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이서 돈을 모아 상가 건물을 사고 임대 수익을 나누어 오던 중, 등기부를 떼어 보니 소유자가 낯선 사람으로 바뀌어 있었다는 분이 있었습니다. 등기 명의를 맡고 있던 동업자 한 명이 다른 두 사람 모르게 건물을 팔아 버린 것입니다. 매매가 유효한지, 건물을 되찾을 수 있는지, 판 사람에게 무엇을 물을 수 있는지가 한꺼번에 문제가 되고, 답은 건물의 소유 형태에서 갈립니다. 민법은 동업 재산을 합유로 보고, 합유물을 처분하려면 전원의 동의를 요구합니다. 그 조문에서 출발해 등기 형태에 따른 차이와 되찾는 절차를 정리했습니다.
동업으로 산 건물은 누구 것인가
두 사람 이상이 서로 출자해 공동사업을 하기로 약정하면 민법상 조합이 됩니다. 돈이든 노무든 출자가 될 수 있고, 조합원의 출자와 그 밖의 조합재산은 조합원의 합유가 됩니다.
합유는 공유와 다릅니다.
공유자는 자기 지분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지만, 합유자는 전원의 동의 없이 지분을 처분하지 못하고 합유물의 분할도 청구하지 못합니다. 합유자의 권리는 합유물 전부에 미칩니다. 동업이 끝나기 전에는 각자의 몫을 따로 떼어 팔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동업 건물에 대해 한 사람이 혼자 한 매매는 제272조가 요구하는 전원의 동의가 빠진 처분이 됩니다.
합유(合有)
법률의 규정이나 계약에 따라 여러 사람이 조합체로서 물건을 소유하는 형태입니다. 합유물을 처분하거나 변경하려면 합유자 전원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보존행위만 각자 할 수 있습니다. 합유는 조합체의 해산이나 합유물의 양도로 끝나며, 그때 분할은 공유물 분할 규정을 준용합니다.
등기부에 어떻게 올라 있었느냐가 왜 중요한가
조문상 합유라도 등기부가 그렇게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세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첫째, 합유로 등기한 경우입니다. 부동산등기법은 권리자가 둘 이상이면 지분을 적고 합유이면 그 뜻을 기록하도록 합니다. 이렇게 되어 있으면 이전등기를 신청할 때 합유자 전원이 등기의무자로 나서야 하므로 한 명이 몰래 넘기기가 구조적으로 어렵습니다.
둘째, 편의상 공유로 등기한 경우입니다. 등기부만 보면 각자 지분을 가진 공유자이므로 그 지분을 산 상대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만 건물 전체를 한 명이 처분하는 것은 공유라도 다른 공유자의 동의가 없으면 허용되지 않습니다.
셋째, 한 사람 단독 명의로 해 둔 경우입니다.
이때가 가장 위험합니다. 등기부상 소유자가 한 명이므로 그가 판 매매와 이전등기는 겉으로 아무 흠이 없고, 되찾으려면 명의신탁 관계와 매수인의 사정까지 따져야 합니다.
| 등기 형태 | 한 명이 혼자 팔 수 있나 | 나머지 동업자의 대응 |
|---|---|---|
| 합유 등기 | 전원 동의 없이는 지분도 전체도 불가 | 이전등기 자체가 막히므로 예방 효과가 가장 큼 |
| 공유 등기 | 자기 지분은 가능, 전체는 불가 | 지분 양수인과의 관계 정리, 조합 내부 책임 추궁 |
| 단독 명의 | 등기부상으로는 가능 | 명의신탁 관계 증명, 매수인 사정에 따라 되찾기 어려울 수 있음 |
동의 없는 매매는 어떻게 되나
합유물을 전원 동의 없이 판 매매계약은 조합에 대해 효력을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판 사람이 자기 권한을 넘어 남의 권리까지 팔아넘긴 셈이기 때문입니다.
매매계약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은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 매도인이 그 권리를 취득해 매수인에게 이전할 의무를 지고, 이전하지 못하면 매수인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판 사람과 산 사람 사이의 문제는 그쪽에서 정리됩니다. 나머지 동업자는 자기 몫에 대한 처분 권한이 없었다는 점만 세우면 됩니다.
건물 매각은 조합재산의 처분이지 각자 할 수 있는 통상사무가 아니어서, 업무집행자라는 지위만으로 전원 동의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건물을 되찾으려면 무엇을 청구하나
이전등기가 이미 넘어갔다면 그 등기를 지우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 등기부등본과 등기신청 서류를 발급받아 어떤 서류로 이전등기가 되었는지 확인합니다
- 동업계약서, 출자금 입금 내역, 임대 수익 분배 내역으로 조합재산임을 증명할 자료를 모읍니다
- 매수인과 판 동업자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 또는 진정명의 회복을 위한 등기를 청구합니다
- 소송 중 다시 넘기는 것을 막기 위해 처분금지가처분을 먼저 신청합니다
소유자는 소유권을 방해하는 자에게 방해의 제거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합유자의 권리는 합유물 전부에 미치므로 이 청구는 남은 동업자가 보존행위로서 할 수 있습니다.
주의
매수인이 다시 제3자에게 넘기거나 근저당을 설정하면 되찾는 길이 급격히 좁아집니다. 등기부에서 이상을 발견한 날 바로 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하고, 그 뒤에 본안을 준비하는 순서가 맞습니다. 가처분은 본안 판결보다 훨씬 빨리 나옵니다.
몰래 판 동업자에게는 무엇을 물을 수 있나
건물을 되찾든 못 찾든 판 사람의 책임은 남습니다.
고의로 다른 동업자의 재산권을 침해한 행위이므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매매대금을 혼자 챙겼다면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이익으로서 부당이득 반환의 대상입니다. 조합 내부에서는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 다른 조합원 전원의 일치로 그 사람을 제명할 수 있으며, 제명 결정은 본인에게 통지해야 대항할 수 있습니다.
동업을 더 이어 갈 수 없다면 부득이한 사유로 해산을 청구하는 길도 있습니다. 청산 때 판 사람이 가져간 돈은 그 사람 몫에서 공제합니다.
미리 막으려면 무엇을 해 두어야 하나
사후 소송보다 등기 단계의 예방이 훨씬 싸게 듭니다.
확인할 것
· 등기부 갑구에 「합유」라는 뜻이 기록되어 있는지
· 동업계약서에 조합재산 처분은 전원 동의로 한다는 조항이 있는지
· 임대차 보증금과 수익이 조합 명의 계좌로 관리되는지
· 등기권리증을 한 사람이 단독으로 보관하고 있지 않은지
· 등기부를 정기적으로 열람하는 담당을 정해 두었는지
한 사람 명의로 해 두는 관행은 세금이나 대출 때문에 생기지만, 그 편의의 대가가 건물 전체일 수 있습니다. 합유 등기가 어렵다면 적어도 지분별 공유 등기로 바꾸어 두셔야 합니다.
정리
동업으로 산 건물은 조합원의 합유이고, 합유물의 처분에는 민법 제272조에 따라 전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한 명이 혼자 한 매매는 다른 동업자의 몫에 대해 효력을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되찾을 수 있는지는 등기부가 합유였는지, 공유였는지, 단독 명의였는지에서 갈립니다.
이상을 발견하면 처분금지가처분부터 신청하고 말소등기 청구와 손해배상, 부당이득 반환을 함께 준비합니다. 등기 형태와 매수인의 사정에 따라 전략이 달라지므로 부동산 사건을 다루는 변호사와 등기부와 동업계약서를 놓고 순서를 정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214조, 제263조, 제264조, 제271조, 제272조, 제273조, 제274조, 제569조, 제570조, 제703조, 제704조, 제706조, 제718조, 제720조, 제741조, 제750조 · 부동산등기법 제23조, 제4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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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건물을 산 사람이 동업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그래도 되찾을 수 있나요?
등기가 합유나 공유로 되어 있었다면 매수인은 등기부만으로도 다른 권리자가 있음을 알 수 있었던 셈이어서 되찾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합니다. 단독 명의였다면 매수인의 사정이 결론을 좌우하므로 등기 형태부터 확인하십시오.
공유 등기인데 동업자가 자기 지분만 팔았습니다. 막을 수 없나요?
공유자는 자기 지분을 처분할 수 있어 등기 자체를 막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조합 내부에서는 전원 동의 없는 지분 처분이므로 그 동업자에게 책임을 묻고, 지분 양수인과의 관계는 조합 운영 방식에 맞게 정리해야 합니다.
판 동업자가 매매대금을 이미 다 써 버렸습니다.
손해배상이나 부당이득 반환 청구권은 그대로 생기지만 집행할 재산이 없으면 회수가 어렵습니다. 그 사람 명의의 다른 재산을 찾아 가압류하고, 건물 자체의 말소등기 청구를 병행하는 편이 낫습니다.
동업계약서를 쓰지 않고 구두로만 했습니다. 조합이라고 인정받나요?
조합은 출자해 공동사업을 하기로 한 약정으로 성립하므로 서면이 필수는 아닙니다. 출자금 입금 내역과 수익 분배 기록, 대화 내용으로 약정의 존재를 증명하게 되며, 자료가 적을수록 다툼이 길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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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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