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을 돈이 있어 상대방의 건물을 묶으려고 등기사항증명서를 떼어 보면, 장부 자체가 없다는 답이 돌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공사는 끝났는데 첫 등기를 하지 않은 건물, 승인을 받지 못한 채 서 있는 건물이 그렇습니다. 적을 칸이 없으니 가압류도 걸 수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부동산등기법은 이런 자리를 비워 두지 않았습니다. 법원의 촉탁서 한 장이 들어오면 등기관이 스스로 첫 장을 만들고, 그 위에 처분을 막는 기록을 얹습니다.
등기 없는 건물은 붙잡지 못하나
붙잡을 수 있습니다.
장부가 없다는 사실과 재산이 없다는 사실은 다릅니다. 건물은 지어진 순간부터 하나의 부동산이고 값을 가집니다. 다만 그 값을 공적으로 드러낼 기록의 첫 장이 없을 뿐입니다.
그래서 법은 절차를 뒤집었습니다. 소유자가 등기를 해 두기를 기다렸다가 묶는 것이 아니라, 묶으라는 재판이 먼저 나오면 그 재판을 근거로 등기부를 여는 방식입니다. 가압류와 처분금지가처분, 경매개시결정이 모두 여기에 해당합니다.
보통은 누가 첫 등기를 신청하나
제65조가 네 부류를 적어 두었습니다.
미등기 토지나 건물에 관한 소유권보존등기는 대장에 최초의 소유자로 등록된 사람이나 그 상속인, 그 밖의 포괄승계인이 신청할 수 있습니다. 확정판결로 자기 소유권을 증명하는 사람과 수용으로 소유권을 취득했음을 증명하는 사람도 들어갑니다.
건물에만 붙는 통로가 하나 더 있습니다. 특별자치도지사나 시장, 군수, 자치구의 구청장이 확인하여 소유권을 증명하는 경우입니다. 건물은 토지와 달리 대장이 늦게 만들어지는 일이 잦아 행정청의 확인이라는 길을 따로 열어 둔 것입니다.
문제는 이 네 가지가 모두 소유자 본인의 움직임을 전제로 한다는 점입니다. 빚에 몰린 사람이 스스로 등기를 해 줄 이유는 없습니다.
법원이 촉탁하면 등기관이 직권으로 연다
제66조 제1항이 그 교착을 풉니다.
등기관이 미등기부동산에 대하여 법원의 촉탁에 따라 소유권의 처분제한의 등기를 할 때에는 직권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하고, 처분제한의 등기를 명하는 법원의 재판에 따라 소유권의 등기를 한다는 뜻을 기록하여야 합니다.
순서를 풀어 보면 이렇습니다. 채권자가 법원에서 가압류 결정을 받습니다. 법원사무관등이 등기소에 그 사실을 적어 달라고 촉탁합니다. 등기관은 보존등기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먼저 갑구 첫 줄에 소유자를 올립니다. 그 아래에 가압류를 기입합니다.
소유자로 올라가는 사람은 법원의 재판에 채무자로 적힌 그 사람입니다. 등기부에는 이 보존등기가 신청이 아니라 재판을 근거로 만들어졌다는 취지가 함께 남습니다.
처분제한의 등기
소유자가 마음대로 팔거나 담보로 내놓지 못하도록 장부에 남기는 기록을 가리킵니다. 가압류, 가처분, 경매개시결정이 대표적입니다. 소유권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뒤에 오는 사람에게 이 재산이 다투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장치입니다.
왜 제65조의 자격을 따지지 않나
제66조 제2항 본문이 건물에 대한 직권 보존등기에는 제65조를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적었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대장에 아직 소유자가 등록되지 않았거나 대장 자체가 없는 건물이라도 채권자를 보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65조의 네 가지 자격을 그대로 요구하면 정작 묶어야 할 건물일수록 묶지 못하는 결과가 됩니다.
대신 실무에서는 법원이 촉탁 단계에서 그 건물이 채무자의 것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갖추도록 합니다. 건축물대장이나 건축허가서, 공사도급계약서, 현장 조사 결과가 그 자료가 됩니다.
| 구분 | 누가 움직이나 | 근거 |
|---|---|---|
| 대장에 등록된 소유자의 보존등기 | 소유자 본인이 신청 | 제65조 제1호 |
| 판결로 소유권을 증명한 경우 | 승소한 사람이 신청 | 제65조 제2호 |
| 구청장 등의 확인을 받은 건물 | 확인을 받은 사람이 신청 | 제65조 제4호 |
| 가압류·가처분·경매개시결정 | 법원 촉탁으로 등기관이 직권 기록 | 제66조 제1항 |
표제부에 붙는 사용승인 없음 표시
같은 항의 단서가 조건을 하나 답니다.
건축법상 사용승인을 받아야 할 건물인데도 받지 않았다면, 등기관은 그 사실을 표제부에 기록하여야 합니다. 건물의 위치와 구조, 면적을 적는 자리에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문구가 함께 남는다는 뜻입니다.
이 한 줄이 실무에서 하는 일이 큽니다. 경매로 이 건물을 사려는 사람은 등기부만 보고도 준공 절차가 끝나지 않았다는 사정을 압니다. 전기와 수도를 정식으로 끌어오지 못하거나 나중에 시정 명령을 받을 수 있다는 위험이 여기서 드러납니다.
담보로 잡으려는 쪽에도 같은 경고가 됩니다. 표제부에 이 문구가 있는 건물은 값을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승인이 난 뒤 한 달 안에 할 일
제3항이 말소를 소유자의 의무로 정했습니다.
앞서 표제부에 기록된 건물에 대하여 건축법상 사용승인이 이루어지면, 그 건물 소유권의 등기명의인은 1개월 이내에 그 기록을 없애는 등기를 신청하여야 합니다. 저절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승인을 받고도 이 절차를 잊고 지내다가, 나중에 집을 팔거나 대출을 받을 때 등기부에 남은 문구 때문에 발이 묶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용승인서를 받은 날 달력에 표시해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이런 물건을 만났을 때 확인할 것
장부가 늦게 열린 건물은 확인할 곳이 한 군데 더 많습니다.
- 갑구 첫 줄의 보존등기가 어떤 재판을 근거로 만들어졌는지 원인란을 읽습니다.
- 표제부에 사용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기록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 건축물대장을 발급받아 등기부의 면적, 구조, 층수와 맞춰 봅니다.
- 현장에 가서 실제 완공 여부와 점유하고 있는 사람을 확인합니다.
-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위반건축물로 등재되어 있는지 조회합니다.
대장과 등기부의 면적이 다르면 그 차이가 어디서 왔는지부터 밝혀야 합니다. 무단 증축이라면 이행강제금이 따라붙습니다.
확인할 것
· 보존등기의 원인이 법원의 재판인지 소유자의 신청인지
· 표제부의 사용승인 관련 기록 유무
· 건축물대장의 소유자와 등기부 갑구 명의인이 같은지
· 위반건축물 표기와 이행강제금 부과 이력
· 건물에 걸린 유치권 주장이나 점유자의 존재
정리
등기가 없는 건물이라고 해서 손을 못 대는 것이 아닙니다. 법원의 처분제한 재판이 나오면 등기관이 직권으로 첫 장을 만들고 그 위에 기록을 얹습니다. 제66조 제1항이 그 근거입니다.
이 통로에서는 보존등기 신청인의 자격을 정한 제65조를 따지지 않습니다. 다만 승인을 받지 않은 건물이라면 그 사실이 표제부에 남고, 나중에 승인이 나면 소유자가 한 달 안에 그 기록을 지워야 합니다.
사려는 쪽과 묶으려는 쪽이 볼 자리가 다릅니다. 어느 쪽이든 등기부와 건축물대장, 현장의 세 가지를 맞춰 본 뒤 변호사와 함께 순서를 정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부동산등기법 제65조, 제66조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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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상대 건물이 등기가 없는데 가압류가 되나요?
법원의 가압류 결정을 받아 촉탁이 이루어지면 등기관이 보존등기를 직권으로 하고 그 아래에 가압류를 기입합니다. 다만 그 건물이 채무자의 것이라는 점을 보여 줄 자료가 필요하므로 대장과 허가서, 도급계약서부터 챙겨 두십시오.
표제부에 사용승인 관련 문구가 있는 물건을 낙찰받았습니다.
준공 절차가 끝나지 않았다는 표시이므로 전기와 수도, 추가 부담의 가능성을 먼저 살펴야 합니다. 승인을 받을 수 있는 상태인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확인한 뒤 잔금 납부 일정을 잡으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사용승인을 받았는데 등기의 그 문구를 안 지웠습니다.
등기명의인이 승인일로부터 한 달 안에 말소등기를 신청하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기간이 지났더라도 신청 자체는 가능하므로 사용승인서를 갖춰 등기소에 접수하시면 됩니다.
직권으로 올라간 보존등기의 명의를 다투고 싶습니다.
재판에 적힌 채무자를 소유자로 올린 것이므로 실제 소유관계가 다르다면 별도의 소송으로 바로잡아야 합니다. 공사비를 누가 댔는지와 허가 명의, 점유 경위를 정리해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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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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