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를 얻어 들어가면서 뒤편에 방 한 칸을 덧대거나 옥상에 창고를 올리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돈은 세입자가 다 냈는데 계약이 끝날 무렵이면 그 부분을 두고 다툼이 벌어집니다. 뜯어 가라는 쪽과 값을 달라는 쪽이 각자 근거를 들이미는데, 출발점은 그 부분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느냐입니다. 소유권이 정해져야 철거를 요구할 수 있는지, 돈으로 정산해야 하는지가 순서대로 풀립니다.
붙으면 건물 임자의 것이 되나
원칙은 그렇습니다. 민법 제256조 본문은 부동산의 소유자가 그 부동산에 부합한 물건의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정합니다.
붙었다고 보는 기준은 물리적으로 닿아 있는지가 아닙니다. 떼어 내려면 훼손이 생기거나 지나친 비용이 드는 상태를 말합니다. 벽을 헐고 이어 붙인 방, 기존 배관과 전기를 끌어다 쓰는 구조물이 여기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볼트 몇 개로 고정한 조립식 창고나 바퀴를 달아 옮길 수 있는 부스는 떼어 내도 양쪽이 멀쩡하므로 여전히 세입자의 물건으로 남습니다.
판단의 출발선은 언제나 이 구별입니다.
단서는 무엇을 열어 두었나
같은 조 단서가 예외를 만듭니다. 타인의 권원에 의하여 부속된 것은 부합의 대상에서 빠집니다.
권원이란 그 부동산에 무엇인가를 붙일 수 있는 법적 자격입니다. 임차권, 지상권, 전세권, 사용대차가 여기에 듭니다. 아무 관계 없는 사람이 남의 건물에 무엇을 달았다면 단서를 주장할 자리가 없습니다.
세를 사는 분이라면 권원 자체는 대개 갖추고 있습니다. 다만 계약서에 증축이나 구조 변경을 금지하는 조항이 있고 동의도 받지 않았다면, 그 권원이 이 증축까지 뻗어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동의를 문자든 각서든 남겨 두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권원
남의 부동산에 물건을 붙여 둘 수 있게 해 주는 법률상의 자격을 말합니다. 임대차나 지상권처럼 계약이나 물권에서 나오며, 그 자격의 범위를 넘어선 부속에는 단서가 미치지 않습니다. 계약서의 금지 조항과 집주인의 동의 여부가 범위를 가릅니다.
권원이 있으면 무조건 내 것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단서를 통과하려면 하나가 더 필요합니다.
붙인 부분이 구조와 이용에서 독립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벽과 지붕으로 구획되어 있고 자기 출입구가 있으며 그 부분만으로 쓸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옆으로 벽 하나를 터서 방을 늘린 경우가 알기 쉽습니다. 그 방은 기존 공간을 거치지 않으면 드나들 수 없으므로 권원이 있었더라도 건물에 흡수됩니다. 마당 한쪽에 별도의 문을 내어 지은 창고라면 독립한 물건으로 남습니다.
결국 도면과 현장 사진이 결론을 만듭니다.
소유권을 잃었다면 값이라도 받나
받을 길이 여러 갈래로 열려 있습니다. 어느 갈래로 갈지는 무엇을 어떤 자격으로 붙였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첫째는 민법 제261조입니다. 부합으로 손해를 본 사람이 부당이득에 관한 규정에 따라 보상을 청구할 수 있게 합니다.
둘째는 민법 제626조 제2항의 유익비 상환입니다. 들인 돈으로 건물의 값이 올랐고 그 증가분이 계약 종료 시점에 남아 있다면, 임대인은 지출한 금액이나 증가한 금액 가운데 하나를 골라 돌려주어야 합니다. 고르는 쪽이 임대인이고 법원이 상환 기간을 늦춰 줄 수 있다는 점이 실무의 변수입니다.
셋째는 민법 제646조 제1항의 부속물 매수청구입니다. 건물이나 공작물의 임차인이 사용의 편익을 위하여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부속시킨 물건이 있다면 임대차가 끝날 때 그 매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 구분 | 유익비 상환 | 부속물 매수청구 |
|---|---|---|
| 근거 | 제626조 제2항 | 제646조 제1항 |
| 대상 | 건물에 흡수되어 값을 올린 부분 | 독립성이 남아 있는 부속물 |
| 동의가 필요한가 | 조문에 요건으로 없음 | 임대인의 동의가 요건 |
| 금액을 정하는 사람 | 지출액과 증가액 중 임대인이 선택 | 청구 시점의 시가 |
| 시기 | 임대차 종료 시 | 임대차 종료 시 |
땅을 빌려 건물을 올린 경우는 다르다
토지 임대차는 다른 조문이 받습니다.
민법 제643조는 건물이나 공작물을 소유하려고 땅을 빌린 경우 기간이 끝났는데 건물이 그대로 서 있으면 제283조를 준용하도록 합니다.
제283조 제1항은 먼저 계약의 갱신을 청구하게 하고, 제2항은 땅 임자가 갱신을 원하지 않으면 상당한 가액으로 매수를 청구할 수 있게 합니다. 땅 위에 올린 건물은 애초에 토지에 부합하지 않고 별개의 부동산이므로, 소유권 다툼이 아니라 값을 정하는 다툼으로 곧장 넘어갑니다.
전대차가 끼어 있다면 제644조와 제647조도 함께 보십시오.
원상회복 약정이 있으면 어떻게 되나
계약서에 나가면서 원래대로 돌려놓는다는 조항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한 줄이 실제로는 가장 큰 변수입니다.
세입자가 붙인 것을 스스로 걷어 가기로 정한 것이니 값 대신 철거 비용을 지는 구조입니다. 다툼은 그 조항이 어디까지 미치는지에서 생깁니다. 벽지와 조명까지인지, 구조를 건드린 증축까지인지가 문언으로 갈립니다.
동의를 받고 한 공사까지 걷어 가라고 하려면 그런 뜻이 분명해야 합니다. 계약할 때 증축 부분을 도면과 함께 특정해 두면 분쟁의 절반이 사라집니다.
확인할 것
· 증축에 대한 집주인의 동의가 서면이나 문자로 남아 있는지
· 계약서의 원상회복 조항과 무단 증축 금지 조항의 문언
· 붙인 부분에 별도의 출입구와 구획이 있는지
· 공사비 계약서와 계좌 이체 내역
· 건축물대장에 증축 신고나 허가가 반영되어 있는지
다툼이 붙기 전에 밟을 순서
- 공사 전후의 사진과 도면을 날짜별로 정리해 무엇이 언제 붙었는지 특정합니다.
- 동의가 있었다면 그 문자나 각서를 따로 출력해 둡니다.
- 증축 부분이 건축물대장에 올라 있는지 확인하고 미신고 상태라면 행정 문제를 함께 검토합니다.
- 계약 종료 전에 내용증명으로 정산 방식을 제안합니다.
- 합의가 되지 않으면 감정을 전제로 청구의 종류를 고릅니다.
순서를 지키면 선택지가 남습니다. 짐을 다 빼고 열쇠를 넘긴 뒤에 시작하면 현장 확인 자체가 어려워집니다.
주의
허가나 신고 없이 올린 증축은 값을 다투기 전에 행정상 시정 명령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위반 건축물로 등재되면 건물 전체의 거래와 대출에도 영향이 미치니, 공사 전에 관할 구청 건축과에 절차를 확인해 두십시오.
정리
민법 제256조 본문은 건물에 붙은 물건의 소유권을 건물 임자에게 줍니다. 단서는 남의 권원으로 부속된 것을 거기서 빼냅니다. 세입자가 단서에 기대려면 증축할 자격이 있었어야 하고 붙인 부분이 구조와 이용에서 독립해 있어야 합니다.
소유권을 잃었더라도 제261조의 보상, 제626조 제2항의 유익비 상환, 제646조 제1항의 부속물 매수청구가 남고, 땅을 빌린 경우에는 제643조와 제283조가 매수청구의 길을 엽니다. 계약서의 원상회복 조항이 겹치면 결론이 달라지므로, 짐을 빼기 전에 변호사와 함께 자료를 확보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256조, 제261조, 제626조, 제646조, 제647조, 제643조, 제644조, 제283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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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집주인 동의를 받고 방을 하나 늘렸는데 나가면서 값을 받을 수 있습니까?
늘린 부분이 건물에 흡수되었다면 민법 제626조 제2항의 유익비 상환을, 독립한 부속물로 남아 있다면 제646조 제1항의 매수청구를 구합니다. 출입구와 구획의 형태로 갈리므로 도면부터 확보하십시오.
계약서에 원상회복 조항이 있는데도 매수청구를 할 수 있나요?
조항의 문언이 어디까지를 대상으로 삼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동의를 받고 한 증축까지 걷어 가기로 한 취지가 분명하지 않다면 다툴 여지가 남으므로, 계약 당시 주고받은 문자와 도면을 함께 검토하셔야 합니다.
조립식 창고를 마당에 놓았는데 그것도 집주인 것이 됩니까?
떼어 내도 양쪽이 손상되지 않는다면 부합하지 않고 세입자의 물건으로 남습니다. 기초를 치고 배관을 연결해 분리가 어려워졌다면 판단이 달라지므로 설치 방식을 사진으로 남기십시오.
땅만 빌려 그 위에 제 돈으로 건물을 지었습니다. 기간이 끝나면 어떻게 됩니까?
토지 임대차는 민법 제643조가 제283조를 준용하도록 하여, 먼저 계약의 갱신을 청구하고 땅 임자가 원하지 않으면 상당한 가액으로 건물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건물은 토지와 별개의 부동산이므로 소유권 자체를 빼앗기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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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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