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구의 30년 된 빌라에 전세로 들어온 지 1년 8개월째입니다. 만기를 다섯 달 앞두고 세입자는 문자로 계약 갱신을 요구했습니다. 이틀 뒤 집주인의 답이 왔습니다. 건물이 낡아 재건축할 계획이니 갱신은 어렵다고 합니다. 2년 전 계약할 때는 재건축이라는 단어를 들은 적이 없습니다. 계약서 특약란도 비어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제7호는 재건축을 갱신 거절 사유로 인정하지만, 아무 재건축이나 통과시키지는 않습니다. 이 사안에서는 계약 당시 고지가 있었는지가 첫 번째 갈림길입니다.
재건축을 이유로 언제든 거절할 수 있나
그렇지 않습니다. 제7호는 요건을 여러 겹으로 쌓았습니다.
우선 집주인이 목적 주택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철거하거나 재건축하려는 것이어야 합니다. 외벽 도색이나 배관 교체 같은 수선은 해당하지 않습니다. 다음으로 그 공사를 위해 점유를 되찾을 필요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목·나목·다목 가운데 하나에 들어야 합니다.
세 갈래는 성격이 다릅니다. 가목은 계약할 때의 약속, 나목은 건물의 물리적 상태, 다목은 다른 법률에 따른 절차를 봅니다. 집주인이 "재건축"이라고만 말했다면, 세입자가 먼저 물어야 할 것은 그것이 어느 갈래냐는 것입니다.
| 제7호의 갈래 | 집주인이 갖춰야 할 것 | 세입자가 요구할 자료 |
|---|---|---|
| 가목 계약 시 고지 | 계약 당시 공사시기·소요기간을 포함한 구체적 계획을 알렸고, 그 계획대로 진행 | 계약서 특약, 고지 문서, 지금의 공사 일정 |
| 나목 안전사고 우려 | 노후·훼손·일부 멸실 등으로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상태 | 안전점검·진단 결과, 행정기관 지적 자료 |
| 다목 다른 법령 | 다른 법령에 따라 철거나 재건축이 이루어짐 | 사업 인가 등 해당 법령상 절차 진행 자료 |
계약 때 고지는 얼마나 구체적이어야 하나
가목은 문턱이 높습니다.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공사시기 및 소요기간 등을 포함한 철거 또는 재건축 계획을 임차인에게 구체적으로 고지하고, 그 계획에 따르는 경우여야 합니다. 세 가지가 한꺼번에 요구됩니다. 고지 시점은 계약 체결 당시이고, 내용은 언제 시작해 얼마나 걸리는지가 드러날 만큼 구체적이어야 하며, 실제 진행도 그 계획을 따라야 합니다.
"언젠가 재건축할 수도 있다"는 말로는 부족하다고 보는 것이 조문의 문언에 맞습니다. "2027년 상반기 착공, 공사 기간 약 2년"처럼 시기와 기간이 들어간 고지여야 세입자가 자기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계약 당시 고지했던 일정과 지금 말하는 일정이 크게 다르다면 그 계획에 따르는 경우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사례처럼 계약서에 아무 기재가 없고 구두 고지도 없었다면 가목은 사실상 닫힙니다. 집주인은 다른 갈래를 찾아야 합니다.
고지가 없었다면 안전 문제로 거절할 수 있나
나목이 남아 있습니다.
건물이 노후·훼손 또는 일부 멸실되는 등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계약 당시 고지가 없었어도 거절할 수 있습니다. 건물의 상태가 계약 뒤에 나빠질 수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 갈래입니다.
핵심 단어는 오래되었다가 아니라 안전사고의 우려입니다. 지은 지 30년이 넘었다는 사실만으로 이 요건을 채웠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기울어짐이나 균열, 구조 부재의 손상처럼 사람이 다칠 위험을 보여 주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구청의 안전점검 결과나 전문기관의 진단 보고서가 있는지 묻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세입자로서는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상태를 가장 잘 압니다. 누수나 균열이 있었는지, 집주인이 그동안 보수 요구에 어떻게 응했는지도 함께 정리해 두십시오. 안전 우려를 이유로 거절하면서 그동안 수선 의무는 소홀히 했다면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정비사업 구역이라면 결론이 달라지나
다목은 다른 법령에 따라 철거 또는 재건축이 이루어지는 경우입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른 재건축·재개발처럼 법령상 절차를 밟는 사업이 대표적입니다. 이 경우 거절의 정당성은 집주인 개인의 계획이 아니라 사업이 실제로 어느 단계까지 진행되었는지로 판단하게 됩니다. 조합 설립 추진 단계에 머물러 있는지, 이주가 임박했는지에 따라 점유를 되찾을 필요성의 무게가 다릅니다.
해당 지자체 누리집의 정비사업 정보나 조합 공고를 확인하면 진행 상황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집주인에게 관련 문서 사본을 요청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재건축하지 않고 다른 세입자를 들이면
세입자가 가장 억울해하는 장면입니다.
같은 조 제5항과 제6항은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한 뒤 제3자에게 세를 준 경우의 배상을 정하고, 환산월차임 3개월분 등 계산 방법까지 적어 두었습니다. 그런데 이 규정은 제8호 실거주 사유에만 붙어 있습니다. 재건축을 내세운 제7호 거절에는 같은 계산식이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손해를 묻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요건을 갖추지 못한 거절이었다면 세입자는 일반 손해배상의 법리로 이사비용, 늘어난 주거비 같은 실제 손해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계산식이 없는 만큼 손해를 하나하나 증명해야 하는 부담이 세입자에게 돌아갑니다.
그래서 거절 통지를 받는 시점부터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절 통지를 받은 세입자는 무엇부터 하나
- 갱신 요구를 했다는 기록을 확보합니다. 문자를 보냈다면 캡처를, 아직이라면 기간 안에 내용증명으로 요구합니다.
- 집주인에게 거절 사유가 가목·나목·다목 중 무엇인지, 공사 시기와 기간은 언제인지 서면으로 묻습니다.
- 계약서와 중개 당시 받은 서류에 재건축 관련 기재가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 나목이라면 안전점검·진단 자료를, 다목이라면 사업 진행 자료를 요청합니다.
- 답변이 부실하면 갱신된 것을 전제로 계속 거주하면서 분쟁조정이나 소송으로 판단을 받습니다.
이사비를 받고 합의로 나가는 길도 있지만, 그것은 사유를 확인한 뒤에 고를 선택지입니다.
주의
갱신 요구는 만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해야 효력이 있습니다. 집주인이 재건축을 말하며 거절할 것 같다고 미리 포기하고 기간을 넘기면, 거절 사유가 부실해도 다툴 기회가 사라집니다. 요구는 일단 기간 안에 기록이 남는 방법으로 하십시오.
정리
재건축을 이유로 한 갱신 거절은 주택의 전부나 대부분을 철거·재건축하려 하고, 그를 위해 점유 회복이 필요하며, 세 갈래 중 하나에 해당해야 받아들여집니다. 계약 당시 공사시기와 소요기간이 담긴 고지가 없었다면 가목은 쓰기 어렵고, 집주인은 안전사고 우려나 다른 법령에 따른 사업을 증명해야 합니다.
거절 사유가 사실과 달랐을 때의 배상 계산식은 실거주 사유에만 있으므로, 재건축 거절에 맞서려면 처음부터 기록을 쌓아야 합니다.
재건축을 이유로 갱신을 거절당했다면 계약서와 주고받은 문자를 모아 변호사와 함께 어느 갈래의 요건이 비어 있는지부터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제6조의3
13년차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부동산 전문변호사가 부산·울산·창원·대구·제주 권역에서 같은 유형 사건을 다뤄왔습니다. 사건의 갈림길에서 정확한 안내가 필요하시다면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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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계약서에 "재건축 시 계약 종료"라고만 적혀 있습니다.
공사 시기와 소요기간이 빠진 문구라면 가목이 요구하는 구체적 고지로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계약 당시 따로 일정 설명을 들었는지, 그 내용이 지금 계획과 같은지를 함께 따져 보아야 합니다.
재건축 계획이 2년 뒤라는데 지금 나가야 하나요?
점유를 되찾을 필요가 있어야 거절할 수 있으므로, 공사 착수가 한참 뒤라면 지금 갱신을 거절할 필요성에 의문이 생깁니다. 집주인이 제시한 일정표를 받아 두고 다툴 여지를 검토하십시오.
집주인이 바뀌었는데 새 집주인이 재건축을 하겠다고 합니다.
가목의 고지는 계약 체결 당시에 있어야 하므로, 새 집주인이 들어와서 새로 세운 계획은 가목에 해당하기 어렵습니다. 이때는 나목이나 다목의 요건을 갖추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거절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그냥 계속 살아도 되나요?
기간 안에 갱신을 요구했고 거절 사유가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면 계약은 갱신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집주인이 명도 소송을 낼 수 있으므로 요구 기록과 사유에 대한 반박 자료를 준비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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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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