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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지식인2026년 10월 8일조회 6

윗마을이 개울물을 다 끌어 써 우리 논에 물이 안 오는데 막을 수 있나요?

Q. 질문 내용

산골 마을인데 윗마을에서 올봄 개울에 콘크리트 보를 새로 쌓고 큰 관을 묻어 자기네 논으로 물을 거의 다 끌어 갑니다. 그 아래 저희 마을 논 다섯 필지에는 물이 거의 닿지 않아 모내기를 절반밖에 못 했습니다. 옛날부터 같이 쓰던 개울인데 이걸 법으로 막거나 보상을 받을 수 있나요?

 

본인 사안은 여러 마을이 함께 쓰는 하천의 물을 상류에서 어디까지 가져갈 수 있는지, 하류에서는 무엇을 청구할 수 있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윗마을의 인수는 아랫마을의 용수를 방해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허용되므로, 그 범위를 넘은 취수 시설의 제거와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윗마을도 물을 끌어 쓸 권리는 있습니다

민법 제231조 제1항은 공유하천의 연안에서 농업이나 공업을 경영하는 사람이 이에 이용하기 위하여 필요한 인수를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2항은 그 인수에 필요한 공작물을 설치할 수 있게 합니다. 윗마을이 개울에 보를 막고 관을 묻어 논으로 물을 끌어 가는 것 자체는 이 조문이 허락한 일입니다. 그래서 물을 끌어 간다는 사실만으로는 다툴 수 없습니다. 문제는 양입니다. 제1항은 인수의 범위를 타인의 용수를 방해하지 아니하는 범위로 못 박아 두었습니다. 하류 논에 물이 닿지 않을 만큼 가져가는 것은 이 범위를 넘은 것입니다.

■ 아랫마을에 주어진 청구권은 두 가지입니다

민법 제232조는 앞 조문의 인수나 공작물로 인하여 하류 연안의 용수권을 방해하는 때에는 그 용수권자가 방해의 제거와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하나는 방해를 없애라는 청구입니다. 보의 높이를 낮추거나 취수관의 구경을 줄이거나 물을 나누는 장치를 두라는 식으로, 하류에 필요한 물이 흘러오게 만드는 조치를 구합니다. 다른 하나는 돈입니다. 물이 끊겨 모내기를 못 했거나 수확이 줄었다면 그 손해를 배상하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두 청구는 함께 낼 수 있고, 윗마을 전체가 아니라 실제로 시설을 설치하고 운영하는 사람이나 단체를 상대로 합니다.

■ 마을 사이에 오래된 물 대기 약속이 있다면

민법 제234조는 공유하천 용수에 관한 앞의 세 조문이 다른 관습이 있으면 그 관습에 따른다고 정합니다. 가뭄 때 윗마을과 아랫마을이 날짜를 나눠 물을 대 왔다거나, 보의 높이를 어느 선까지로 정해 두었다는 관행이 수십 년 이어졌다면 그것이 조문보다 앞섭니다. 관습은 양쪽에 작용합니다. 윗마을이 관행보다 많이 가져가면 그 자체가 방해이고, 반대로 아랫마을이 관행에 없던 물을 요구하면 조문의 범위를 넘는 청구가 됩니다. 수리계나 이장이 보관한 기록, 어른들의 진술로 관행의 내용을 먼저 확정해 두십시오.

■ 모아 두어야 할 자료

① 윗마을 취수 시설의 사진과 위치, 설치된 시기를 날짜별로 남기십시오. ② 시설 설치 전후로 본인 논 어귀에 닿는 물의 양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같은 지점에서 찍어 비교하십시오. ③ 모내기를 못 한 면적, 말라 죽은 벼의 범위, 전년도 수확량과 올해 수확량의 차이를 농협 수매 기록이나 사진으로 증명하십시오. ④ 윗마을에 물을 줄여 달라고 요청한 날짜와 답변을 문자나 내용증명으로 남겨 두십시오. 손해배상은 금액을 증명하는 쪽이 지므로 세 번째 자료가 가장 중요합니다.

■ 하천 관리청에도 확인하실 것이 있습니다

민법의 상린관계 조문과 별개로, 공유하천에 보를 쌓거나 관을 묻는 일은 하천법 등 공법상 허가 대상일 수 있습니다. 시군 하천 담당 부서에 윗마을의 시설이 점용 허가를 받은 것인지, 허가 조건에 취수량 제한이 붙어 있는지를 문의하십시오. 허가 없이 설치된 시설이라면 행정청에 시정을 요청하는 길이 민사 청구와 나란히 열립니다. 다만 허가를 받았다는 사실이 하류의 용수를 방해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어서, 민법 제232조의 청구는 그와 무관하게 할 수 있습니다.

■ 움직이는 순서

먼저 내용증명으로 방해 사실과 요구 사항을 특정해 보내십시오. 응답이 없고 모내기 철이 임박했다면 본안 판결까지 기다리기 어려우므로, 법원에 취수량을 제한하거나 물을 나누도록 하는 임시 조치를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 뒤 방해 제거와 손해배상을 함께 구하는 본안 소송으로 이어집니다. 마을 단위 분쟁은 상대가 여럿이고 관행 증명이 얽혀 있으니, 자료를 모은 단계에서 부동산 사건을 다루는 변호사와 상대방 특정과 청구 범위를 정리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231조, 제232조, 제23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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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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