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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9월 29일조회 2

동의 얻어 단 시설물은 사 달라 할 수 있다

가게를 접으면서 안쪽에 달아 둔 간판과 냉난방기를 어떻게 할지 정하지 못해 마지막까지 실랑이가 붙는 일이 흔합니다. 떼어 가자니 값이 나오지 않고 두고 가자니 억울합니다. 민법은 이 자리에 매수청구라는 이름의 통로를 하나 열어 두었습니다.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붙인 물건이라면 임대차가 끝날 때 그것을 사 가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다만 아무 설비나 해당하지는 않고, 비용을 돌려받는 다른 제도와도 성격이 다릅니다.

조문이 말하는 부속물은 무엇인가

민법 제646조 제1항은 세 가지 조건을 한 문장에 담았습니다. 건물이나 그 밖의 공작물의 임차인일 것, 사용의 편익을 위하여 붙인 물건일 것, 임대인의 동의를 얻었을 것입니다.

가운데 조건이 핵심입니다. 그 물건이 건물 자체의 쓸모를 올려 주는가를 봅니다. 임차인이 하던 특정 영업에만 소용이 있고 다음 사람에게는 쓸모가 없는 설비라면 이 문턱을 넘기 어렵습니다.

또 하나 걸리는 지점이 있습니다. 붙였다고는 하지만 건물과 한 몸이 되어 떼어 내면 못 쓰게 되는 물건은 이미 건물의 일부가 되어 버립니다. 그런 것은 부속물이 아니라 부합물로 다루어져 아래에서 볼 비용 상환의 문제로 넘어갑니다. 독립한 물건으로 남아 있어야 매수청구의 대상이 됩니다.

부속물매수청구권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건물에 부속시킨 물건을 임대차가 끝날 때 임대인에게 사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요구가 상대에게 닿으면 그 시점의 값으로 매매가 성립한 것과 같이 다루어지므로, 임대인이 사지 않겠다고 답해도 거절만으로 권리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동의라는 요건은 어디까지 늘어나나

서면이 아니어도 됩니다.

조문은 동의를 얻어라고만 적었습니다. 계약서의 특약으로 적어 두었다면 가장 깔끔하지만, 공사 도면을 보여 주고 승낙을 받은 문자나 설비 반입 당시 주고받은 메시지도 동의를 보여 주는 자료가 됩니다. 다툼은 대개 동의의 존재가 아니라 그 범위에서 생깁니다.

제646조 제2항은 문을 한 칸 더 넓혔습니다. 임대인으로부터 매수한 부속물에 대하여도 같다는 내용입니다. 앞 임차인이 달아 둔 설비를 임대인이 넘겨받아 보관하고 있다가 새 임차인에게 판 경우가 여기에 들어갑니다. 이때는 동의를 따로 증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언제 요구해야 하나

조문이 시점을 못 박았습니다. 임대차의 종료 시입니다.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동안에는 이 권리를 꺼낼 수 없습니다. 명도를 앞둔 시점이 기준이 됩니다. 반대로 건물을 넘겨주고 정산이 끝난 뒤에 꺼내면 늦습니다. 내용증명으로 남기는 방식이 실무에서 가장 안전합니다.

종료의 원인도 살펴야 합니다. 기간이 다 차서 끝난 경우와 달리, 임차인이 차임을 오래 밀려 임대인이 계약을 해지한 경우에는 이 권리를 주장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해입니다. 자기 잘못으로 관계를 끝내 놓고 설비 값을 청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취지입니다.

비용을 돌려받는 제도와 무엇이 다른가

제626조가 그 옆자리에 있습니다. 필요비는 지출한 때에 바로 청구할 수 있고, 유익비는 임대차가 끝난 때에 가액의 증가가 현존한 경우에 한하여 지출액이나 증가액을 돌려받습니다.

두 제도는 겨냥하는 대상이 다릅니다. 앞의 것은 건물에 들어가 녹아 버린 돈이고, 뒤의 것은 건물에 붙어 있으되 따로 떼어 낼 수 있는 물건입니다.

구분부속물 매수청구유익비 상환청구
대상독립성이 남아 있는 물건건물에 흡수된 지출
동의임대인의 동의가 요건동의가 요건은 아님
받는 금액종료 당시의 물건 값지출액 또는 증가액
가액 증가요건이 아님현존해야 함
지급 유예조문에 없음법원이 기간을 줄 수 있음

표의 마지막 줄은 실제 회수 시점을 크게 바꿉니다. 유익비는 법원이 임대인의 청구를 받아들여 상당한 상환기간을 정해 줄 수 있으므로, 판결을 받고도 바로 돈이 들어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전차인에게도 같은 길이 열려 있나

제647조가 그 자리를 따로 마련해 두었습니다.

임차인이 적법하게 전대한 경우라면, 전차인이 사용의 편익을 위하여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붙인 물건에 대하여 전대차가 끝날 때 임대인에게 매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상대가 전대인이 아니라 임대인이라는 점이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적법이라는 말이 관문입니다. 제629조 제1항이 임대인의 동의 없는 전대를 막고 있으므로, 몰래 넘긴 자리라면 이 조문이 닿지 않습니다.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계약이 해지될 수도 있습니다.

토지를 빌린 사람의 건물은 어떻게 되나

다른 조문이 맡습니다.

제643조는 건물이나 그 밖의 공작물의 소유를 목적으로 한 토지 임대차에서 기간이 만료되었을 때 지상시설이 남아 있으면 지상권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합니다. 땅 위에 올린 건물을 두고 다투는 경우는 부속물이 아니라 이쪽입니다.

둘을 섞어 주장하면 상대에게 반박의 빌미를 줍니다. 무엇을 빌렸는지부터 정확히 짚어야 합니다.

지금 무엇을 남겨 두어야 하나

다툼은 대부분 자료의 문제로 끝납니다.

  • 설비를 들여놓기 전에 주고받은 승낙 표시. 문자, 메일, 도면에 남긴 서명 가운데 무엇이든 남깁니다.
  • 설치 견적서와 세금계산서. 금액과 설치 일자가 함께 드러나야 합니다.
  • 설치 직후와 명도 직전의 사진. 같은 각도로 찍어 두면 상태의 변화를 보여 주기 쉽습니다.
  • 계약서의 원상회복 조항. 부속물을 두고 나가는 것과 걷어 가는 것 중 어느 쪽으로 적혀 있는지 봅니다.
  • 종료 전에 보낸 매수청구 내용증명과 배달 결과.

계약서에 매수청구를 하지 않기로 적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은 효력을 잃을 여지가 있으나 문구마다 평가가 갈리므로, 그 조항이 있다고 해서 바로 포기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주의
매수청구를 해 둔 뒤에 설비를 임의로 떼어 가면 주장이 서로 어긋납니다. 사 달라고 해 놓고 스스로 가져가는 행위가 되기 때문입니다. 원상회복 요구와 매수청구가 충돌하는 상황이라면 어느 쪽으로 갈지 먼저 정하고 움직이시기 바랍니다.

정리

동의를 얻어 붙인 독립한 물건이라면 임대차가 끝날 때 사 가라고 요구할 수 있고, 그 근거가 제646조입니다. 전차인에게는 제647조가 같은 길을 열어 둡니다.

반대로 건물에 흡수되어 버린 지출은 제626조의 필요비와 유익비로 풀어야 합니다. 어느 쪽인지에 따라 증명할 것도, 받을 수 있는 금액의 기준도 달라집니다. 설비 목록을 만들어 하나씩 두 칸으로 나누어 보시고, 동의를 보여 줄 자료가 남아 있는지를 변호사와 함께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626조, 제629조, 제643조, 제646조, 제64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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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간판과 에어컨을 달 때 구두로만 허락을 받았습니다.

동의의 방식에 제한은 없으므로 구두 승낙도 동의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다툼이 생기면 증명이 문제되므로, 설치 무렵의 문자나 공사 업체와 임대인이 주고받은 연락 기록을 먼저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임대인이 원상회복을 하고 나가라고 합니다.

부속물에 해당한다면 매수를 청구하는 쪽과 걷어 내고 나가는 쪽 중 하나를 고르셔야 합니다. 두 주장을 동시에 펴면 서로 충돌하므로, 설비의 현재 값과 철거 비용을 견적으로 비교해 보고 정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제가 차임을 밀려 계약이 해지되었습니다.

임차인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끝난 경우에는 매수청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이해입니다. 다만 연체 사실과 해지 통지의 효력 자체를 다툴 여지가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해지 통지서부터 확인해 보십시오.

전대를 받아 들어온 자리인데 저도 청구가 되나요?

임대인의 동의를 받은 적법한 전대라면 제647조에 따라 임대인을 상대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동의 없이 넘겨받은 자리라면 이 조문이 닿지 않으므로, 전대에 관한 임대인의 승낙 서류부터 확보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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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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