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고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순간 이미 결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집에 먼저 들어와 있는 임차인이 얼마를 걸어 두었는지, 집주인이 세금을 얼마나 밀려 두었는지를 모른 채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둘 다 등기부에는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2023년에 신설된 조문이 임대인에게 이 정보를 계약 단계에서 내보이도록 의무를 지웠습니다. 무엇을 요구할 수 있고 상대가 내놓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정리합니다.
조문이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7의 제목은 임대인의 정보 제시 의무입니다.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 임대인은 두 호에 적힌 사항을 임차인에게 제시하여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제1호는 그 주택의 확정일자 부여일과 차임, 보증금 등의 정보이고, 제2호는 국세와 지방세의 납세증명서입니다.
둘의 성격이 다릅니다. 앞의 것은 나보다 앞선 임차인이 얼마를 받아 갈지를 보여 주고, 뒤의 것은 그 임차인들보다도 먼저 떼어 갈 세금이 있는지를 보여 줍니다.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돈이 나가는 순서를 계약 전에 미리 그려 보라는 취지입니다.
선순위 보증금
같은 집에 먼저 들어와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이 있으면, 그 사람의 보증금이 먼저 변제된 뒤에야 내 차례가 옵니다. 다가구주택처럼 한 건물에 여러 가구가 사는 구조에서는 그 합계가 집값을 넘기도 합니다.
앞선 임차인의 정보는 어디에 있나
등기부가 아니라 확정일자부에 있습니다.
제3조의6 제2항은 확정일자부여기관이 해당 주택의 소재지와 확정일자 부여일, 차임 및 보증금 등을 적은 확정일자부를 작성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여기에 그 집의 임대차 이력이 쌓입니다.
제3항은 그 주택의 임대차에 이해관계가 있는 자가 정보 제공을 요청할 수 있게 하고, 요청을 받은 기관은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이미 계약을 맺은 임차인이라면 이 조항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직 계약 전인 분은 사정이 다릅니다. 제4항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려는 자가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요청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동의가 있어야 열람이 열리는 구조이고, 제3조의7 제1호의 단서가 바로 이 동의를 제시에 갈음하는 방법으로 인정합니다.
어디로 가야 받을 수 있나
기관이 여러 곳입니다. 제3조의6 제1항은 확정일자를 부여하는 곳을 주택 소재지의 읍면사무소와 동 주민센터, 시군구의 출장소, 지방법원과 그 지원 및 등기소, 그리고 공증인법에 따른 공증인으로 열거해 두었습니다.
제5항은 확정일자를 받거나 정보를 제공받으려는 사람이 수수료를 내야 한다고 정하는데, 큰 금액은 아닙니다.
세부 사항은 대통령령과 대법원규칙에 맡겨져 있습니다. 창구마다 요구하는 서류가 조금씩 다릅니다. 가시기 전에 해당 주민센터나 등기소에 준비물을 먼저 확인하시는 편이 시간을 아낍니다.
납세증명서는 왜 함께 보아야 하나
밀린 세금이 보증금보다 먼저 나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제3조의7 제2호는 국세징수법 제108조에 따른 납세증명서와 지방세징수법 제5조 제2항에 따른 납세증명서를 제시 대상으로 적었습니다. 세금을 체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공적으로 증명하는 서류입니다.
임대인이 여러 채를 보유하면서 종합부동산세나 재산세를 밀려 두었다면 그 금액이 배당에서 앞자리를 차지할 수 있습니다. 등기부에는 이 사정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근저당이 없으니 안전하다고 판단하면 위험의 한 축이 통째로 빠지는 셈입니다.
| 호 | 제시할 것 | 갈음하는 방법 |
|---|---|---|
| 제1호 | 확정일자 부여일, 차임 및 보증금 등 정보 | 계약 전에 제3조의6 제4항의 정보제공에 동의 |
| 제2호 | 국세 납세증명서와 지방세 납세증명서 | 미납국세와 미납지방세의 열람에 각각 동의 |
동의로 갈음한다는 단서의 뜻
두 호에 모두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서류를 직접 건네는 대신 열람에 동의하는 방식으로 대신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제2호의 단서는 국세징수법 제109조 제1항에 따른 미납국세와 체납액의 열람, 지방세징수법 제6조 제1항에 따른 미납지방세의 열람에 각각 동의하는 방법을 적어 두었으므로 두 가지 모두에 동의를 받으셔야 합니다.
동의를 받는 편이 오히려 낫습니다. 서류는 발급일 기준의 사진 한 장이지만 열람은 임차인이 직접 창구에서 확인하는 절차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동의는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받아 두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주의
제3조의7에는 제시하지 않은 임대인을 처벌하거나 과태료를 물리는 규정이 붙어 있지 않습니다. 의무는 있으나 강제할 장치가 약하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이 조문은 계약을 맺을지 말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쓰셔야 하고, 끝내 내보이지 않는 상대라면 그 태도 자체를 위험 신호로 읽으시는 편이 맞습니다.
서류를 받은 다음에는 무엇을 하나
확인이 끝나면 내 순위를 만드는 절차로 넘어갑니다.
- 계약 전에 두 가지 정보를 확인하고 사본이나 열람 결과를 보관합니다.
- 계약서에 제시받은 선순위 보증금 총액을 특약으로 적어 둡니다.
- 잔금을 치르는 날 주택을 인도받고 전입신고를 마칩니다.
- 같은 날 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아 둡니다.
- 다음 날 오전에 등기부를 다시 떼어 새 권리가 들어왔는지 봅니다.
- 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여부와 조건을 함께 검토합니다.
제3조 제1항은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친 때의 다음 날부터 제3자에 대한 효력이 생긴다고 정합니다. 잔금일 당일에 근저당이 설정되면 그쪽이 앞섭니다. 하루의 틈이 여기서 벌어집니다.
제3조의2 제2항은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에게 경매나 공매의 환가대금에서 후순위권리자보다 우선하여 변제받을 권리를 줍니다. 두 가지를 같은 날 갖추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확인할 것
· 그 건물에 먼저 들어와 있는 임차인의 보증금 합계
· 확정일자 부여일이 근저당 설정일보다 앞서는지
· 국세와 지방세 두 가지 모두를 확인했는지
· 임대인 명의가 등기부의 소유자와 일치하는지
· 건물의 시세와 선순위 채권의 합계를 비교한 결과
· 잔금일과 전입신고일, 확정일자일이 같은 날인지
정리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7은 계약 단계에서 임대인이 두 가지를 내보이도록 정했습니다. 그 집의 확정일자와 보증금 정보, 그리고 국세와 지방세의 납세증명서입니다. 두 가지 모두 열람 동의로 갈음할 수 있습니다.
이 조문에는 위반에 따른 제재가 없으므로 실제 힘은 임차인이 요구하고 확인하는 데에서 나옵니다. 계약 전에 선순위 보증금과 체납 여부를 확인하시고, 잔금일에 인도와 전입신고, 확정일자를 함께 갖추십시오. 요구를 거절당하셨거나 숫자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으시면 계약 전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3조의2, 제3조의6, 제3조의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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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임대인이 서류를 못 주겠다고 합니다. 강제할 방법이 있습니까?
제3조의7은 제시 의무를 정했을 뿐 위반에 대한 벌칙이나 과태료를 두지 않았습니다. 직접 강제하기는 어려우므로 제시를 계약 조건으로 삼거나, 응하지 않는다면 그 사정을 위험 요소로 보고 계약 여부를 다시 판단하십시오.
계약 전인데 앞선 임차인의 보증금을 제가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까?
제3조의6 제4항은 계약을 체결하려는 자가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정보제공을 요청할 수 있게 합니다. 동의를 받아 두면 제3조의7 제1호의 단서에 따라 서류 제시를 갈음하는 효과도 함께 생깁니다.
납세증명서만 받으면 세금 문제는 정리된 것입니까?
납세증명서는 발급 시점을 기준으로 한 증명입니다. 단서가 정한 미납국세와 미납지방세의 열람에 각각 동의를 받아 잔금일에 가까운 시점에 확인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확정일자는 어디에서 받을 수 있습니까?
제3조의6 제1항은 주택 소재지의 읍면사무소와 동 주민센터, 시군구 출장소, 지방법원과 그 지원 및 등기소, 공증인법에 따른 공증인을 열거합니다. 제5항에 따라 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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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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