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현장에 쌓아 둔 목재를 옆 업체가 가져다 가구를 짜 버렸다면 그 가구는 누구 것일까요. 재료의 주인은 내 나무라고 하고, 만든 사람은 내 솜씨라고 합니다. 두 주장을 모두 들어주면 물건은 하나인데 주인이 둘이 되니, 민법은 이럴 때 누구에게 소유권을 몰아주고 다른 쪽에는 돈으로 갚게 하는 규칙을 마련해 두었습니다. 첨부라고 부르는 장이고, 그 안에 부합과 혼화, 가공 세 갈래가 있습니다. 재료와 노동이 섞였을 때 조문이 어느 쪽 손을 들어 주는지, 잃은 쪽은 무엇을 받는지 따져 봅니다.
첨부라는 제도는 왜 있나
하나가 된 물건을 다시 쪼개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서로 다른 사람의 물건이 붙거나 섞이거나 손질되어 새 물건이 되면, 원래대로 떼어 내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떼어 내는 비용이 물건 값보다 클 때가 많습니다. 그때 법은 하나의 소유권을 정해 주고, 나머지 사람의 손해는 돈으로 메우도록 방향을 잡았습니다. 물건은 살리고 정산은 따로 하자는 태도입니다.
민법은 이를 세 조문으로 나누어 두었습니다. 동산과 동산이 붙는 부합은 제257조, 곡물이나 액체처럼 섞여 구별이 안 되는 혼화는 제258조, 남의 재료에 노동을 더하는 가공은 제259조입니다.
첨부
소유자가 다른 물건이 결합하거나 남의 물건에 노동이 더해져 새로운 물건이 되었을 때, 그 물건의 소유권을 한 사람에게 귀속시키고 나머지 사람에게는 보상을 청구할 수 있게 하는 제도입니다. 부합, 혼화, 가공을 함께 부르는 말입니다.
가공한 물건은 원칙적으로 누구 것인가
재료 주인의 것입니다.
제259조 제1항 본문은 타인의 동산에 가공한 때 그 물건의 소유권이 원재료의 소유자에게 속한다고 정합니다. 남의 나무로 의자를 만들었다면 그 의자는 나무 주인의 것이 되는 셈입니다. 만든 사람의 솜씨가 들어갔다는 사정만으로는 결론이 바뀌지 않습니다.
그런데 같은 항 단서가 예외를 답니다. 가공으로 인한 가액의 증가가 원재료의 가액보다 현저히 다액인 때에는 가공자의 소유로 합니다. 재료보다 노동의 값이 훨씬 클 때는 만든 사람이 가져간다는 뜻입니다.
얼마나 값이 올라야 만든 사람의 것이 되나
조문은 현저히 다액이라고만 적었습니다.
비교의 두 항은 원재료의 가액과 가공으로 늘어난 가액입니다. 늘어난 부분이 재료 값과 비슷하거나 조금 넘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눈에 띄게 커야 합니다. 어느 정도가 현저한지는 숫자로 정해져 있지 않아 물건의 종류와 거래 관행에 따라 판단됩니다.
제2항은 가공자가 재료의 일부를 제공한 경우를 다룹니다. 그때는 그 재료의 가액을 증가액에 가산합니다. 만든 사람이 자기 재료를 보탰다면 그만큼 저울이 가공자 쪽으로 기웁니다.
| 장면 | 재료 값과 늘어난 값 | 소유권 |
|---|---|---|
| 남의 목재로 평범한 선반을 짬 | 증가액이 재료 값과 비슷함 | 재료 주인 |
| 남의 값싼 돌로 조각 작품을 완성함 | 증가액이 재료 값을 크게 넘음 | 가공자 |
| 남의 원단에 자기 부자재를 더해 옷을 만듦 | 부자재 값을 증가액에 더해 비교 | 합산 결과에 따라 |
두 동산이 붙어 하나가 되면
주된 물건의 주인이 가져갑니다.
제257조 앞문장은 동산과 동산이 부합하여 훼손하지 아니하면 분리할 수 없거나 분리에 과다한 비용을 요할 경우, 합성물의 소유권이 주된 동산의 소유자에게 속한다고 정합니다. 남의 엔진을 내 배에 얹었다면 어느 쪽이 주된 것인지가 결론을 정합니다.
주종을 가릴 수 없을 때는 뒷문장이 적용됩니다. 각 동산의 소유자는 부합 당시의 가액 비율로 합성물을 공유합니다. 제258조는 곡물이나 기름처럼 섞여 식별할 수 없게 된 혼화에도 같은 규칙을 준용합니다.
떼어 낼 수 있고 비용도 크지 않다면 애초에 부합이 아닙니다. 그때는 각자 자기 것을 찾아가면 되고, 소유권 귀속을 따질 일이 없습니다.
소유권을 잃은 사람은 무엇을 받나
돈입니다. 물건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제261조는 첨부로 손해를 받은 자가 부당이득에 관한 규정에 의하여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제741조는 정당한 근거 없이 남의 재산이나 노동에서 이익을 얻어 상대에게 손해를 입힌 사람이 그 이익을 돌려주도록 하는 조문입니다. 재료를 잃은 사람은 재료 값을, 노동을 잃은 사람은 노동의 값을 이 규정으로 구합니다.
소유권이 넘어가는 것은 법이 정한 결과이므로 그 자체가 불법은 아닙니다. 다만 남의 재료를 허락 없이 가져다 쓴 행위는 별개입니다. 그 부분은 제750조의 불법행위로 다시 물을 수 있고, 형사 문제로 번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의
첨부로 소유권을 잃은 뒤에는 그 물건을 되찾아 오겠다고 나설 수 없습니다. 상대의 창고에서 물건을 가져오면 오히려 점유 침탈이 됩니다. 청구할 수 있는 것은 보상금이므로, 재료의 가액과 반출 시점을 증명할 자료를 모으는 쪽에 힘을 쓰셔야 합니다.
재료에 걸려 있던 담보는 어떻게 되나
물건을 따라가거나 사라집니다.
제260조 제1항은 첨부로 동산의 소유권이 소멸한 때 그 동산을 목적으로 한 다른 권리도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재료에 질권이 잡혀 있었는데 그 재료가 남의 것이 되어 버리면 질권도 함께 없어집니다.
반대로 재료 주인이 새 물건의 단독 소유자가 되었다면 제2항에 따라 그 권리는 합성물이나 가공물 위에 그대로 존속합니다. 공유자가 되었다면 그 지분 위에 남습니다. 담보를 잡은 쪽에서는 재료가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추적해야 권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땅이나 건물에 붙였다면
규칙이 다릅니다.
제256조에 따르면 부동산에 붙은 물건의 소유권은 그 부동산의 소유자가 얻습니다. 동산끼리와 달리 주종을 따지지 않고 부동산 쪽이 우선합니다. 다만 타인의 권원에 의하여 부속된 것은 예외입니다. 임차인이 자기 권리로 설치한 것은 건물 주인의 것이 되지 않습니다.
- 남의 자재로 내 건물을 증축했다면 증축 부분은 건물 주인에게 붙고, 자재 주인은 제261조로 보상을 구합니다.
- 세입자가 임대인의 동의 아래 붙인 설비는 권원에 의한 부속이므로 세입자의 것으로 남습니다.
- 어느 쪽인지 불분명하면 계약서와 설치 경위, 분리 가능성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재료의 행방과 가액을 놓고 다툼이 생겼다면 감정과 증거 확보의 순서를 변호사와 함께 정하시는 편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정리
남의 재료로 만든 물건은 제259조에 따라 원칙적으로 재료 주인의 것이고, 가공으로 늘어난 값이 재료 값보다 현저히 클 때만 만든 사람의 것이 됩니다. 동산끼리 붙으면 제257조에 따라 주된 물건의 주인이 가져가고, 주종을 가릴 수 없으면 가액 비율로 공유합니다.
소유권을 잃은 쪽은 제261조가 가리키는 부당이득 규정으로 돈을 청구하고, 재료에 걸려 있던 담보는 제260조에 따라 물건을 따라가거나 소멸합니다. 재료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되셨다면 물건을 찾아올 생각보다 가액을 증명할 자료부터 챙기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256조, 제257조, 제258조, 제259조, 제260조, 제261조, 제741조, 제750조
본 글이 일반적 안내였다면, 본인 사안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정식 상담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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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제 자재로 상대가 물건을 만들었습니다. 그 물건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까?
제259조 제1항 본문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재료 주인의 것이므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가공으로 늘어난 값이 재료 값보다 현저히 크면 가공자의 것이 되고, 그때는 제261조에 따른 보상을 청구하게 됩니다.
만든 사람의 것이 되면 재료 주인은 아무것도 못 받습니까?
아닙니다. 제261조는 손해를 받은 자가 부당이득 규정으로 보상을 청구할 수 있게 합니다. 재료의 가액을 증명하면 그만큼을 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두 회사의 부품이 섞여 어느 쪽이 주된 것인지 모릅니다.
제257조 뒷문장에 따라 부합 당시의 가액 비율로 합성물을 공유합니다. 각 부품의 당시 가액을 증명할 견적서와 거래 자료를 확보하십시오.
재료에 질권을 잡아 두었는데 재료가 가공되어 남의 것이 되었습니다.
제260조 제1항에 따라 재료의 소유권이 소멸하면 질권도 함께 소멸합니다. 재료 주인이 가공물의 소유자나 공유자가 된 경우에만 제2항에 따라 그 물건이나 지분 위에 권리가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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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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