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질문 내용
윗집에서 에어컨 실외기를 저희 집 안방 창문 바로 위에 달아 놓았습니다. 여름 내내 밤에도 돌아가서 잠을 설치고, 주방 후드에서 나오는 기름 냄새까지 그대로 들어옵니다. 좋게 말해 봤지만 자기 집에 자기가 단 것이라는 답만 돌아옵니다. 어디까지 참아야 하고 무엇을 요구할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본인 사안은 이웃에서 넘어오는 소음과 냄새를 어느 선까지 견뎌야 하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민법은 내보내는 쪽에 적당한 조처를 할 의무를 지우면서도, 그 토지의 보통 쓰임에 맞는 정도라면 받는 쪽이 견뎌야 한다고 정해 두었습니다. 두 문장 사이 어디에 걸리는지가 다툼의 전부입니다.
■ 조문은 양쪽에 다른 것을 지웁니다
민법 제217조가 근거입니다. 제1항은 토지 소유자에게 매연, 뜨거운 기체, 액체, 소리, 떨림과 이에 비슷한 것으로 이웃 땅의 사용을 방해하거나 이웃에 사는 사람에게 고통을 주지 않도록 적당한 조처를 할 의무를 지웁니다. 제2항은 방향이 반대입니다. 그 사태가 이웃 토지의 보통 쓰임에 어울리는 정도라면 이웃 사는 사람이 이를 견딜 의무가 있다고 적었습니다. 실외기 소음과 조리 냄새는 모두 제1항이 열거한 범주 안에 듭니다.
■ 견뎌야 하는 선은 무엇으로 갈리나
조문이 숫자를 적어 두지 않아 사정을 모아 판단합니다. 실무에서 함께 보는 것은 ① 소음이나 냄새의 종류와 세기 ② 그 동네가 주거지역인지 상업지역인지 ③ 발생하는 시간대와 하루 중 지속 시간 ④ 몇 달째 이어지고 있는지 ⑤ 발생원을 옮기거나 막는 데 드는 비용 ⑥ 누가 먼저 그 자리에 있었는지 ⑦ 공법상 기준을 지키고 있는지입니다. 행정 기준을 지켰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면책되지는 않지만, 판단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 무엇을 구할 수 있나
세 가지를 겹쳐 씁니다. 첫째는 제217조 제1항을 근거로 적당한 조처를 하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실외기를 다른 벽면으로 옮기거나 방진 받침을 깔고 방음 덮개를 씌우는 일이 여기에 듭니다. 둘째는 민법 제214조를 근거로 방해를 없애 달라거나 앞으로 방해할 염려가 있는 행위를 하지 말라고 구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이미 생긴 피해에 대해 민법 제750조로 배상을 구하는 것입니다. 수면 방해가 오래 이어졌다면 위자료 형태로 다투게 됩니다.
■ 아파트나 다세대라면 창구가 하나 더 있습니다
공동주택은 관리 체계가 먼저 움직입니다. ① 관리사무소나 입주자대표회의에 사실을 알리고 관리규약에 실외기 설치 위치나 소음에 관한 조항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②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상담과 현장 진단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③ 조정으로 풀고 싶다면 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신청하는 방법이 있고, 위원회는 재정과 조정 절차를 통해 배상액을 정하기도 합니다. 소송보다 기간과 비용이 적게 드는 편이라 먼저 검토할 만합니다.
■ 지금부터 남겨 두실 것
다툼은 결국 기록의 두께로 갈립니다. ① 소음이 나는 시각과 지속 시간을 날짜별로 적은 일지 ② 실내에서 촬영한 영상과 녹음, 촬영 시각이 자동으로 찍히는 설정 ③ 소음계 애플리케이션이 아니라 전문 측정으로 받은 결과지 ④ 실외기와 우리 집 창이 어떤 거리와 각도로 마주 보는지 보여 주는 사진 ⑤ 관리사무소에 언제 무엇을 요청했고 어떤 답을 받았는지의 기록입니다. 상대에게 요구할 때는 무엇을 언제까지 해 달라는지 구체적으로 적어 도달이 남는 방법으로 보내시고, 응답이 없으면 변호사와 함께 조정과 소송 가운데 무엇이 맞는지 정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217조, 제214조, 제750조
본 글이 일반적 안내였다면, 본인 사안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정식 상담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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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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