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질문 내용
동네 상가 1층 한 칸을 팝업 매장으로 쓰려고 여섯 달짜리 계약을 했습니다.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80만원이고 계약서에도 6개월이라고 분명히 적었습니다. 그런데 주인 쪽에서 상가는 법으로 최소 1년이라 여섯 달 만에 나가도 1년치 월세를 내야 한다고 합니다. 이 말이 맞는 건가요?
본인 사안은 1년 미만으로 정한 상가 임대차 기간을 누가 주장할 수 있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여섯 달이 유효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쪽은 임차인뿐이고, 임대인이 1년을 채우라고 요구할 근거는 없습니다.
■ 1년으로 본다는 조문의 방향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9조 제1항은 기간을 정하지 않거나 1년 미만으로 정한 임대차는 그 기간을 1년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임대인 말이 맞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같은 항 단서가 방향을 정해 둡니다. 임차인은 1년 미만으로 정한 기간이 유효함을 주장할 수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 법이 민법의 특례로서 임차인을 보호하려고 만든 법이기 때문에, 1년이라는 기간은 임차인이 쫓겨나지 않도록 붙여 둔 최소 보장선이지 임차인을 붙잡아 두는 족쇄가 아닙니다. 그래서 여섯 달로 정한 계약에서 임차인은 여섯 달을 고르고, 임대인은 그 선택을 막지 못합니다.
■ 임대인이 1년을 요구하면 어떻게 되나
제15조는 이 법의 규정에 위반된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고 정합니다. 계약서에 여섯 달이라고 썼는데 임대인이 뒤늦게 1년을 주장하는 것은 약정 자체를 바꾸자는 요구이므로 받아들일 의무가 없고, 처음부터 계약서에 임차인은 1년 전에 나갈 수 없다는 식의 문구를 넣었더라도 그 문구는 제9조 제1항 단서와 제15조에 걸려 효력이 없습니다. 여섯 달이 지나 나가시면서 보증금을 돌려 달라고 하시면 되고, 제9조 제2항은 임대차가 끝나도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 임대차 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본다고 정하므로 돈을 받기 전까지 가게를 넘겨줄 의무도 없습니다.
■ 거꾸로 더 있고 싶어질 때
장사가 잘되어 여섯 달이 짧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때는 같은 조문의 본문이 임차인 편이 됩니다. 1년으로 본다는 원칙을 임차인이 택하면 임대인은 여섯 달 만에 나가라고 할 수 없습니다. 더 나아가 제10조 제1항은 임차인이 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계약갱신을 요구하면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하게 하고, 제2항은 최초 기간을 포함한 전체 기간이 10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합니다. 짧게 정한 계약이라도 갱신 요구를 통해 길게 이어 갈 길이 열려 있는 셈입니다.
■ 이 법이 적용되는지 먼저 확인할 것
세 가지를 보셔야 합니다. ① 제2조 제1항에 따라 사업자등록 대상 건물의 임대차여야 하고, 보증금과 월세를 환산한 금액이 지역별 기준을 넘지 않아야 합니다. 기준을 넘으면 제2조 제3항이 열거한 조문만 적용되는데 제9조는 그 목록에 없어 민법으로 돌아갑니다. ② 제16조는 일시사용이 명백한 임대차에 이 법을 적용하지 않으므로, 계약서에 행사 기간 동안의 임시 매장이라고 적혀 있으면 여섯 달 규정도 1년 규정도 모두 빠집니다. ③ 제3조 제1항에 따라 건물을 인도받고 사업자등록을 신청하면 그 다음 날부터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으니 입점 즉시 등록하십시오.
■ 지금 정리해 두실 것
계약서 원본에 기간이 여섯 달로 적혀 있는지, 그 뒤에 별도의 특약이 붙어 있는지 확인하시고, 임대인이 1년을 요구한 문자나 통화 내용을 날짜와 함께 남겨 두십시오. 나가실 생각이라면 만료 한 달쯤 전에 종료 의사와 보증금 반환 계좌를 적은 문자를 보내 두시면 뒤의 다툼이 줄어듭니다. 임대인이 끝내 보증금을 내주지 않으면 제20조의 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실 수 있고, 조정으로 풀리지 않을 때는 변호사와 반환 청구 절차를 상의하시면 됩니다.
참조 조문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2조, 제3조, 제9조, 제10조, 제15조, 제16조, 제2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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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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