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래구 역 앞 1층에서 5년 동안 카페를 하다 계약 만료로 가게를 비웠습니다. 보증금 5,000만 원 가운데 건물주가 돌려준 것은 3,500만 원뿐이었습니다. 바닥 타일과 천장 조명을 원래대로 돌려놓지 않았으니 1,500만 원을 공제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영수증을 보여 달라고 해도 견적서 한 장이 전부입니다. 소송까지 가자니 1년이 걸릴 것 같고 변호사 비용도 부담입니다. 상가 임대차에는 법원에 가기 전에 들를 수 있는 창구가 따로 있습니다.
소송 말고 어떤 길이 있나
두 갈래입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만든 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그리고 민사조정법에 따른 법원 조정입니다.
위원회는 대한법률구조공단 지부, 한국토지주택공사 지사, 한국부동산원 지사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법 조문에는 한국부동산원이 옛 이름인 한국감정원으로 적혀 있습니다. 광역시와 도가 자체 위원회를 둘 수도 있어, 부산이라면 공단 부산지부와 시 차원의 창구가 있는지 먼저 확인해 보면 됩니다.
둘 다 판결처럼 이기고 지는 것을 가리는 절차가 아닙니다. 제3자가 가운데 앉아 양쪽이 받아들일 만한 선을 찾아 주는 절차입니다. 금액 차이가 크지 않고 증거가 서로 엇갈리는 다툼일수록 이 방식이 잘 맞습니다.
위원회에는 어떤 다툼을 가져갈 수 있나
법은 다룰 수 있는 다툼을 구체적으로 적어 두었습니다.
- 차임이나 보증금을 올리거나 내리는 문제
- 임대차 기간에 관한 문제
- 보증금 반환이나 가게 반환에 관한 문제
- 누수, 설비 고장 같은 유지·수선 의무 문제
- 권리금에 관한 문제
권리금이 목록에 들어 있다는 점이 주택 쪽 위원회와 다릅니다. 새 임차인을 데려왔는데 건물주가 계약을 막았다는 다툼도 위원회에 올릴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문턱이 있습니다. 위원회는 이 법의 적용을 받는 상가 임대차를 대상으로 하므로, 보증금과 월세를 환산한 금액이 지역별 기준을 넘는 계약이라면 접수 단계에서 걸릴 수 있습니다. 신청 전에 위원회에 전화로 해당 여부를 물어보십시오.
신청하면 어떤 순서로 진행되나
- 가게가 있는 지역을 관할하는 위원회에 신청서를 냅니다. 위원회는 이때 절차와 효력을 안내해야 합니다.
- 위원장은 접수 즉시 절차를 시작하고 상대방에게 신청서를 보냅니다.
- 위원회는 양쪽을 불러 진술을 듣거나 자료를 내라고 요구하고, 필요하면 가게와 자료를 직접 조사합니다.
- 조정안이 나오면 양쪽에 통지합니다.
- 통지를 받은 날부터 14일 안에 서면으로 수락해야 합니다. 이 기간에 아무 말이 없으면 거부한 것으로 봅니다.
위원회는 신청을 받은 날부터 60일 안에 절차를 마쳐야 하고, 부득이하면 위원회 의결로 30일 범위에서 늘릴 수 있습니다. 길어도 석 달이면 결론이 난다는 뜻입니다.
출석 요구에 두 번 이상 정당한 이유 없이 응하지 않으면 신청인 쪽 신청이 각하됩니다. 일정은 꼭 지키십시오.
건물주가 조정에 안 나오겠다고 하면
위원회 절차는 거기서 멈춥니다.
피신청인이 조정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알려 오면 위원장은 신청을 각하합니다. 위원회 조정은 상대의 참여를 전제로 한 제도라는 점이 가장 큰 약점입니다. 이미 법원에 소송이나 민사조정을 낸 사건도 위원회에 다시 가져갈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헛수고는 아닙니다. 건물주 쪽에서 공제 근거를 어떻게 설명하는지, 영수증이 실제로 있는지가 절차 중에 드러나는 경우가 많고, 그 기록이 다음 단계의 준비물이 됩니다.
상대가 처음부터 협의를 거부해 온 경우라면 법원 민사조정으로 바로 가는 편이 낫습니다. 법원 조정에서는 상대가 기일에 나오지 않아도 판사가 직권으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할 수 있고, 2주 안에 이의가 없으면 그 결정은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얻습니다.
| 구분 | 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 법원 민사조정 |
|---|---|---|
| 어디에 내나 | 건물 소재지 관할 위원회 | 상대방 주소지나 건물 소재지 관할 법원 |
| 상대가 응하지 않으면 | 불응 의사를 통지하면 신청이 각하됨 | 상대가 나오지 않아도 판사가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할 수 있음 |
| 처리 기간 | 신청일부터 60일, 30일 범위에서 연장 가능 | 사건마다 다름 |
| 결론을 받아들이는 방식 | 조정안 통지 후 14일 안에 서면으로 수락 | 기일에 합의하거나, 결정에 2주 안에 이의하지 않음 |
| 합의가 되면 | 조정서 작성, 강제집행 승낙 문구가 있으면 집행 가능 |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 |
| 합의가 안 되면 | 소송은 따로 제기 | 조정 신청 때 소를 낸 것으로 보고 소송으로 이어짐 |
합의가 되면 돈은 어떻게 받나
문구 하나를 챙겨야 합니다.
양쪽이 조정안을 수락하면 그 내용대로 합의가 성립한 것으로 보고, 위원장이 조정서를 작성합니다. 이때 금전 지급이나 가게 인도에 관해 강제집행을 승낙한다는 합의가 있으면 위원장은 그 내용을 조정서에 적어야 합니다. 그 문구가 들어간 조정서 정본은 따로 판결을 받지 않아도 집행권원이 됩니다.
그 문구가 빠진 조정서는 약속을 확인한 문서에 그칩니다. 건물주가 합의한 1,000만 원을 끝내 보내지 않으면 다시 소송을 해야 합니다. 조정 자리에서 지급 기한과 함께 강제집행 승낙 문구를 넣어 달라고 분명히 요청하십시오.
신청 전에 모을 것
· 임대차계약서와 특약, 갱신 때 새로 쓴 계약서
· 입주 당시와 퇴거 당시의 가게 사진, 인테리어 공사 내역
· 보증금 입금 내역과 반환받은 금액의 계좌 기록
· 건물주가 보낸 공제 내역, 견적서, 문자와 통화 기록
· 사업자등록증과 확정일자를 받은 기록
조정이 결렬되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나
어느 창구를 썼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법원 조정은 결렬되거나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에 이의가 들어오면 조정을 신청한 때에 소를 제기한 것으로 보고 그대로 소송으로 넘어갑니다. 소장에 붙일 인지액에서 조정 때 낸 인지액을 뺀 만큼만 보태면 됩니다. 조정 신청에는 시효를 멈추는 효력도 있습니다.
위원회 조정은 결렬되면 거기서 끝나고 소송은 새로 내야 합니다. 대신 위원회가 모은 자료와 양쪽 주장이 정리되어 있어 소장을 쓰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임차인이 내는 보증금반환 소송에는 소액사건심판법의 일부 규정이 준용되어 절차가 비교적 빠르게 진행됩니다.
정리
상가 임대차 다툼은 소송 전에 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나 법원 민사조정을 거칠 수 있습니다. 위원회는 권리금과 수선 문제까지 다루고 60일 안팎에 결론을 내지만, 상대가 응하지 않으면 각하됩니다.
상대가 대화에 나올 여지가 있으면 위원회를, 처음부터 거부해 온 상대라면 법원 조정을 고르는 것이 대체적인 기준입니다. 어느 쪽이든 합의 문서에 강제집행 승낙 문구가 들어가야 돈을 실제로 받을 수 있습니다.
신청서를 쓰기 전에 계약서와 사진, 공제 내역을 한 묶음으로 정리하고, 청구 금액과 조정안의 수락 기준을 변호사와 함께 미리 정해 두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2조, 제18조, 제20조, 제21조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21조, 제23조, 제24조, 제26조, 제27조 · 민사조정법 제3조, 제30조, 제32조, 제34조, 제35조, 제3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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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조정위원회 절차에 변호사를 꼭 선임해야 하나요?
당사자가 직접 신청하고 출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조정안이 나온 뒤 14일 안에 수락 여부를 정해야 하므로, 그 금액이 소송으로 갔을 때보다 나은지 판단할 자료는 미리 준비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조정안을 받아들였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너무 적게 받은 것 같습니다.
수락하면 그 내용대로 합의가 성립한 것으로 보므로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서면 수락을 보내기 전에 소송 비용과 기간까지 감안해 기준 금액을 정해 두십시오.
건물주가 먼저 조정을 신청해 왔습니다. 꼭 응해야 하나요?
위원회 조정이라면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신청을 각하시킬 수 있습니다. 다만 거부하면 곧바로 법원 절차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므로, 응하는 것이 유리한지부터 따져 보십시오.
조정 중에 건물주가 건물을 팔려고 합니다.
조정 절차만으로는 처분을 막을 수 없습니다. 보증금 반환이 걱정된다면 가압류 같은 보전 절차를 함께 검토해야 하고, 새 소유자가 임대인 지위를 잇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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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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