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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10월 22일조회 0

건물주가 직접 장사한다는 상가 갱신 거절, 통할까

해운대 골목에서 6년째 국밥집을 하는 부부에게 건물주가 찾아왔습니다. 아들이 회사를 그만두고 이 자리에서 카페를 열 계획이니 이번 만기에 정리해 달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부부는 이미 만기 다섯 달 전에 계약을 이어 가겠다는 문자를 보내 둔 상태였습니다. 건물주는 내 건물을 내 가족이 쓰겠다는데 무슨 문제냐고 되묻습니다. 살림집 임대차였다면 이 말에 힘이 실렸겠지만, 가게에서는 사정이 다릅니다.

건물주가 쓰겠다는 이유는 왜 거절 사유가 아닌가

법이 그 이유를 목록에 넣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은 세입자가 기간 안에 갱신을 요구하면 건물주가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예외를 1호부터 8호까지 적었습니다. 3기 차임액에 이르는 연체, 거짓 임차, 상당한 보상을 준 합의, 무단 전대, 고의나 중과실 파손, 멸실, 일정 요건의 철거·재건축, 그리고 세입자의 현저한 의무 위반 같은 중대한 사유입니다.

이 여덟 가지는 대부분 세입자 쪽 잘못이나 건물 자체의 사정입니다. 건물주 본인이나 가족이 그 자리에서 영업하겠다는 사정은 어느 호에도 들어 있지 않습니다. 반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제8호는 임대인과 그 직계존속·직계비속이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를 거절 사유로 따로 두었습니다. 두 법의 차이는 의도된 것으로 읽힙니다. 가게는 시설과 단골이 쌓인 영업의 터전이어서, 소유자의 사용 계획보다 세입자의 영업 계속을 앞에 둔 것입니다.

비교살림집(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가게(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소유자가 직접 쓰겠다는 사유제1항 제8호에 실제 거주가 거절 사유로 적혀 있음각 호 어디에도 없음
요구할 수 있는 횟수·한도1회, 갱신 기간 2년최초 계약 포함 전체 10년 안에서 반복
연체를 이유로 한 거절2기 차임액에 이른 연체 사실3기 차임액에 이른 연체 사실
요구 시기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거짓 사유로 거절한 뒤 남에게 임대제5항·제6항에 배상 규정같은 구조의 규정 없음(자기 사용 사유 자체가 없어서)

마지막 8호로 밀고 들어올 수는 없나

건물주 측이 가장 자주 꺼내는 논리입니다.

제8호는 세입자가 의무를 현저히 위반하거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적습니다. 뒷부분 문구가 넓어 보이니 건물주 사정도 여기에 넣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그러나 같은 목록 안에서 주택법은 자기 사용을 독립된 호로 두었고 상가법은 두지 않았습니다. 그 빈자리를 포괄 조항으로 메우면 입법의 구분이 무너집니다. 그래서 가족 창업 계획, 직영 전환, 매각 준비처럼 건물주 쪽 편의는 8호의 중대한 사유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8호가 말하는 사정은 신뢰가 깨질 만큼 세입자 측에 문제가 생긴 경우에 가깝습니다.

10년이 지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여기에는 분명한 끝이 있습니다.

제10조 제2항은 갱신요구권을 최초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10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만 행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사례의 부부는 6년째이므로 아직 4년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10년을 채운 세입자가 요구하면 건물주는 직접 쓰겠다는 이유가 아니어도 거절할 수 있습니다.

10년이 지난 뒤라도 빈손으로 나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10조의4가 정한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는 문언상 갱신요구권이 남아 있는지를 조건으로 삼지 않습니다. 건물주가 직접 쓰겠다며 세입자가 데려온 새 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한다면, 그 거절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따로 따져야 합니다. 이 부분은 구체적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니 만기 6개월 전부터 미리 검토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건물주가 끝까지 비워 달라고 하면

요구를 기간 안에 했고 거절 사유가 없다면 계약은 갱신된 것으로 봅니다. 제10조 제3항에 따라 종전과 같은 조건이며, 차임과 보증금은 제11조의 범위에서만 조정됩니다.

  1. 갱신을 요구한 문자나 내용증명, 발송 날짜를 보관합니다.
  2. 건물주의 거절 통지가 오면 법이 정한 어느 호에 해당한다는 것인지 서면으로 묻습니다.
  3. 만기 뒤에도 차임을 종전대로 계좌로 보내 기록을 남깁니다. 받기를 거부하면 공탁을 검토합니다.
  4. 명도 소송이 들어오면 갱신 요구 사실과 거절 사유 부존재를 답변서에 정리합니다.

짐을 먼저 빼는 것은 금물입니다. 영업을 접고 나가면 다툴 근거도 같이 사라집니다.

주의
건물주가 이사비나 시설 보상을 제안하며 합의서를 내밀 수 있습니다. 제10조 제1항 제3호는 서로 합의해 상당한 보상을 제공한 경우를 거절 사유로 인정하므로, 서명하는 순간 갱신 요구는 힘을 잃게 됩니다. 금액이 권리금과 시설 잔존가치에 비해 충분한지 따져 본 뒤에 결정하십시오.

협상으로 풀 여지는 어디에 있나

법적 지위가 세입자에게 유리하다는 사실은 협상의 출발점이 됩니다.

건물주가 정말로 그 자리를 써야 한다면, 남은 갱신 가능 기간과 권리금, 이전 비용을 숫자로 맞춰 보는 대화가 가능합니다. 반대로 계속 영업을 원한다면 차임 조정 폭을 미리 제시해 다툼을 줄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해 제3자 앞에서 조건을 정리하는 길도 열려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녹취와 문자로 대화를 남기십시오. 나중에 말이 바뀌는 일이 생각보다 잦습니다.

정리

상가에서는 건물주나 가족이 직접 장사하겠다는 사정이 법이 정한 갱신 거절 사유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주택과 달리 자기 사용 조항이 없고, 포괄 조항인 8호로 넓히기도 어렵습니다. 다만 전체 10년을 채우면 갱신요구권 자체가 끝난다는 점은 기억해야 합니다.

기간 안에 요구한 증거를 지키고, 보상 합의서에는 서두르지 말고, 명도 압박이 커지면 변호사와 함께 남은 기간과 권리금까지 묶어 대응 순서를 정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2조, 제10조, 제10조의4, 제11조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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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건물주가 건물을 팔 예정이라 비워 달라고 합니다.

매각 계획도 법이 정한 거절 사유가 아닙니다. 건물이 팔리면 새 소유자가 임대인 지위를 이어받으므로, 갱신 요구를 한 기록을 새 소유자에게도 제시하면 됩니다.

갱신 요구를 만기 2주 전에 했습니다.

상가는 만기 1개월 전까지 요구해야 하므로 이 경우 요구권 행사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건물주가 기간 안에 아무 통지도 하지 않았다면 묵시적 갱신이 되었는지를 따져 보십시오.

보증금이 커서 이 법 적용이 안 된다고 들었습니다.

제2조 제3항에 따라 갱신요구권을 정한 제10조 제1항부터 제3항 본문까지는 보증금액을 넘는 임대차에도 적용됩니다. 금액이 크다는 이유로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건물주가 직접 들어와 영업하겠다며 차임을 받지 않습니다.

받지 않는 차임은 공탁으로 이행 의사를 남겨 두는 방법이 있습니다. 연체를 거절 사유로 삼지 못하게 하려는 조치이니 날짜와 금액을 정확히 맞추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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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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