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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10월 1일조회 2

빈 땅에 저당 잡은 뒤 지은 집의 운명

아무것도 없는 땅을 담보로 잡아 돈을 빌려주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자리에 건물이 올라가는 일이 있습니다. 돈을 댄 쪽에서는 난감해집니다. 위에 집이 선 땅은 따로 떼어 팔기 어렵고 값도 내려갑니다. 민법은 이런 장면을 미리 내다보고 담보를 잡은 사람이 건물까지 한꺼번에 경매에 부칠 길을 열어 두었습니다. 다만 그 길에는 조건이 붙어 있고, 팔린 돈을 나누는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선이 그어집니다.

땅만 잡은 담보가 왜 흔들리나

우리 법이 땅과 집을 따로 세기 때문입니다.

민법 제358조는 저당권의 효력이 저당부동산에 부합된 물건과 종물에 미친다고 정합니다. 담을 새로 쌓거나 보일러를 들여놓는 정도는 이 문장 안으로 들어옵니다. 그런데 건물은 다릅니다. 땅 위에 서 있어도 부합물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부동산이어서, 토지 저당권의 효력이 건물에는 닿지 않습니다.

제256조도 부동산의 소유자가 그 부동산에 부합한 물건의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하면서, 타인의 권원에 의하여 부속된 것은 예외로 두었습니다. 건물은 애초에 이 조문이 다루는 부속물의 자리에 있지 않습니다.

결과가 감정가에서 드러납니다. 빈 땅으로 평가받아 잡은 담보가, 집행에 들어갈 무렵에는 남의 건물이 얹힌 땅이 되어 있습니다. 사려는 사람이 줄고 값은 내려갑니다.

나대지 담보의 약점
토지만 잡은 담보는 그 위에 무엇이 서느냐에 따라 값이 크게 흔들립니다. 건물이 서면 매수인은 건물 소유자와의 관계를 떠안게 되고, 그만큼 입찰가를 낮춰 씁니다. 담보를 잡는 시점의 감정가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생각하면 어긋납니다.

건물까지 함께 팔아 달라 할 수 있나

할 수 있습니다.

제365조는 토지를 목적으로 저당권을 설정한 후 그 설정자가 그 토지에 건물을 축조한 때에는 저당권자가 토지와 함께 그 건물에 대하여도 경매를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실무에서 일괄경매청구권이라고 부르는 것이 이 조문입니다.

제363조 제1항이 이미 저당물의 경매를 청구할 권리를 주고 있으므로, 제365조는 거기에 건물 한 채를 얹어 주는 구조입니다. 땅과 집을 한 사건에서 같이 매각하면 사려는 사람이 온전한 한 덩어리를 받습니다. 값이 제자리를 찾습니다.

의무는 아닙니다. 토지만 경매에 부칠지 건물까지 묶을지는 담보를 잡은 쪽이 고릅니다. 건물의 상태나 그 위에 걸린 권리를 보고 묶지 않는 편이 나은 경우도 있습니다.

건물 판 돈은 왜 손에 들어오지 않나

같은 조문의 뒷문장이 그렇게 막아 두었습니다. 제365조 단서는 그 건물의 경매대가에 대하여는 우선변제를 받을 권리가 없다고 못 박습니다.

이 조문의 목적이 땅값을 되살리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건물에 담보를 설정한 적이 없는 사람에게 건물 판 돈까지 먼저 가져가게 하면, 건물에 돈을 댄 다른 채권자들의 자리를 빼앗는 셈이 됩니다.

그래서 배당표가 두 갈래로 갈립니다. 토지 매각대금에서는 순위에 따라 먼저 받고, 건물 매각대금에서는 그 자리를 얻지 못합니다. 건물 쪽 돈은 건물에 권리를 가진 사람들과 소유자에게 갑니다.

실익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땅과 집이 함께 팔리면서 토지분 낙찰가 자체가 올라가는 것이 이 권리의 실제 효과입니다.

누가 지었는지가 갈림길이 된다

조문은 그 설정자가 축조한 때라고 적었습니다.

담보를 내준 땅 주인이 스스로 지은 건물이라야 이 조문의 무대에 오릅니다. 땅을 빌린 사람이 정당한 권원을 얻어 자기 이름으로 올린 건물은 다른 사람의 재산이므로 묶을 수 없습니다. 남의 물건을 대신 팔아 달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설정자가 짓고 나서 제삼자에게 넘긴 경우가 실무에서 가장 자주 다투어집니다. 매각 시점에 건물이 누구 명의로 되어 있는지, 이전이 언제 이루어졌는지를 등기사항증명서로 따집니다. 경매를 신청하기 전에 건물 등기부와 건축물대장을 함께 떼어 소유자의 변동 이력을 확인해 두셔야 합니다.

상황일괄경매건물 대금 배당
땅 주인이 저당 뒤에 직접 신축청구할 수 있음우선변제를 받지 못함
땅을 빌린 사람이 자기 이름으로 신축묶을 수 없음해당 없음
저당권 설정 당시 이미 건물이 있었음제365조의 대상이 아님제366조의 지상권 문제로 넘어감
토지와 건물에 모두 담보를 잡아 둠처음부터 두 건을 함께 신청양쪽 모두 순위대로 받음

법정지상권이 생기지 않는 자리

제366조는 저당물의 경매로 인하여 토지와 그 지상건물이 다른 소유자에 속한 경우에 토지소유자가 건물소유자에게 지상권을 설정한 것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지료는 당사자의 청구로 법원이 정합니다.

다만 실무는 이 조문이 작동하려면 담보를 설정할 당시에 이미 건물이 서 있었어야 한다고 봅니다. 빈 땅을 보고 값을 매겨 돈을 빌려준 사람에게, 나중에 올라간 건물 때문에 땅을 쓰지 못하는 부담까지 지울 수는 없다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빈 땅에 담보를 잡은 뒤 지어진 건물에는 이 지상권이 붙지 않습니다. 땅만 팔리면 건물은 땅을 쓸 근거 없이 서 있는 상태가 됩니다. 새 땅 주인은 치우라고 하고 건물 주인은 값을 물어 달라고 맞섭니다. 다툼이 길어집니다.

일괄경매가 여기서 힘을 냅니다. 두 개를 한 사람에게 넘기면 그 다툼 자체가 생기지 않습니다.

빈 땅을 담보로 잡을 때 무엇을 넣어 두나

설정하는 날 해 두는 일이 나중의 값을 지킵니다.

  1. 근저당권과 함께 같은 땅에 지상권을 설정해 두어 제삼자가 사용권을 얻는 것을 막습니다.
  2. 설정 전날 현장 사진을 찍어 그 시점에 아무 구조물이 없었다는 점을 남깁니다.
  3. 해당 지번의 건축 인허가 현황을 지방자치단체 창구나 건축행정 시스템에서 확인합니다.
  4. 대출 약정서에 신축이나 형질 변경을 할 때 미리 알리도록 하는 조항을 넣습니다.
  5. 등기사항증명서와 토지대장을 정기적으로 다시 떼어 변동을 확인합니다.

이미 공사가 시작된 뒤라면 착공 시점과 건축주 명의부터 확인하십시오. 기초 공사만 되어 있는 단계와 골조가 올라간 단계는 건물로 볼 수 있는지가 달라져 결론이 갈립니다.

주의
건물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매를 신청하면 매각 대상을 특정하기 어려워 절차가 늦어집니다. 반대로 준공 뒤에 움직이면 그사이 건물에 다른 권리가 붙어 있을 수 있습니다. 신청 시점은 공사 진행 상황을 보고 정해야 합니다.

정리

땅과 집을 따로 세는 제도 때문에 빈 땅을 담보로 잡은 사람은 나중에 올라간 건물 앞에서 약해집니다. 제365조가 그 약점을 메우려고 건물까지 함께 경매에 부칠 권리를 주었습니다.

대신 건물 판 돈은 먼저 가져가지 못합니다. 조문의 목적이 토지 담보의 값을 되살리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누가 건물을 지었는지에 따라 이 권리가 아예 서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담보를 잡을 때 지상권을 함께 걸어 두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비입니다. 이미 건물이 올라간 상태라면 건축주 명의와 착공 시점, 등기 여부를 정리해 변호사와 함께 신청 시기를 잡아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256조, 제358조, 제363조, 제365조, 제36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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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설정자가 지은 건물을 자녀 명의로 등기했습니다.

매각 시점에 건물이 누구 것인지가 기준이 되므로 명의가 넘어간 경위와 시기를 따지게 됩니다. 등기 원인과 날짜, 실제 공사비를 누가 댔는지를 보여 줄 자료를 먼저 모아 두시기 바랍니다.

건물까지 묶으면 배당을 더 받을 수 있나요?

건물 매각대금에서는 먼저 받을 자리가 없습니다. 다만 땅과 집이 한 덩어리로 팔리면서 토지분 낙찰가가 올라가는 효과가 있으므로, 감정평가를 받아 보고 실익을 따져 보셔야 합니다.

담보를 잡을 때 지상권까지 설정해도 되나요?

담보 목적으로 지상권을 함께 설정하는 것은 실무에서 널리 쓰이는 방식입니다. 설정 범위와 존속기간을 어떻게 적을지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므로 등기 신청 전에 문안을 검토받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빈 땅 경매에서 위에 집이 있는 물건을 봤습니다.

건물에 땅을 쓸 권리가 붙어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매각물건명세서와 현황조사서에 적힌 내용이 출발점이고, 건물 등기부의 접수 날짜를 담보 설정일과 맞춰 보시면 방향이 잡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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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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