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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10월 5일조회 4

이웃 배수로가 막혀 우리 밭이 잠겼을 때 청구

이틀 동안 장대비가 쏟아진 뒤 밭에 나가 보니 고추 이랑이 흙탕물에 반쯤 잠겨 있었습니다. 물이 들어온 쪽을 따라 올라가자 윗밭 주인이 몇 해 전 파 놓은 배수로 끝이 토사와 폐비닐로 꽉 막혀 있었고, 넘친 물이 경사를 타고 이쪽으로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윗밭 주인은 비가 워낙 많이 온 탓이라며 손을 놓고 있습니다. 올해 수확은 이미 어렵고, 내년 장마가 더 걱정입니다. 이 상황에서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구체적입니다.

윗밭 주인에게 무엇을 해 달라고 할 수 있나

막힌 곳을 뚫어 달라, 부서진 곳을 고쳐 달라, 다시 막히지 않게 손써 달라. 이 세 가지입니다.

민법은 토지소유자가 물을 모으거나 빼거나 끌어오려고 공작물을 설치했는데, 그것이 부서지거나 막혀 남의 땅에 손해를 주거나 줄 염려가 있으면 그 땅 주인이 보수, 막힌 곳의 소통, 예방에 필요한 청구를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눈여겨볼 부분은 염려라는 단어입니다. 아직 밭이 잠기지 않았더라도 배수로 끝이 흙으로 반쯤 메워진 것을 봤다면, 장마 전에 미리 치워 달라고 요구할 근거가 됩니다.

예방 조치에는 배수로 벽을 보강하거나, 끝부분에 흙이 가라앉는 웅덩이를 두거나, 관 지름을 키우는 일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가 필요한지는 막힌 원인을 보고 정합니다.

그 배수로를 사람이 만들었는지가 왜 중요한가

청구의 근거와 상대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 청구권은 토지소유자가 설치한 공작물을 전제로 합니다. 굴착기로 판 도랑, 묻어 둔 배수관, 쌓아 올린 둑과 저수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반면 옛날부터 물이 흐르던 골짜기라면 이야기가 바뀝니다. 이웃 땅에서 자연히 흘러오는 물은 아랫땅이 막지 못하도록 되어 있어, 공작물 보수를 청구하는 틀로는 풀리지 않습니다.

확인은 어렵지 않습니다. 국토정보플랫폼에서 연도별 항공사진을 비교하면 도랑이 언제 생겼는지 대략 보입니다. 마을 이장이나 오래 농사지은 분에게 누가 팠는지 묻고, 들은 내용을 날짜와 함께 적어 두십시오. 땅 주인이 바뀌었다면 지금 누가 그 배수로를 관리하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넘친 물의 출처따져 볼 규정누구에게 무엇을
윗밭 주인이 판 배수로, 묻은 관, 쌓은 둑공작물에 대한 공사청구권설치한 토지소유자에게 보수·소통·예방 요구
원래부터 있던 골짜기의 자연 물길자연유수 규정흘러오는 물 자체는 막을 수 없어 공사청구와는 결이 다름
시·군이나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농수로관리청 소관읍·면사무소나 관리 기관에 정비 요청
배수로 하자로 이미 생긴 작물 손해불법행위, 공작물 책임점유자에게, 점유자가 주의를 다했다면 소유자에게 배상 청구

뚫고 고치는 비용은 누가 대나

마을 관습이 먼저입니다.

민법은 이런 공사 비용에 관해 관습이 있으면 그 관습에 따른다고 정합니다. 해마다 봄에 윗밭과 아랫밭이 함께 도랑을 쳐 온 마을이라면 비용도 그 방식으로 나누는 것이 원칙입니다. 관습은 문서로 남은 경우가 드물어 이웃 주민의 증언이 사실상 유일한 증거가 됩니다.

관습이 없다면 조문의 짜임으로 돌아갑니다. 청구 상대가 공작물을 설치한 토지소유자이니, 자기 시설을 고치는 비용은 그쪽이 낸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다만 아랫밭 쪽에서 배수로 출구를 흙으로 돋워 물이 되돌아 넘쳤다면 부담을 나누자는 반론이 나올 수 있습니다. 청구하기 전에 이쪽 경계에 물길을 가로막은 것이 없는지부터 살펴 두십시오.

이미 잠긴 고추값은 받을 수 있나

받을 수 있지만 청구의 성격이 다릅니다.

공사 청구는 앞으로를 위한 것이고, 이미 입은 손해는 손해배상으로 따로 구합니다. 배수로 관리를 게을리해 남의 밭에 물을 넘치게 했다면 과실로 손해를 준 경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배수로 같은 공작물의 설치나 보존에 하자가 있었다면 민법은 먼저 그 공작물을 점유하는 사람에게 책임을 묻고, 점유자가 필요한 주의를 다했다면 소유자에게 묻습니다. 윗밭을 빌려 농사짓는 사람이 따로 있다면 이 기준으로 상대를 가립니다. 공작물 하자가 아닌 일반 불법행위로 청구한다면 상대의 과실은 이쪽이 입증해야 합니다.

폭우가 이례적이었다는 반론은 거의 반드시 나옵니다. 막힘이 오래전부터 있었고, 전에도 알렸다는 사정을 보여 주면 그 반론은 힘을 잃습니다.

배상을 청구할 권리는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물이 넘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사라집니다.

물이 빠지기 전에 무엇을 남겨야 하나

하루만 지나도 흙탕물 자국은 흐려지고, 막혔던 토사는 상대가 치워 버리기도 합니다.

  • 넘친 지점과 막힌 배수로 끝을 한 화면에 담은 사진과 동영상, 촬영 일시가 남는 설정으로
  • 잠긴 이랑의 범위를 줄자로 잰 기록과 전체를 내려다본 사진
  •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서 내려받은 그 지역 일강수량
  • 읍·면사무소나 농업기술센터에 낸 피해 신고 접수 기록
  • 예년 수확량과 판매 단가를 보여 주는 공판장 정산서나 거래 내역

피해액은 단순하게 계산할수록 설득력이 있습니다. 잠긴 면적에 평년 수확량과 단가를 곱하고, 다시 심느라 든 모종값과 품삯을 더하는 방식이 무난합니다.

말로 풀리지 않으면 어디로 가나

  1. 사진을 붙여 보수와 소통을 요청하는 문자나 내용증명을 보내고, 언제까지 해 달라는 기한을 적습니다.
  2. 응하지 않으면 법원에 민사조정을 신청합니다. 공사 방법, 비용 분담, 작물 배상을 한자리에서 다룰 수 있습니다.
  3. 조정이 무산되면 공사 이행과 손해배상을 함께 구하는 소송을 냅니다. 장마가 임박했다면 임시 조치를 구하는 가처분도 검토합니다.
  4. 배수로가 공공 수로로 확인되면 이 절차 대신 관리 기관에 정비를 요청하고 회신을 문서로 받아 둡니다.
주의
답답하다고 윗밭에 들어가 배수로를 직접 파헤치면 남의 땅에 손을 댄 것이 되어 오히려 이쪽이 배상 요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요구는 글로, 공사는 상대가 하거나 합의·판결을 받은 뒤에 하십시오.

정리

윗밭 주인이 만든 배수로가 막히거나 부서져 밭이 잠겼다면, 혹은 잠길 염려가 보인다면 보수와 소통, 예방 조치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비용은 마을 관습이 있으면 그에 따르고, 이미 망친 작물은 손해배상으로 따로 구합니다. 이 두 청구는 함께 진행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물이 빠지기 전에 막힌 지점과 피해 범위를 기록해 두십시오. 그 기록이 협의에서도, 조정과 소송에서도 첫 장이 됩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221조, 제223조, 제224조, 제750조, 제758조, 제76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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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윗밭 주인이 배수로를 판 것은 전 주인이라며 책임이 없다고 합니다.

공사 청구는 지금 그 공작물을 가진 토지소유자를 상대로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다만 과거 손해의 배상은 당시 관리하던 사람이 누구였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매매 시기와 배수로를 만든 시기를 함께 확인해 두십시오.

비가 오기 전인데 배수로가 반쯤 막힌 것이 보입니다. 지금 요구해도 되나요?

됩니다. 손해를 줄 염려만 있어도 예방에 필요한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막힌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 장마 전까지 치워 달라고 글로 요청해 두면, 나중에 피해가 나도 미리 알렸다는 사실이 남습니다.

윗밭 주인이 공사는 하겠는데 비용 절반을 내라고 합니다.

마을에 비용을 나누는 관습이 있다면 그에 따릅니다. 관습이 없다면 설치한 쪽이 부담한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협상 과정에서 공사를 빨리 끝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 일부 분담을 합의하는 것도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작물 피해 보험금을 받았는데 윗밭 주인에게도 청구할 수 있나요?

보험금으로 메워진 부분은 보험사가 가해자에게 구상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어서 이중으로 받기는 어렵습니다. 보험으로 보상되지 않은 부분, 예를 들어 다시 심는 비용이나 자기부담금은 따로 청구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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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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