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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9월 26일조회 0

물건 안 건네고 임자만 옮기는 세 가지 인도

부동산은 등기를 옮겨야 임자가 바뀌지만 동산은 사정이 다릅니다. 기계도 차량도 재고도 손에서 손으로 건네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물건을 그대로 둔 채 임자만 바꾸어야 하는 상황이 계속 생깁니다. 공장을 돌리면서 그 설비를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경우가 그렇고, 창고에 맡겨 둔 재고를 통째로 넘기는 경우도 그렇습니다. 민법은 이런 사정을 알고 현실의 이동 없이도 넘긴 것으로 보아 주는 방식을 세 가지 마련해 두었습니다.

왜 동산은 건네야 하나

제188조 제1항이 출발점입니다. 동산에 관한 물권의 양도는 그 동산을 인도하여야 효력이 생긴다고 적혀 있습니다.

등기부가 없는 물건이기 때문입니다. 누가 임자인지 밖에서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 쥐고 있다는 사실이 그 역할을 대신합니다. 물건이 누구 손에 있는지를 보고 거래 상대가 판단하도록 한 구조입니다.

이 원칙을 곧이곧대로 밀면 거래가 막히는 자리가 생깁니다. 그래서 세 개의 우회로가 뒤따라 나옵니다.

이미 쥐고 있는 사람에게 넘길 때

첫 번째는 간이인도입니다. 제188조 제2항은 양수인이 이미 그 동산을 점유한 때에는 당사자의 의사표시만으로 효력이 생긴다고 정합니다.

빌려 쓰던 장비를 그 자리에서 사들이는 장면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물건은 이미 빌린 사람 손에 있습니다. 여기서 한 번 돌려주었다가 다시 받는 절차를 요구하는 것은 형식일 뿐입니다.

그래서 합의만으로 끝내되, 계약서에 대금과 인도 방법은 적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넘긴 뒤에도 계속 쓰고 싶을 때

두 번째가 점유개정입니다. 제189조는 동산에 관한 물권을 양도하는 경우에 당사자의 계약으로 양도인이 그 동산의 점유를 계속하는 때에는 양수인이 인도받은 것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방향이 앞과 정반대여서, 물건은 넘기는 사람 손에 그대로 남고 임자만 바뀝니다.

동산 양도담보가 이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공장 설비를 담보로 내놓으면서도 그 설비로 계속 물건을 찍어야 돈을 갚을 수 있으니, 소유권만 채권자에게 옮기고 점유는 그대로 두는 것입니다.

위험이 큰 방식이기도 합니다. 밖에서 보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으므로 같은 물건이 여러 사람에게 거듭 넘어가도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담보를 받는 쪽이 현장을 직접 확인해야 하는 까닭입니다.

주의
점유개정으로 담보를 잡으실 때는 물건을 특정하는 작업이 승패를 가릅니다. 기계라면 제조사와 모델명, 제조번호, 설치 장소를 계약서에 적고 사진으로 남기십시오. 재고처럼 수량이 오르내리는 물건은 보관 장소와 범위를 명확히 정해 두지 않으면 나중에 어느 것이 담보였는지를 증명하지 못합니다.

남이 보관 중인 물건을 넘길 때

세 번째는 반환청구권의 양도입니다. 제190조는 제삼자가 점유하고 있는 동산에 관한 물권을 양도하는 경우, 양도인이 그 제삼자에 대한 반환청구권을 양수인에게 양도함으로써 인도한 것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물류창고에 맡겨 둔 재고를 파는 거래가 대표적인데, 물건은 창고에 그대로 있고 창고업자에게 돌려 달라고 할 수 있는 권리가 매수인에게 넘어갑니다.

넘어가는 것이 채권이므로 채권양도의 규칙이 함께 따라옵니다. 보관하고 있는 사람에게 통지가 도달했는지, 그 사람이 승낙했는지가 이후 분쟁에서 핵심 쟁점이 됩니다.

방식물건을 쥐고 있는 사람필요한 행위근거
현실인도넘기는 사람에서 받는 사람으로실제로 건넴제188조 제1항
간이인도받는 사람이 이미 점유의사표시만제188조 제2항
점유개정넘기는 사람이 계속 점유점유를 계속하기로 하는 계약제189조
반환청구권 양도제3자가 점유반환청구권의 양도제190조

질권에는 왜 점유개정이 통하지 않나

담보를 잡는 방법에는 질권도 있습니다. 그런데 질권에서는 이 우회로가 막혀 있습니다. 조문이 두 곳에서 길을 끊어 두었습니다.

제330조는 질권의 설정이 질권자에게 목적물을 인도함으로써 효력이 생긴다고 하고, 제332조는 질권자가 설정자로 하여금 질물의 점유를 하게 하지 못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질권의 힘은 물건을 붙들고 내주지 않는 데서 나옵니다. 빚을 갚지 않으면 쓰지 못하게 만드는 압박이 곧 담보의 실질인데, 물건을 채무자 손에 남겨 두면 그 힘이 사라집니다.

공장 설비를 담보로 잡으면서 가동을 멈출 수 없는 사안에서 양도담보를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선의취득과는 어떻게 얽히나

제249조가 그 문을 열어 둡니다. 다툼 없이 드러내 놓고 물건을 넘겨받은 사람이 사정을 모르고 그 모름에 잘못도 없이 물건을 쥐기에 이르렀다면, 넘긴 쪽이 진짜 임자가 아니었더라도 곧바로 소유권을 얻습니다.

조문이 점유를 요구합니다. 점유개정은 물건이 양도인 손에 그대로 남는 구조여서 이 요건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실무의 이해입니다. 같은 기계를 두 곳에 담보로 잡힌 사안에서 뒤에 들어온 쪽이 보호받지 못하는 결론이 여기서 나옵니다.

도둑맞거나 잃어버린 물건이라면 한 겹이 더 있습니다. 제250조는 그날부터 2년 안이면 원래 임자가 물건을 되찾겠다고 나설 수 있게 하되 돈은 그 대상에서 뺐습니다. 제251조는 경매장이나 공개된 시장, 그런 물건을 취급하는 상인에게서 사정을 모른 채 사들인 경우라면 치른 값을 물어 주어야 되찾을 수 있게 했습니다.

계약서에 무엇을 남겨야 하나

세 방식 모두 겉모습이 바뀌지 않으므로 서면이 증거의 전부가 됩니다.

  1. 어느 방식으로 인도한 것인지 조문에 맞추어 문장으로 적습니다.
  2. 물건을 다른 것과 구별할 수 있을 만큼 특정합니다.
  3. 점유개정이라면 양도인이 어떤 자격으로 계속 점유하는지 정합니다.
  4. 반환청구권 양도라면 보관자에게 보낼 통지문과 발송 방법을 함께 준비합니다.
  5. 물건이 놓인 자리와 상태를 날짜가 남는 사진으로 기록합니다.
  6. 같은 물건에 앞선 담보가 있는지 거래 상대에게 확인받고 그 답변을 서면으로 받습니다.

마지막 항목을 건너뛰는 일이 실제로 많은데, 밖에서 확인할 장부가 없는 물건이라 상대의 진술을 받아 두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방어입니다.

정리

동산의 물권 변동은 인도를 요구하지만, 민법은 세 가지 관념적 인도를 두어 현실의 이동 없이도 넘긴 것으로 보아 줍니다. 받는 사람이 이미 쥐고 있으면 간이인도, 넘기는 사람이 계속 쓰면 점유개정, 제3자가 보관 중이면 반환청구권의 양도입니다.

다만 질권에서는 점유개정이 허용되지 않고, 점유개정으로는 선의취득의 보호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설비나 재고를 담보로 주고받는 거래를 준비하고 계시다면 어느 방식을 쓸지부터 정하고 그에 맞게 서류를 갖추십시오. 금액이 큰 거래라면 계약서 문구를 변호사와 함께 확인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188조, 제189조, 제190조, 제249조, 제250조, 제251조, 제330조, 제332조

관련 안내: 부산 부동산변호사 · 부동산·주택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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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기계를 담보로 주면서 계속 쓰고 싶습니다. 가능합니까?

제189조의 점유개정을 이용한 양도담보가 그 방법입니다. 소유권은 채권자에게 옮기고 점유는 채무자가 유지하는 구조이며, 질권으로는 제332조 때문에 같은 결과를 만들 수 없습니다.

창고에 맡긴 재고를 파는데 물건을 옮기지 않아도 됩니까?

제190조에 따라 창고업자에 대한 반환청구권을 매수인에게 양도하면 인도한 것으로 봅니다. 보관자에게 통지가 도달했는지가 이후 분쟁의 핵심이므로 발송 기록을 남기십시오.

같은 기계가 이미 다른 곳에 담보로 잡혀 있었다면 어떻게 됩니까?

점유개정은 물건이 양도인 손에 남는 구조여서 제249조가 요구하는 점유를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뒤에 담보를 잡은 쪽이 보호받지 못할 수 있으므로 선순위 존부를 서면으로 확인받아야 합니다.

빌려 쓰던 장비를 그대로 사들이려 합니다. 절차가 따로 있습니까?

제188조 제2항의 간이인도에 해당하므로 당사자의 의사표시만으로 소유권이 넘어옵니다. 다만 나중을 위해 매매 대금과 인도 방식, 물건의 특정 사항을 계약서에 적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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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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