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질문 내용
1990년대 초에 아버지가 사업하던 지인에게서 돈을 빌리면서 집에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한 가등기를 해 준 것으로 보입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상속받은 이 집을 팔려고 하니 매수인이 가등기부터 지워 오라고 합니다. 가등기 명의인과는 연락이 끊긴 지 오래인데, 이렇게 오래된 등기를 지울 방법이 있을까요?
본인 사안은 오래된 매매예약 가등기를 누구의 협조를 받아 어떤 절차로 말소할 수 있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등기 명의인의 승낙만 받으면 상속인이 혼자 말소를 신청할 수 있고, 승낙을 받을 수 없을 때에는 소송이나 공시최고 절차를 거쳐 지울 수 있습니다.
■ 매수인이 이 한 줄을 겁내는 이유
가등기는 나중에 소유권을 넘겨받을 권리를 미리 등기부에 적어 순서를 맡아 두는 등기입니다. 가등기 명의인이 훗날 본등기를 하면 그 순위는 가등기를 한 때로 올라가고, 그 사이에 이루어진 등기 가운데 가등기와 부딪치는 것은 등기관이 직권으로 지웁니다. 매수인이 잔금을 치르고 이전등기를 받아도, 수십 년 전 가등기가 본등기로 바뀌는 순간 그 소유권이 지워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매수인이 이것부터 정리해 오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요구가 아닙니다.
■ 명의인이 승낙해 주면 가장 빠릅니다
부동산등기법 제93조는 가등기 명의인이 혼자 말소를 신청할 수 있게 하고, 가등기 의무자나 이해관계인도 명의인의 승낙을 받으면 혼자 신청할 수 있게 했습니다. 아버지의 집을 상속받은 분은 가등기 의무자의 지위를 이어받았으므로 명의인에게서 승낙서를 받아 등기소에 내면 됩니다. 보통 승낙서에 인감을 찍고 인감증명서를 함께 받습니다. 명의인이 이미 세상을 떠났다면 그 상속인 전원에게서 승낙을 받아야 하므로, 명의인의 가족관계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 예약이 아직 살아 있는지부터 따져 보십시오
매매예약은 상대방이 매매를 완결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해야 비로소 매매가 됩니다. 그 의사표시의 기간을 정하지 않았다면 집주인 쪽에서 상당한 기간을 정해 완결할지 확답하라고 최고할 수 있고, 그 기간 안에 답이 없으면 예약은 효력을 잃습니다. 또 아버지가 돈을 빌리면서 담보로 해 준 가등기였다면, 그 빚을 이미 갚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가등기가 남아 있을 이유가 사라집니다. 오래된 차용증이나 송금 기록, 영수증이 남아 있는지 유품을 찾아보십시오. 이 자료들이 협상에서도 소송에서도 핵심이 됩니다.
■ 연락이 닿지 않으면 판결이나 공시최고로 지웁니다
명의인이 승낙을 거부하거나 연락이 끊겼다면 명의인을 상대로 가등기 말소를 구하는 소송을 냅니다. 등기절차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받으면 이긴 쪽이 혼자 말소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주소를 끝내 알 수 없는 경우에도 소송은 공시송달로 진행됩니다. 이와 별도로 부동산등기법은 등기의무자의 소재불명으로 함께 신청할 수 없을 때 민사소송법에 따른 공시최고를 신청하고, 제권판결을 받으면 혼자 말소를 신청하는 길도 열어 두었습니다. 어느 쪽이 빠를지는 명의인에 대해 남은 정보의 양에 따라 달라집니다.
■ 지금 해 두실 순서
① 등기사항증명서에서 가등기의 접수일, 등기원인, 명의인의 이름과 주소를 적어 둡니다. ② 아버지의 유품에서 차용 관계와 변제 흔적을 찾습니다. ③ 명의인의 현재 주소와 생존 여부를 확인합니다. ④ 연락이 닿으면 내용증명으로 완결 여부의 확답을 최고하면서 말소 승낙을 요청합니다. ⑤ 답이 없거나 거부하면 말소 청구 소송을 준비합니다. 매수인과의 계약서에는 잔금 전까지 가등기를 말소한다는 조건과 늦어질 경우의 처리를 함께 적어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명의인 측이 오히려 본등기를 주장하고 나올 수도 있으니 최고를 보내기 전에 변호사와 함께 전략을 세워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부동산등기법 제23조, 제56조, 제88조, 제91조, 제92조, 제93조 · 민법 제564조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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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2
대표 변호사 한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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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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