 주문은 대개 "집을 인도받음과 동시에 지급하라"는 형태가 됩니다. 이른바 상환이행 판결입니다. 이 판결은 세입자의 승소지만, 동시에 세입자에게도 집을 넘길 의무가 있다는 점을 확인합니다.

문제는 집행 단계에서 생깁니다. 민사집행법 제41조 제1항은 반대의무 이행과 동시에 집행할 수 있다는 집행권원이라면 채권자가 반대의무를 이행하거나 이행을 제공했다는 증명을 해야 집행을 시작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원칙대로라면 세입자는 집을 비우거나 비울 준비가 됐다는 것을 보여 줘야 경매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세입자에게는 어떤 예외가 있나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1항이 그 원칙을 비켜 갑니다.

임차인이 보증금반환청구소송의 확정판결이나 이에 준하는 집행권원으로 임차주택에 경매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제41조에도 불구하고 반대의무의 이행이나 이행의 제공을 집행개시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고 정했습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5조 제1항도 같은 문장을 두고 있어 가게 세입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살면서 경매를 넣어도 된다는 뜻입니다.

이 예외가 없다면 세입자는 경매를 신청하려고 이사를 나가고, 이사를 나가는 순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의 기초인 점유와 주민등록을 잃게 됩니다. 돈을 받으려는 절차가 돈을 받을 순위를 깎아 먹는 셈입니다. 이 조항은 그 덫을 없애려고 들어온 것입니다.

단계일반적인 상환이행 판결임차인의 보증금 판결(특례)
경매 신청할 때반대의무(집 인도)를 이행했거나 제공했다는 증명 필요증명 불필요, 살면서 신청 가능
경매 진행 중해당 없음계속 거주, 대항요건 유지
배당금을 받을 때해당 없음매수인에게 집을 넘겨야 수령
근거민사집행법 제41조 제1항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1항·제3항,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5조 제1항·제3항

판결 말고 어떤 서류로도 가능한가

조문은 확정판결 외에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집행권원을 함께 적었습니다.

민사집행법 제56조는 확정판결이 아니어도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근거로 확정된 지급명령, 강제집행을 승낙한 공정증서, 소송상 화해처럼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진 것 등을 열거합니다. 민사조정법 제29조는 조정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있다고 정하므로, 법원 조정에서 보증금 반환을 약속받은 조서도 여기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어느 서류든 보증금 반환을 내용으로 하고 집행력을 갖추었는지가 핵심입니다. 단순히 집주인이 써 준 각서나 차용증은 집행권원이 아니므로 그것만으로는 경매를 신청할 수 없습니다.

경매 신청은 어떤 순서로 하나

판결을 받은 뒤의 절차는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1. 판결이 확정되면 확정증명을 받고, 제1심 법원 법원사무관등에게서 집행문을 받습니다.
  2. 집이 있는 곳의 지방법원에 강제경매를 신청합니다. 신청서에는 채권자·채무자, 부동산, 청구 채권과 집행권원을 적습니다.
  3. 법원이 경매개시결정을 하면서 압류를 명하고, 배당요구 종기를 정해 공고합니다.
  4. 매각기일을 거쳐 매수인이 정해지고 대금을 내면 배당기일이 잡힙니다.
  5. 배당표에 따라 보증금을 받습니다. 이때 집을 넘겨야 합니다.

신청할 때 경매 비용을 미리 내야 하는데, 이 비용은 나중에 매각대금에서 먼저 돌려받는 구조입니다.

경매 신청 전에 챙길 것
· 판결 확정증명과 집행문이 붙은 판결 정본
· 건물 등기사항증명서(선순위 근저당·가압류 확인)
· 전입일이 나오는 주민등록초본, 확정일자가 찍힌 계약서
· 경매 예납금 마련 계획

그러면 언제 집을 비워야 하나

돈을 받는 순간입니다.

같은 조 제3항은 임차인이 임차주택을 양수인에게 인도하지 않으면 우선변제권에 따른 보증금을 받을 수 없다고 정합니다. 경매에서 양수인은 매수인입니다. 실무에서는 배당기일에 매수인이 작성한 명도확인서를 내야 배당금을 내주는 방식으로 이 조항이 작동합니다.

정리하면 신청할 때는 살면서, 받을 때는 비우면서입니다. 그 사이 몇 달에서 1년 넘게 걸리는 경매 기간 내내 전입과 점유를 유지하는 것이 이 특례를 제대로 쓰는 방법입니다. 새 집으로 꼭 먼저 옮겨야 한다면 임차권등기를 마친 뒤에 움직이십시오.

내가 신청했는데 배당을 못 받을 수도 있나

있습니다.

경매를 신청한 사람이라고 먼저 받는 것은 아닙니다. 배당은 등기와 대항요건, 확정일자의 선후에 따라 정해집니다. 내 전입일보다 먼저 잡힌 근저당이 크다면 매각대금이 그쪽으로 먼저 갑니다. 확정일자가 없으면 우선변제권이 없어 일반 채권자로 나머지를 나눠 받게 됩니다.

반대로 대항력이 선순위인데 배당으로 보증금을 다 받지 못했다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5 단서에 따라 임차권이 소멸하지 않고 매수인이 남은 보증금을 떠안습니다. 그래서 신청 전에 등기부를 놓고 예상 매각가와 선순위 금액을 대략 계산해 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정리

보증금 판결에는 대개 집을 넘기는 조건이 붙지만,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1항과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5조 제1항 덕분에 세입자는 집을 비우지 않고도 경매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확정판결뿐 아니라 조정조서나 화해조서처럼 같은 효력을 가진 집행권원도 쓸 수 있습니다.

집을 넘겨야 하는 시점은 배당금을 받을 때입니다. 그때까지 전입과 점유를 지키는 것이 순위를 지키는 길입니다.

판결을 받고도 보증금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판결문과 등기부를 들고 변호사와 함께 경매 신청 시점과 예상 배당부터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3조의5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5조 · 민사집행법 제28조, 제41조, 제56조, 제79조, 제80조, 제84조 · 민사조정법 제29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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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판결 확정 전 가집행 선고만 있어도 경매를 신청할 수 있나요?

가집행 선고가 붙은 판결도 민사집행법상 집행권원이 됩니다. 다만 상급심에서 결과가 바뀌면 되돌려야 하는 부담이 있으니, 확정을 기다릴지 먼저 진행할지는 상대방의 재산 사정과 함께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경매 중에 집주인이 보증금을 주겠다고 하면 어떻게 되나요?

보증금과 비용을 받으면 경매 신청을 취하하면 됩니다. 이때는 돈을 받는 것과 집을 넘기는 것을 같은 날 처리하도록 일정을 맞추고, 받은 금액을 확인한 뒤 취하서를 내는 순서가 안전합니다.

다른 채권자가 이미 경매를 넣었다면 저도 신청해야 하나요?

이미 진행 중인 경매가 있다면 배당요구 종기 안에 배당요구를 하는 것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확정일자를 갖춘 세입자라면 우선변제권을 근거로 배당요구를 하면 되므로 공고된 종기를 먼저 확인하십시오.

가게 보증금도 같은 방식으로 경매를 넣을 수 있나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5조 제1항이 같은 특례를 두고 있어 영업을 계속하면서 경매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대항요건은 사업자등록이므로 경매 기간 동안 등록을 말소하거나 옮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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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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