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질문 내용
조카가 원룸을 얻을 때 제가 연대보증을 섰습니다. 1년 계약이었는데 아무도 연락을 주고받지 않은 채 그대로 계속 살았고, 지금 2년이 넘었습니다. 최근 집주인이 넉 달치 월세가 밀렸다며 저한테 내놓으라고 합니다. 처음 1년이 지난 뒤에 생긴 밀린 돈까지 제가 물어야 하나요?
본인 사안은 임대차가 기간 만료 뒤 조용히 이어졌을 때 제3자가 제공한 담보가 어떻게 되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민법이 적용되는 임대차에서는 기간이 만료되면서 그 담보가 소멸하므로, 갱신된 뒤에 생긴 연체까지 보증인에게 물을 수 없습니다.
■ 근거가 되는 조문
민법 제639조 제1항은 임대차기간이 만료한 뒤에도 임차인이 임차물의 사용과 수익을 계속하는데 임대인이 상당한 기간 안에 이의하지 않으면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이것이 묵시의 갱신입니다. 이어지는 제2항이 핵심입니다. 그 경우에 전 임대차에 대하여 제삼자가 제공한 담보는 기간의 만료로 인하여 소멸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갱신은 되지만 남의 담보는 따라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 왜 이렇게 정해 두었나
보증을 선 사람은 계약서에 적힌 기간을 보고 책임의 크기를 가늠합니다. 1년짜리 계약에 이름을 올린 사람이 아무 통보도 없이 3년, 5년으로 늘어난 채무를 떠안는다면 애초에 감당하기로 한 범위를 벗어납니다. 임대인과 임차인은 갱신 여부를 알고 있지만 보증인은 그 자리에 없습니다. 그래서 조문이 기간 만료라는 시점에서 선을 긋고, 그 뒤의 일은 당사자들끼리 해결하도록 했습니다.
■ 어떤 담보가 소멸하는가
조문이 말하는 것은 제삼자가 제공한 담보입니다. 연대보증인이나 보증인이 가장 흔하고, 임차인이 아닌 사람이 자기 부동산에 근저당을 설정해 준 경우도 여기에 들어갑니다. 반면 임차인 본인이 낸 보증금은 제3자가 제공한 것이 아니므로 그대로 남아 연체 차임과 원상회복 비용의 공제 대상이 됩니다. 소멸 시점도 헷갈리기 쉬운데, 갱신 합의를 한 날이 아니라 처음 계약의 기간이 만료한 날입니다.
■ 주택과 상가는 먼저 볼 법이 따로 있습니다
살림집이라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가, 가게라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4항이 각각 법정갱신을 정하고 있어 민법 제639조 제1항이 그대로 작동하지 않는 국면이 생깁니다. 그런데 그 두 법에는 제639조 제2항과 같은 담보 소멸 조항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보증인의 책임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가 개별 사안에서 다투어집니다. 보증 계약서에 책임의 기간과 한도를 숫자로 적어 두는 것이 이 다툼을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 지금 확인하실 것
순서대로 짚으시면 됩니다. ① 문제의 임대차가 주택인지 상가인지 아니면 두 법이 적용되지 않는 목적물인지 확인합니다. ② 처음 계약서의 기간 시작일과 만료일을 옮겨 적습니다. ③ 연체가 발생한 날짜들을 만료일 앞뒤로 갈라 정리합니다. ④ 보증 계약서에 기간이나 한도, 갱신 시 연장 여부에 관한 문구가 있는지 읽어 봅니다. ⑤ 만료 무렵에 임대인이 이의를 했는지, 새 계약서를 다시 썼는지 확인합니다. ⑥ 새 계약서가 있다면 보증인이 거기에도 서명했는지를 봅니다.
■ 보증인이 지금 할 수 있는 일
임대인에게서 청구를 받으셨다면 만료일 이후에 생긴 채무라는 점을 서면으로 밝히시는 것이 먼저입니다. 내용증명우편처럼 날짜가 남는 방법을 쓰시고, 계약서 사본과 연체 내역을 함께 첨부하십시오. 아직 보증을 서기 전이라면 기간을 못 박은 문구를 넣고 갱신 때는 다시 확인을 받도록 정해 두십시오. 이미 소송이 들어왔거나 금액이 크다면 답변서 제출 기한이 짧으므로 변호사와 먼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635조, 제639조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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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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