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외곽에 나란히 붙은 밭 세 필지 가운데 도로에 접한 한 필지만 사려던 분이 등기사항증명서를 떼어 보고 전화를 했습니다. 을구에 근저당이 하나 있는데, 그 줄 끝에 옆 필지 지번 두 개가 함께 적혀 있다는 것입니다. 파는 쪽은 그 땅 몫의 빚만 갚으면 된다고 말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여러 부동산을 한꺼번에 담보로 잡은 저당은 등기부에 독특한 흔적을 남깁니다. 그 흔적을 읽을 줄 알면 계약 전에 무엇을 요구해야 하는지가 보입니다.
을구의 한 줄이 왜 다른 땅까지 가리키나
빚 하나에 여러 부동산을 묶었기 때문입니다.
은행이 3억 원을 빌려주면서 밭 세 필지를 모두 담보로 잡았다고 해 봅시다. 등기관은 필지마다 저당권설정 등기를 하면서, 그 땅이 다른 부동산과 함께 담보로 제공되었다는 뜻을 각각의 등기기록에 적어야 합니다. 그래서 한 필지 등기부만 떼어 봐도 나머지 두 필지의 존재가 드러납니다. 공동저당이라고 부르는 형태입니다.
여기서 흔히 오해가 생깁니다. 세 필지니까 한 필지에는 1억 원씩 걸려 있겠거니 생각하는 것입니다. 등기부에 적힌 채권최고액은 필지별 몫이 아니라 그 빚 전체의 한도입니다. 채권자는 셋 중 어느 땅에서든 먼저 경매를 시작할 수 있고, 먼저 팔린 땅의 값에서 빚 전부를 받아 갈 수도 있습니다.
함께 묶인 부동산이 다섯 개 이상이면 어디를 봐야 하나
등기부 한 줄에 지번을 다 적기 어려울 만큼 담보 물건이 많아지면 방식이 바뀝니다. 부동산이 5개 이상이면 등기관이 공동담보목록을 따로 작성합니다. 이 목록은 등기기록의 일부로 봅니다. 을구에는 목록 번호만 남고, 어떤 부동산이 함께 묶였는지는 목록을 펼쳐야 알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등기사항증명서를 뗄 때 목록이 저절로 붙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인터넷등기소나 등기소 창구에서 발급할 때 공동담보목록을 함께 표시하는 선택 항목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으면 반드시 넣으십시오.
목록을 받았다면 세 가지를 봅니다.
- 목록에 오른 부동산이 몇 개이고, 그중 토지와 건물이 각각 무엇인지
- 이미 말소되어 목록에서 빠졌다고 표시된 부동산이 있는지
- 내가 사려는 땅이 목록에 언제 올라갔는지
나중에 추가된 담보는 어떻게 드러나나
처음에는 한 필지만 담보로 잡았다가, 대출을 늘리면서 옆 필지를 덧붙이는 일이 많습니다. 부동산등기법은 이 경우에도 새로 올린 등기와 종전 등기 양쪽에 함께 담보로 제공된 뜻을 적도록 합니다. 추가해서 묶인 부동산이 5개 이상이 되면 공동담보목록 규정도 그대로 따릅니다.
그래서 순위번호와 접수일을 나란히 놓고 보면 흐름이 읽힙니다. 1번 근저당은 몇 해 전 접수됐는데 공동담보 표시가 그보다 한참 뒤에 붙었다면, 그 사이에 담보가 넓어졌다는 신호입니다. 내가 사려는 필지가 추가 설정으로 들어온 땅이라면 그 앞 순위에 다른 권리가 끼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 을구에서 보이는 칸 | 적힌 내용 | 매수인이 읽어 낼 것 |
|---|---|---|
| 순위번호·접수일 | 몇 번째로, 언제 들어온 권리인지 | 내가 사려는 필지에 이 담보가 처음부터 있었는지, 나중에 추가됐는지 |
| 등기목적 | 근저당권설정, 근저당권변경, 추가 설정 등 | 담보가 한 번 설정되고 끝났는지, 범위가 넓어졌는지 |
| 채권최고액 | 담보하는 금액의 상한 | 필지 수로 나눈 금액이 아니라 빚 전체의 한도 |
| 채무자·근저당권자 | 누가 누구에게 진 빚인지 | 땅 주인과 채무자가 다르면 남의 빚을 담보하는 땅 |
| 공동담보 표시 | 함께 담보로 잡힌 다른 부동산의 지번 또는 목록 번호 | 경매가 어느 땅에서 먼저 시작될지 모른다는 신호 |
표의 마지막 칸이 핵심입니다.
한 필지만 경매로 팔리면 빚은 어떻게 나뉘나
민법은 두 경우를 나눠 정합니다.
세 필지가 한꺼번에 경매되어 동시에 배당하면, 각 부동산의 경매대가에 비례해 빚을 나눠 부담합니다. 낙찰가가 4억, 2억, 2억 원이었다면 빚은 2대 1대 1로 나뉘는 셈입니다.
문제는 한 필지만 먼저 팔렸을 때입니다. 채권자는 그 땅 값에서 빚 전부를 변제받을 수 있습니다. 그 땅의 2순위 채권자는 불리해집니다. 그래서 법은 이 차순위 채권자가, 동시배당이었다면 선순위 채권자가 다른 필지에서 받았을 금액 한도에서 선순위자를 대위해 저당권을 행사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 대위가 등기부에 오르면 매각된 부동산, 매각대금, 선순위 저당권자가 변제받은 금액이 함께 기록됩니다.
등기부에 이런 대위 기재가 보이면, 이미 묶인 땅 중 일부가 경매로 넘어갔다는 뜻입니다.
동시배당과 이시배당
여러 담보 부동산을 한 번에 경매해 한꺼번에 배당하는 것이 동시배당, 일부를 먼저 팔아 배당하는 것이 이시배당입니다. 동시배당은 경매대가 비율로 빚을 나누고, 이시배당은 먼저 팔린 부동산에서 빚 전부를 받을 수 있되 그 땅의 차순위 채권자에게 대위를 허용합니다.
묶인 땅 가운데 한 필지만 사려면 무엇을 받아 두나
파는 쪽 말만 믿고 잔금을 치르면 안 됩니다. 채권자 입장에서는 담보가 줄어드는 일이라 은행의 동의 없이는 그 필지만 풀리지 않습니다. 순서는 이렇게 잡는 것이 안전합니다.
- 매도인에게 근저당권자인 금융기관에 해당 필지만 담보에서 빼는 조건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일부 상환 금액이 얼마인지 서면으로 받습니다.
- 계약서 특약에 잔금일에 해당 필지의 근저당권 말소 서류를 받는다는 조건과, 이행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문구를 넣습니다.
- 잔금 가운데 일부 상환액은 매도인이 아니라 은행 계좌로 직접 보내도록 정합니다.
- 잔금 당일 말소등기와 소유권이전등기를 함께 접수하고, 며칠 뒤 새로 뗀 등기부에서 그 근저당이 지워졌는지 확인합니다.
은행이 일부 해지를 거절하면 매도인이 빚 전부를 갚거나 다른 담보를 넣어야 합니다.
이미 사 버린 뒤에 알았다면
늦었다고 끝난 것은 아닙니다.
저당 잡힌 부동산의 소유권을 넘겨받은 제3자는 저당권자에게 그 부동산으로 담보된 채권을 변제하고 저당권 소멸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공동저당에서 담보된 채권은 빚 전체이므로, 내 필지만의 몫을 계산해 갚는 방식은 은행이 동의하지 않는 한 통하지 않습니다. 매수인이 자기 돈을 들여 소유권을 지켜 냈다면 그 금액을 매도인에게 상환하라고 청구할 수 있고, 손해가 더 있으면 배상도 구할 수 있습니다.
주의
매도인이 은행과 이야기가 끝났다고 말하더라도 서면이 없으면 확인되지 않은 것입니다. 금융기관의 일부 해지 확인서나 상환 금액 안내서를 직접 받아 보고, 잔금일 전날 등기부를 한 번 더 떼어 새로 들어온 권리가 없는지 보십시오.
정리
을구의 근저당 줄에 다른 지번이나 목록 번호가 붙어 있으면 공동저당입니다. 채권최고액은 필지별 몫이 아니라 빚 전체의 한도이고, 채권자는 어느 땅에서든 먼저 경매할 수 있습니다.
함께 묶인 부동산이 5개 이상이면 공동담보목록을 함께 발급받아 확인하십시오. 순위번호와 접수일을 비교하면 담보가 언제 넓어졌는지도 보입니다.
묶인 땅 중 한 필지만 산다면 은행의 일부 해지 조건을 서면으로 받고, 잔금일 말소를 계약서에 조건으로 걸어 두어야 합니다.
참조 조문
부동산등기법 제75조, 제78조, 제80조 · 민법 제357조, 제364조, 제368조, 제576조
13년차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부동산 전문변호사가 부산·울산·창원·대구·제주 권역에서 같은 유형 사건을 다뤄왔습니다. 사건의 갈림길에서 정확한 안내가 필요하시다면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13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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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등기부에 공동담보 표시가 있는데 채권최고액은 크지 않습니다. 그래도 위험한가요?
금액이 작더라도 그 한도 전체를 내 필지 값에서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은 같습니다. 실제 남은 대출 잔액을 매도인을 통해 금융기관에서 확인받는 것이 좋습니다.
공동담보목록은 누구나 발급받을 수 있나요?
목록은 등기기록의 일부로 보므로 등기사항증명서를 발급받을 때 함께 볼 수 있습니다. 발급 화면이나 신청서에 목록 표시 항목이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함께 묶인 옆 필지가 먼저 경매되었습니다. 제 땅의 근저당은 어떻게 되나요?
선순위 채권자가 옆 필지 값에서 빚을 모두 받았다면 남은 채권은 없어집니다. 다만 그 땅의 차순위 채권자가 대위등기를 해 두었을 수 있으니 등기부를 다시 떼어 확인해야 합니다.
한 필지만 담보에서 빼 달라고 하면 은행이 꼭 응해야 하나요?
법에 그런 의무는 없습니다. 은행은 남는 담보로 채권이 충분한지를 보고 일부 상환이나 다른 담보를 조건으로 거는 것이 보통입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 해운대 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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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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