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물건을 고르실 때 가장 오래 보시는 서류가 무엇인지 여쭈면 대개 감정평가서라고 답하십니다. 가격이 적혀 있으니 그렇습니다. 그런데 낙찰 뒤에 문제가 터지는 자리는 대부분 다른 서류에 적혀 있었습니다. 민사집행법 제105조가 법원에 작성을 의무 지운 매각물건명세서입니다. 이 서류에 무엇이 들어가야 하는지는 조문에 네 항목으로 정해져 있고, 그 항목마다 읽는 법이 다릅니다. 하나씩 나누어 보겠습니다.
이 서류는 누가 왜 만드나
법원이 만듭니다. 의무입니다.
제105조 제1항은 법원이 네 가지 사항을 적은 명세서를 작성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제2항은 그 사본과 현황조사보고서, 평가서의 사본을 법원에 비치해 누구든지 볼 수 있게 하라고 합니다.
매수를 원하는 사람은 그 집을 열어 보고 살 수가 없습니다. 안에 누가 사는지, 어떤 권리가 붙어 있는지를 확인할 방법이 제한됩니다. 그래서 법원이 조사한 결과를 공개하고 응찰자가 그것을 믿고 값을 매기게 했습니다.
그래서 내용에 흠이 있으면 절차가 흔들립니다. 조문이 적게 한 네 항목은 이렇습니다.
- 부동산의 표시
- 점유자와 점유의 권원, 점유 기간, 차임과 보증금에 관한 관계인의 진술
- 매각으로 효력을 잃지 아니하는 권리와 가처분
- 매각에 따라 설정된 것으로 보게 되는 지상권의 개요
첫째 항목, 부동산의 표시
형식적으로 보이지만 여기서도 사고가 납니다.
소재지와 지번, 면적, 구조가 등기부와 건축물대장, 현장에서 맞는지 보는 자리입니다. 셋이 어긋나는 물건이 많습니다.
자주 걸리는 경우는 셋입니다. 등기되지 않은 증축 부분이 있는 경우, 건물은 매각 대상인데 아래 토지가 빠진 경우, 여러 필지에 걸쳐 있는데 일부만 나온 경우입니다. 제시 외 건물이라는 표현이 보이면 매각에 포함되는지를 따로 확인하십시오.
표시가 흔들리면 뒤의 계산도 흔들립니다.
둘째 항목, 점유자와 그 진술
조문이 가장 길게 적은 항목입니다. 부동산의 점유자와 점유의 권원, 점유할 수 있는 기간, 차임 또는 보증금에 관한 관계인의 진술이 들어갑니다.
핵심 단어는 진술입니다. 법원이 확정한 사실이 아니라 관계인이 그렇게 말했다는 기록입니다. 그 말이 사실인지,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는 응찰자가 따로 판단해야 합니다.
주택이라면 전입신고 일자와 확정일자, 배당요구 여부를 함께 봅니다. 상가라면 사업자등록 신청일이 같은 기능을 합니다. 배당요구 여부에 따라 낙찰 뒤의 결과가 달라집니다.
비어 있는 칸도 정보입니다. 조사 당시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현황조사보고서를 함께 펴 놓고 읽으셔야 합니다.
| 항목 | 확인할 내용 | 함께 볼 서류 |
|---|---|---|
| 부동산의 표시 | 등기부와 대장, 현장의 일치 여부 | 건축물대장, 토지이용계획 |
| 점유자와 진술 | 대항력 유무와 배당요구 여부 | 현황조사보고서 |
| 소멸하지 않는 권리 | 낙찰 뒤에도 남는 부담 | 등기사항증명서 |
| 지상권의 개요 | 토지 이용이 제약되는 범위 | 감정평가서, 지적도 |
셋째 항목, 소멸하지 않는 권리
낙찰 대금 밖에서 따로 부담하게 되는 몫입니다.
기준은 민사집행법 제91조에 있습니다. 제2항은 매각부동산 위의 모든 저당권이 매각으로 소멸된다고 정합니다. 제3항은 지상권과 지역권, 전세권, 등기된 임차권이 저당권이나 압류채권에 대항할 수 없으면 소멸된다고 하고, 제4항은 그 밖의 경우에 매수인이 인수한다고 합니다.
전세권에는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제4항 단서는 전세권자가 배당요구를 하면 매각으로 소멸된다고 하므로, 같은 전세권이라도 배당요구 여부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유치권은 별도입니다. 제91조 제5항은 매수인이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정합니다. 명세서에 유치권 신고가 있다는 기재가 보이면 금액과 근거를 따로 조사하셔야 합니다.
확인할 것
· 말소기준이 되는 권리가 무엇이고 언제 설정되었는지
· 그보다 앞선 임차인이나 전세권자가 있는지
· 전세권자가 배당요구를 했는지
· 유치권 신고가 접수되어 있는지와 신고 금액
· 가처분이나 예고등기가 남아 있는지
· 인수하게 되는 부담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얼마인지
넷째 항목, 지상권의 개요
토지와 건물의 주인이 갈리는 순간 생기는 문제입니다. 조문은 설정된 것으로 보게 되는 지상권의 개요를 적게 합니다. 짧은 칸이지만 무게가 큽니다.
민법 제366조는 저당물의 경매로 인하여 토지와 그 지상 건물이 다른 소유자에 속하게 된 경우에 토지 소유자가 건물 소유자에 대하여 지상권을 설정한 것으로 본다고 정하고, 지료는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법원이 정하도록 했습니다.
토지만 낙찰받은 쪽에는 큰 부담입니다. 땅은 샀는데 건물을 철거할 수 없고 사용료는 따로 받아 내야 합니다. 건물만 받은 쪽에는 보호막이 됩니다.
이 칸이 비어 있다고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토지와 건물이 함께 나왔는지부터 표시 항목에서 확인하십시오.
내용에 흠이 있으면 어떻게 되나
매각이 허가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민사집행법 제121조는 매각허가에 대한 이의신청 사유를 일곱 가지로 적었는데, 그 제5호가 최저매각가격의 결정이나 일괄매각의 결정 또는 매각물건명세서의 작성에 중대한 흠이 있는 때입니다. 제123조 제2항은 제121조에 규정한 사유가 있으면 법원이 직권으로도 매각을 허가하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
이의는 매각결정기일까지 하게 되어 시간이 넉넉하지 않으니 입찰 전에 읽어 두는 것이 최선입니다.
또 하나의 통로가 있습니다. 제121조 제6호는 천재지변 등으로 부동산이 현저하게 훼손된 사실, 또는 중대한 권리관계가 변동된 사실이 절차 진행 중에 밝혀진 때를 사유로 듭니다.
제127조 제1항은 그 사실이 매각허가결정 확정 뒤에 밝혀진 경우에 매수인이 대금을 낼 때까지 취소를 신청할 수 있게 합니다. 기한이 분명합니다. 대금을 내고 나면 이 길도 닫힙니다.
주의
명세서는 매각기일 전에 내용이 바뀌거나 새로 작성되기도 합니다. 신고가 늦게 들어오거나 조사 결과가 보완되면 비고란이 달라집니다. 입찰 직전에 다시 한 번 최신본을 확인하지 않으면 바뀐 조건을 모르고 값을 쓰게 됩니다.
정리
민사집행법 제105조가 정한 네 항목은 표시, 점유 관계의 진술, 매각으로 소멸하지 않는 권리, 법정지상권의 개요입니다. 각각 다른 위험을 가리킵니다.
두 번째 항목은 진술이지 확정된 사실이 아니고, 세 번째 항목은 제91조의 인수 여부와 이어져 낙찰가 밖의 부담을 만듭니다. 네 번째 항목은 토지와 건물이 갈릴 때의 결과를 미리 알려 줍니다. 작성에 중대한 흠이 있으면 제121조 제5호로 다툴 수 있지만 기간이 짧습니다. 관심 있는 물건이 있으시다면 최저가만 보지 마시고 이 네 칸을 먼저 읽어 보시고, 인수할 부담이 보인다면 입찰 전에 변호사와 금액을 계산해 두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사집행법 제91조, 제105조, 제121조, 제123조, 제127조 · 민법 제366조
본 글이 일반적 안내였다면, 본인 사안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정식 상담을 권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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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명세서에 임차인이 있다고 적혀 있는데 제가 그 보증금을 물어야 합니까?
대항력의 유무에 따라 갈립니다. 말소기준이 되는 권리보다 앞서 대항요건을 갖춘 임차인이라면 매수인이 인수하게 되고, 뒤라면 매각으로 소멸합니다. 전입일과 사업자등록 신청일, 배당요구 여부를 명세서와 현황조사보고서에서 함께 확인하십시오.
유치권 신고가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대로 믿어야 합니까?
신고가 접수되었다는 기록일 뿐 권리가 인정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이 매수인에게 변제 책임을 지우므로 위험은 실재합니다. 공사 내역과 점유 상태를 현장에서 확인하십시오.
낙찰 뒤에 명세서에 없던 권리를 발견했습니다.
대금을 내기 전이라면 민사집행법 제127조 제1항에 따라 매각허가결정의 취소를 신청할 수 있는지 검토할 여지가 있습니다. 제121조 제6호의 중대한 권리관계 변동에 해당하는지가 관건이므로 발견 즉시 자료를 정리해 서둘러 신청하셔야 합니다.
토지만 나온 물건인데 위에 건물이 있습니다.
민법 제366조의 법정지상권이 성립하면 건물을 철거하기 어렵고 지료를 따로 청구해야 합니다. 명세서의 네 번째 항목에 개요가 적혀 있는지, 건물의 등기와 신축 시점이 저당권 설정보다 앞서는지를 먼저 확인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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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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