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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9월 19일조회 10

담을 고치려고 이웃 마당에 들어가도 되나

무너져 가는 담을 고치려는데 사다리를 세울 자리가 우리 땅에 없습니다. 발판을 놓을 곳이 옆집 마당뿐인데 그 집은 문을 열어 줄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이런 상황을 그냥 두면 담은 영영 손보지 못하게 되므로, 민법은 이웃 땅을 잠시 쓰게 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 두었습니다. 다만 그 통로에는 넘어서는 안 되는 문턱이 하나 붙어 있고, 상대가 입은 손해를 메워 줄 의무도 따라옵니다.

조문이 열어 주는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민법 제216조 제1항 본문이 근거입니다. 경계나 그 근방에서 담 또는 건물을 짓거나 고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 안에서 이웃 토지의 사용을 청구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한 문장짜리 규정입니다.

문장 하나에 제한이 세 겹으로 들어 있습니다. 목적이 정해져 있고, 장소가 정해져 있고, 분량이 정해져 있습니다.

목적은 담이나 건물의 축조와 수선입니다. 정원을 예쁘게 꾸미거나 가재도구를 잠시 쌓아 두는 일은 여기에 들지 않습니다. 장소는 경계선이나 그 부근이어야 하므로, 대지 한가운데의 별채를 고치겠다며 옆집을 통과하겠다는 요구는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분량은 필요한 범위입니다. 사다리 두 개를 세울 자리면 충분한 공사에 마당 전체를 비워 달라고 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승낙 없이 들어갈 수 있는 곳과 없는 곳

여기가 이 조문에서 가장 자주 사고가 나는 지점입니다. 같은 항 단서는 이웃 사람의 승낙이 없으면 그 주거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마당과 주거를 나누어 보아야 합니다. 앞의 것은 청구가 받아들여지면 쓸 수 있는 대상이고, 뒤의 것은 상대가 고개를 끄덕여야만 열리는 공간입니다. 판결을 받아 와도 이 문턱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형사 문제와 바로 이어지기 때문에 특히 조심하셔야 합니다. 형법 제319조 제1항은 사람의 주거나 관리하는 건조물에 침입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제2항은 나가 달라는 요구를 받고도 버틴 경우를 같은 형으로 다룹니다.

담장으로 둘러싸인 마당이 주거에 딸린 공간으로 평가되는 경우도 있어, 문을 열어 주지 않는 집에 임의로 들어가는 선택은 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주의
이웃이 집을 비운 사이에 담을 넘어 들어가 공사를 마치고 나오는 방식이 가장 위험합니다. 공사 자체는 정당했더라도 들어간 행위가 따로 평가되어 형사 사건이 되고, 그 사건이 시작되면 본래의 수선 문제는 협의로 풀기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청구한다는 말과 들어간다는 말은 다르다

조문은 사용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스스로 들어갈 권리를 준 것이 아닙니다.

상대가 응하면 그 합의의 범위에서 쓰게 됩니다. 응하지 않으면 법원에 나가 이웃 토지의 사용을 인용하라는 판결을 구해야 합니다. 판결이 확정되면 상대는 그 범위의 사용을 견뎌야 하는 지위에 놓입니다.

공사 시기를 놓치면 의미가 없는 사안도 있습니다. 장마 전에 무너질 위험이 큰 담이라면 본안과 함께 가처분을 내어 먼저 자리를 확보하는 방법을 검토합니다.

하려는 일이 조문으로 되는가이유
경계 담장의 균열 보수됩니다목적과 장소가 조문 그대로입니다
경계 쪽 외벽 방수 공사됩니다건물의 수선에 해당합니다
이웃집 현관 안쪽 통과승낙이 있어야 합니다단서가 주거 출입을 막습니다
마당에 자재를 몇 달 적치어렵습니다필요한 범위를 넘습니다
마당을 가로질러 상시 통행다른 조문을 봅니다수선 목적이 아닙니다

이웃이 입은 손해는 어떻게 되나

공짜는 아니어서, 제216조 제2항은 이웃 사람이 손해를 받은 때에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해 두었습니다.

이 보상은 잘못을 따지는 배상과 성격이 다릅니다. 적법하게 이웃 땅을 쓴 결과 생긴 불이익을 메우는 것이어서, 과실이 없어도 내야 합니다.

실제로 문제 되는 항목은 정해져 있습니다. 화단과 잔디가 상한 정도, 주차하던 자리를 쓰지 못한 기간, 가게라면 영업에 생긴 지장, 자재를 옮기고 원래대로 정리하는 데 든 비용입니다. 공사 전후의 상태를 사진으로 남겨 두면 금액을 두고 다투는 시간이 크게 줄어듭니다.

세입자나 지상권자도 요구할 수 있나

사람에 따라 답이 갈립니다.

민법 제290조 제1항은 제216조부터 제244조까지의 규정을 지상권자 사이 또는 지상권자와 이웃 토지 소유자 사이에 준용하도록 하므로, 지상권을 가진 분은 자기 이름으로 이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세를 사는 분은 사정이 다릅니다. 조문이 토지 소유자를 주어로 삼고 있어 직접 들고 나서기가 어려우므로, 실무에서는 집주인에게 알려 소유자 이름으로 청구하게 하거나 집주인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진행합니다.

공사를 맡은 업체도 마찬가지여서, 시공사가 자기 이름으로 옆집을 상대할 근거는 없고 도급인인 소유자가 앞에 서야 합니다.

확인할 것
· 지적현황측량으로 담이 경계 안쪽에 있는지 확인했는지
· 우리 땅 안에서 공사할 방법이 정말 없는지 검토했는지
· 옆집의 소유자와 실제 거주자가 다른 사람인지
· 마당에 차량이나 화단처럼 옮겨야 할 것이 있는지
· 공사 기간과 작업 시간대를 미리 특정했는지

서면에는 무엇을 적어 보내나

말로 부탁했다가 거절당한 뒤에 보내는 서면이 사실상 첫 단추입니다. 내용이 두루뭉술하면 상대가 거절할 구실만 늘어납니다.

  1. 담이나 벽의 어느 부분을 어떤 방법으로 고치는지 적고 견적서를 붙입니다.
  2. 필요한 자리를 도면에 표시하고 면적을 숫자로 적습니다.
  3. 공사 시작일과 종료일, 하루 중 작업 시간대를 특정합니다.
  4. 안전 조치와 보호막 설치 계획, 보험 가입 여부를 밝힙니다.
  5. 끝난 뒤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방법과 시점을 적습니다.
  6. 손해가 생기면 보상하겠다는 뜻과 산정 방법을 함께 적습니다.

이렇게 보내 두면 거절당하더라도 소송에서 필요한 범위를 이미 특정한 상태가 되므로, 도달이 남는 방법을 골라 보내십시오.

정리

민법 제216조 제1항은 경계나 그 부근에서 담과 건물을 짓거나 고치려는 소유자에게 이웃 토지를 필요한 만큼 쓰게 해 달라고 청구할 권리를 주고, 단서는 승낙 없는 주거 출입을 막습니다. 마당은 판결로 열 수 있어도 주거는 그렇지 않다는 구별이 이 조문의 핵심입니다.

제2항은 이웃이 입은 손해에 대한 보상 의무를 얹고, 제290조 제1항은 같은 권리를 지상권자에게도 넓힙니다. 실무에서는 범위를 특정한 서면을 먼저 보내고, 거절되면 사용 인용을 구하는 소와 가처분을 함께 검토합니다. 무단으로 넘어가는 선택만은 피하시고, 담이 위험한 상태라면 서면을 보내는 단계에서 변호사와 함께 문안을 다듬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216조, 제290조 · 형법 제319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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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옆집이 문을 안 열어 주는데 그냥 들어가서 고치면 안 됩니까?

민법 제216조는 사용을 청구할 권리를 줄 뿐 스스로 들어갈 권리를 주지 않습니다. 특히 주거로 평가되는 공간에 승낙 없이 들어가면 형법 제319조의 문제가 별도로 생기므로, 거절당했다면 소와 가처분으로 가셔야 합니다.

마당을 좀 쓰는 것뿐인데 돈까지 줘야 합니까?

제216조 제2항은 이웃이 손해를 받은 때 보상을 청구할 수 있게 합니다. 잘못이 없어도 내야 하는 성격이므로, 화단이나 주차 공간처럼 실제로 쓰지 못하게 된 부분이 있으면 그에 맞추어 정산하시는 편이 분쟁을 줄입니다.

세를 살고 있는데 제가 직접 옆집에 요구해도 됩니까?

조문이 토지 소유자를 주어로 두고 있어 임차인이 직접 나서기는 어렵습니다. 집주인에게 상황을 알려 소유자 이름으로 청구하게 하거나 위임을 받아 진행하는 방법을 쓰십시오.

자재를 두 달쯤 옆집 마당에 쌓아 두어야 하는데 가능합니까?

조문은 필요한 범위로 한정하고 있어 장기간의 적치는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자재는 다른 곳에 두고 작업 당일 분량만 옮기는 계획으로 바꾸시면 청구가 받아들여질 여지가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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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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