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에서 최고가로 이름이 불리는 순간은 짧고, 그 뒤에 남는 의무는 무겁습니다. 법원이 정한 기한까지 매각대금을 내야 하고, 내지 못하면 입찰할 때 걸어 둔 보증을 돌려받지 못합니다. 대출이 막혔다거나 현장을 다시 보니 마음이 바뀌었다는 사정은 여기서 통하지 않습니다. 민사집행법은 대금을 내지 않은 매수인을 어떻게 다루는지, 보증금이 어디로 가는지, 뒤늦게라도 되살릴 길이 있는지를 조문 몇 개로 촘촘히 정해 두었습니다. 입찰 전에 알고 계셔야 할 내용입니다.
입찰할 때 내는 보증은 무엇인가
낙찰을 받으면 대금을 내겠다는 약속의 담보입니다.
민사집행법 제113조는 매수신청인이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집행법원이 정하는 금액과 방법에 맞는 보증을 집행관에게 제공하도록 합니다. 금액은 최저매각가격을 기준으로 정해지며 매각공고에 표시됩니다.
최고가매수신고인이 되면 이 돈은 그대로 대금의 일부가 됩니다. 제142조 제3항은 보증으로 금전이 제공된 경우 그 금전을 매각대금에 넣는다고 적었습니다. 정상적으로 잔금을 내면 보증은 먼저 낸 대금으로 처리됩니다.
매수신청의 보증
입찰에 참여하는 사람이 집행관에게 미리 내는 돈 또는 보증서입니다. 낙찰되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돌려받고, 낙찰되면 대금에 충당되며, 낙찰되고도 대금을 내지 않으면 돌려받지 못합니다.
대금을 내지 않으면 절차는 어떻게 흘러가나
차순위매수신고인이 있는지에 따라 갈립니다.
제142조 제1항은 매각허가결정이 확정되면 법원이 대금의 지급기한을 정해 매수인과 차순위매수신고인에게 통지하도록 합니다. 제2항은 매수인이 그 기한까지 매각대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여기를 넘기면 두 갈래로 나뉩니다.
제137조 제1항은 차순위매수신고인이 있는 경우 법원이 그에게 매각을 허가할 것인지를 결정하도록 합니다. 제138조 제1항은 차순위매수신고인이 없는 때에 법원이 직권으로 재매각을 명하도록 했습니다. 어느 쪽이든 대금을 내지 않은 매수인은 절차의 바깥으로 밀려납니다.
| 상황 | 법원의 조치 | 보증금 |
|---|---|---|
| 차순위매수신고인이 있음 | 차순위에 대한 매각허가 여부 결정 | 허가결정이 나면 반환 청구 불가 |
| 차순위매수신고인이 없음 | 직권으로 재매각 명령 | 반환 청구 불가, 재입찰도 불가 |
| 재매각기일 3일 이전에 완납 | 재매각절차 취소 | 대금에 충당 |
보증금은 언제 돌아오지 않게 되나
두 조문이 각각 문을 닫습니다.
제137조 제2항은 차순위매수신고인에 대한 매각허가결정이 있는 때 매수인은 보증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제138조 제4항은 재매각절차에서 전의 매수인이 매수신청을 할 수 없으며 보증의 반환도 요구하지 못한다고 적었습니다.
돌려주지 않은 돈은 사라지지 않고 채권자들에게 갑니다. 제147조 제1항 제5호는 제138조 제4항에 따라 매수인이 돌려줄 것을 요구할 수 없는 보증을 배당할 금액에 넣습니다. 보증이 금전이 아닌 방법으로 제공되어 있으면 현금화한 뒤 비용을 뺀 금액이 들어갑니다.
늦게라도 내면 되살릴 수 있나
있습니다. 다만 시한과 추가 비용이 붙습니다.
제138조 제3항은 매수인이 재매각기일의 3일 이전까지 대금, 지급기한이 지난 뒤부터 지급일까지의 대금에 대한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 그리고 절차비용을 지급한 때에 재매각절차를 취소하도록 합니다. 원래 대금만으로는 부족하고 이자와 비용까지 얹어야 합니다.
차순위매수신고인이 이미 매각허가결정을 받은 경우에는 경쟁이 생깁니다. 같은 항 뒷문장은 그때 위 금액을 먼저 지급한 매수인이 목적물의 권리를 취득한다고 정합니다. 누가 먼저 돈을 넣느냐로 결론이 갈리는 구조입니다.
주의
재매각기일 3일 이전이라는 시한은 재매각기일 당일이 아니라 그보다 앞선 날을 기준으로 셉니다. 재매각공고가 나오면 즉시 기일을 확인하고, 지연이자와 절차비용의 정확한 액수를 경매계에 문의해 한 번에 납부하셔야 합니다.
차순위매수신고는 어떤 조건에서 하나
금액의 문턱이 있습니다.
제114조 제1항은 최고가매수신고인 외의 매수신고인이 매각기일을 마칠 때까지 집행관에게 차순위매수신고를 할 수 있게 합니다. 제2항은 그 신고액이 최고가매수신고액에서 보증액을 뺀 금액을 넘는 때에만 가능하다고 제한합니다.
차순위로 남으면 보증금도 묶입니다. 제115조 제3항에 따라 최고가와 차순위를 제외한 다른 입찰자는 매각기일 종결 고지와 함께 즉시 보증을 돌려받지만, 차순위매수신고인은 제142조 제6항이 정한 대로 매수인이 대금을 모두 지급한 때에야 책임을 벗고 보증을 돌려받습니다.
보증을 잃지 않는 경우도 있나
매각 자체가 허가되지 않으면 그렇습니다.
제133조는 매각을 허가하지 아니한 결정이 확정된 때 매수인과 매각허가를 주장한 매수신고인의 매수 책임이 면제된다고 정합니다. 책임이 면제되므로 보증도 돌려받습니다. 제121조 제6호는 천재지변 그 밖에 자기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부동산이 현저하게 훼손되거나 중대한 권리관계가 변동된 사실이 절차 진행 중에 밝혀진 때를 이의 사유로 들고 있습니다.
낙찰 뒤 건물에 큰 사고가 났거나 등기부에 없던 권리가 드러났다면, 대금을 내지 않고 버티는 것이 아니라 매각허가에 대한 이의나 항고로 다투어야 합니다. 제120조 제2항은 이의를 매각허가가 있을 때까지 신청하도록 하므로 시점을 놓치면 안 됩니다.
입찰 전에 무엇을 점검해야 하나
- 매각공고에서 보증 금액과 제공 방법을 확인합니다.
- 대금지급기한이 통지되면 잔금 조달 일정을 그 안에 맞춥니다.
- 대출을 쓸 계획이면 낙찰 전에 금융기관의 심사 조건을 받아 둡니다.
- 매각물건명세서와 현황조사보고서로 인수할 권리를 살핍니다.
- 차순위매수신고를 할지, 한다면 보증금이 묶이는 기간을 감수할지 정합니다.
확인할 것
· 매각허가결정 확정일과 대금지급기한 통지서
· 보증으로 낸 것이 현금인지 보증서인지
· 재매각공고가 났다면 재매각기일과 3일 전 날짜
· 지연이자와 절차비용의 정확한 액수
· 낙찰 뒤 목적물에 생긴 훼손이나 권리 변동 자료
잔금이 막힌 상황이라면 재매각기일이 잡히기 전에 변호사와 함께 취소 요건과 자금 순서를 점검하시는 편이 손실을 줄입니다.
정리
낙찰 뒤 대금지급기한을 넘기면 차순위매수신고인이 있을 때는 그에게 매각허가 여부를 결정하고, 없을 때는 재매각을 명합니다. 어느 경우든 대금을 내지 않은 매수인은 보증을 돌려받지 못하고, 그 돈은 제147조에 따라 채권자에게 배당됩니다.
재매각기일 3일 이전까지 대금과 지연이자, 절차비용을 모두 내면 절차가 취소되어 권리를 되찾을 수 있습니다. 매각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 대금을 미루는 대신 이의와 항고로 다투어야 합니다. 입찰을 앞두고 계시다면 잔금 계획을 먼저 세우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사집행법 제113조, 제114조, 제115조, 제120조, 제121조, 제133조, 제137조, 제138조, 제142조, 제14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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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대출이 거절되어 잔금을 못 냈습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을 방법이 있습니까?
제137조 제2항과 제138조 제4항은 반환 청구를 막고 있어 자금 사정만으로는 돌려받기 어렵습니다. 재매각기일 3일 이전까지 대금과 지연이자, 절차비용을 완납하면 절차가 취소되므로 그 길을 먼저 검토하십시오.
재매각에서 더 낮은 가격에 다시 입찰해도 됩니까?
제138조 제4항은 재매각절차에서 전의 매수인의 매수신청을 금지합니다. 가족이나 지인 명의로 입찰하는 것도 제121조 제3호의 이의 사유가 될 수 있으므로 권하지 않습니다.
낙찰 뒤 건물에 불이 났습니다. 그래도 대금을 내야 합니까?
제121조 제6호는 책임 없는 사유로 부동산이 현저히 훼손된 사실이 절차 중에 밝혀진 때를 이의 사유로 정합니다. 대금을 미루지 말고 매각허가에 대한 이의나 항고로 다투셔야 보증을 지킬 수 있습니다.
차순위매수신고를 해 두었는데 보증금은 언제 받습니까?
제142조 제6항에 따라 매수인이 대금을 모두 지급한 때 책임을 벗고 즉시 반환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매수인이 내지 않으면 제137조에 따라 차순위에 대한 매각허가 여부가 결정되므로 그때까지 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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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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