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질문 내용
다음 달에 아파트 경매에 처음 입찰해 보려고 합니다. 법원 사이트에서 감정평가서랑 현황조사서를 받아 봤는데, 감정가가 제가 아는 시세보다 훨씬 높고 현황조사서에는 점유자를 만나지 못했다고만 적혀 있습니다. 이 서류들을 어디까지 믿고 입찰가를 정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본인 사안은 법원이 비치한 세 가지 서류가 각각 무엇을 보증하고 무엇을 보증하지 않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 서류들은 절차를 진행하기 위한 자료일 뿐 물건의 상태와 값을 법원이 책임지고 확인해 준 문서가 아닙니다. 판단의 출발점으로만 쓰셔야 합니다.
■ 만드는 사람이 셋 다 다릅니다
민사집행법 제85조 제1항은 경매개시결정 뒤에 법원이 바로 집행관에게 부동산의 현상, 점유관계, 차임 또는 보증금의 액수, 그 밖의 현황을 조사하도록 명하게 합니다. 현황조사보고서는 집행관이 씁니다. 평가서는 다릅니다. 제97조 제1항은 법원이 감정인에게 부동산을 평가하게 하고 그 평가액을 참작하여 최저매각가격을 정하도록 합니다. 세 번째인 매각물건명세서는 제105조 제1항에 따라 법원이 작성합니다. 세 문서가 서로 다른 시점에 다른 사람 손에서 나오므로 내용이 어긋나는 경우가 생깁니다.
■ 감정평가액은 시세표가 아닙니다
제97조의 평가액은 최저매각가격을 정하기 위한 재료입니다. 참작한다고만 되어 있어 평가액이 곧 최저매각가격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평가 시점은 첫 매각기일보다 여러 달 앞섭니다. 유찰이 반복된 물건이라면 평가서에 적힌 날짜와 입찰일 사이가 한 해 가까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그사이 시세가 움직였다면 그 차이는 입찰자 몫입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인근 중개업소의 호가를 따로 확인하셔야 하는 이유입니다.
■ 점유 정보는 진술에 기대고 있습니다
제105조 제1항 제2호는 명세서에 누가 그 집을 쓰고 있는지, 어떤 권원으로 쓰는지, 언제까지 쓸 수 있는지, 월세와 보증금은 얼마인지를 적도록 하되 그 내용을 관계인의 진술로 잡아 두었습니다. 문언 그대로 진술입니다. 집행관이 방문했을 때 아무도 없어 확인하지 못했다는 취지가 적혀 있는 경우도 흔합니다. 임차인이 있는데 명세서에 드러나지 않았다면 인도 단계에서 문제가 됩니다. 반대로 적혀 있는 임차인이 실제로는 대항력을 갖추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 언제 어디서 볼 수 있나
제105조 제2항은 세 문서의 사본을 법원에 비치해 누구든지 보게 하라고 정합니다. 이해관계인이 아니어도 열람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제106조 제7호는 매각기일 공고에 그 사본을 매각기일 전에 비치한다는 취지를 적도록 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대법원 법원경매정보 사이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매각기일이 다가올수록 내용이 보정되는 경우가 있으니 입찰 직전에 다시 열어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 서류가 잘못되어 있었다면
제121조 제5호는 최저매각가격을 정하는 과정이나 명세서를 만드는 과정에 중대한 흠이 끼어든 경우를 이의사유로 들고 있습니다. 선순위 임차인이 누락되었다거나 인수되는 권리가 빠진 경우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소한 오기까지 흠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이의는 매각결정기일까지 내야 하므로, 낙찰 뒤 문제를 발견하셨다면 남은 날짜부터 세어 보셔야 합니다.
■ 직접 확인하실 것들
서류만으로 메워지지 않는 부분이 남습니다. ① 등기사항증명서를 직접 발급해 말소되는 권리와 인수되는 권리를 구분합니다. ② 주민센터에서 전입세대확인서를 발급받아 명세서의 점유 정보와 대조합니다. ③ 건축물대장으로 위반건축물 표시와 실제 용도를 확인합니다. ④ 관리사무소에 체납 관리비를 물어봅니다. ⑤ 현장에 가서 우편함과 계량기, 출입 흔적을 봅니다. 이 다섯 가지에서 서류와 어긋나는 점이 나오면 입찰가를 다시 계산하시고, 인수되는 권리가 의심스러우면 입찰 전에 변호사에게 등기부와 명세서를 함께 보여 주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사집행법 제85조, 제97조, 제105조, 제106조, 제12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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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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