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거래처 사장에게 운영자금 7,000만 원을 빌려주었고, 지난봄 갚으라는 판결까지 받았습니다. 그런데 채무자 명의의 재산은 보이지 않습니다. 수소문해 보니 채무자의 아버지가 1년 전에 세상을 떠났고, 연제구에 있던 아버지 명의 아파트를 채무자와 누나 둘이 물려받았다고 합니다. 등기부를 떼 보니 소유자 칸에는 아직도 돌아가신 아버지 이름이 그대로입니다. 채무자는 일부러 상속등기를 미루는 눈치입니다. 이름이 바뀌지 않은 집에는 경매도 가압류도 걸 수 없는 것일까요.
상속받았는데 왜 채무자 재산으로 잡히지 않나
등기부의 이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민법상 상속으로 얻는 소유권은 등기 없이도 상속이 개시된 순간 상속인에게 넘어갑니다. 채무자는 이미 아파트 지분의 주인입니다. 다만 같은 조문은 등기하지 않으면 처분하지 못한다고 덧붙입니다. 강제집행은 이 처분을 법원이 대신하는 절차라서, 등기부가 사망자 이름에 멈춰 있는 동안에는 채권자의 손도 함께 묶입니다.
민사집행법도 같은 벽을 세워 둡니다. 강제경매 신청서에는 채무자 소유로 등기된 부동산이면 등기사항증명서를, 아직 채무자 명의로 등기되지 않은 부동산이면 곧바로 채무자 명의로 등기할 수 있다는 증명을 붙여야 합니다. 채무자가 협조하지 않는 이상 두 번째 서류를 채권자가 혼자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등기부의 이름부터 바꿔야 합니다.
채무자 대신 채권자가 상속등기를 신청할 수 있나
할 수 있습니다. 법이 그 길을 명시해 두었습니다.
민법의 채권자대위권은 채권자가 자기 채권을 지키기 위해 채무자의 권리를 대신 행사할 수 있게 합니다. 부동산등기법은 이를 받아 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위하여 등기를 신청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맞물립니다. 상속으로 인한 등기는 원래 등기권리자인 상속인이 단독으로 신청하는 등기입니다. 공동신청의 상대방이 없으니, 채권자는 채무자가 혼자 할 수 있었던 신청을 그대로 대신 내면 됩니다.
등기관은 대위로 등기를 할 때 등기부에 대위자의 이름과 주소, 대위원인을 함께 적습니다. 나중에 등기부를 보는 누구라도 이 상속등기가 채권자의 신청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채권의 변제기가 아직 오지 않았다면 법원의 허가가 필요한 것이 원칙입니다. 판결까지 받은 사례라면 이 문제는 없습니다.
채무자 몫만 등기하면 되나
보통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상속인이 여럿이면 상속재산은 그들의 공유가 됩니다. 채권자가 대위로 신청하는 상속등기도 상속인 전원을 법정상속분에 따른 공유자로 올리는 형태가 됩니다. 같은 순위의 상속인 사이의 몫은 똑같이 나누므로, 앞 사례처럼 배우자 없이 자녀 셋이 상속했다면 각자 3분의 1입니다. 배우자가 함께 상속한다면 배우자 몫에 자녀 몫의 5할을 더합니다.
누나들의 지분까지 등기부에 올라가지만 채권자가 집행할 수 있는 것은 채무자의 3분의 1 지분뿐입니다. 누나들에게 불이익이 생기는 것은 아니고, 등기부가 실제 상속 관계를 반영하게 될 뿐입니다.
무엇을 챙겨 어떤 순서로 가나
- 대위원인을 증명할 자료를 준비합니다. 판결정본과 확정증명원, 판결이 없으면 차용증과 이체 내역, 가압류 결정문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 상속인을 특정할 서류를 갖춥니다. 피상속인의 기본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 필요하면 제적등본, 상속인 전원의 주민등록초본입니다. 채권자가 발급받으려면 채권이 있다는 소명 자료를 함께 내야 합니다.
- 상속을 원인으로 한 취득세를 신고·납부합니다. 세금을 내지 않은 등기 신청은 각하 사유이므로 이 단계를 건너뛸 수 없습니다.
- 관할 등기소에 대위에 의한 상속등기를 신청하고, 등기부에 상속인 지분이 올라간 것을 확인합니다.
- 곧바로 채무자 지분에 강제경매나 가압류를 신청합니다.
취득세와 등록 비용은 일단 신청하는 채권자가 부담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집행 절차에서 이 비용을 어떻게 회수할지는 신청 전에 계산해 두십시오.
| 채권자의 처지 | 상속등기 뒤에 할 일 | 따로 살필 점 |
|---|---|---|
| 확정판결이나 지급명령이 있음 | 채무자 지분에 강제경매 신청 | 경매신청서에 새 등기사항증명서 첨부 |
| 아직 판결이 없음 | 채무자 지분에 가압류 신청 후 본안 소송 | 가압류 결정을 대위원인 자료로 쓸 수 있음 |
| 채무자가 상속을 포기함 | 채무자 몫이 없으므로 집행 불가 | 포기 신고 여부를 가정법원에 확인 |
| 상속인끼리 채무자 몫을 0으로 나눔 | 나눈 합의의 취소를 청구하는 소송 검토 | 안 날부터 1년, 합의한 날부터 5년 안에 |
채무자가 상속을 포기하거나 몫을 넘기면
채권자에게 가장 불리한 시나리오입니다.
상속인은 상속이 개시된 것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가정법원에 포기를 신고할 수 있습니다. 포기는 상속이 개시된 때로 거슬러 효력이 생기므로, 채무자가 적법하게 포기했다면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됩니다. 이 경우 대위 상속등기는 실제와 맞지 않는 등기가 되고 집행할 몫도 없습니다. 신청 전에 가정법원에 포기 신고가 있었는지 확인하는 이유입니다.
포기 기간이 지난 뒤 형제끼리 상속재산을 나누면서 채무자 몫을 0으로 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한 재산권 행위라면 채권자는 그 취소를 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취소 원인을 안 날부터 1년, 행위가 있었던 날부터 5년이라는 기간이 붙습니다.
주의
상속 개시를 안 날부터 3개월이 지나지 않았다면 채무자가 아직 포기나 한정승인을 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이 기간에 넣은 대위 상속등기는 뒤늦은 포기 신고로 실제와 어긋날 수 있습니다. 사망일과 가정법원 신고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확인이 끝나면 지체 없이 움직이십시오.
가장 좋은 방어는 속도입니다. 상속재산 분할은 상속개시 때로 소급하지만 제삼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합니다. 대위로 상속등기를 마치고 채무자 지분에 가압류를 먼저 올려 두면, 그 뒤 형제들이 몫을 다시 나누더라도 가압류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조문의 취지에 맞습니다.
정리
채무자가 상속받은 부동산을 자기 명의로 등기하지 않고 버티면, 채권자는 채권자대위권에 근거해 상속등기를 대신 신청할 수 있습니다. 상속등기는 단독으로 신청하는 등기라 채무자의 협조가 필요 없습니다.
등기는 상속인 전원의 법정상속분대로 올라가고, 채권자는 그중 채무자 지분에만 경매나 가압류를 겁니다. 채무자가 3개월 안에 상속을 포기했는지 먼저 확인하고, 몫을 빼돌리기 전에 가압류까지 서둘러 마치는 것이 핵심입니다.
상속인의 범위나 지분 계산이 복잡하거나 이미 분할 합의가 오간 정황이 있다면, 신청서를 넣기 전에 변호사와 함께 가족관계 서류와 등기부를 대조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부동산등기법 제7조의3, 제23조, 제28조, 제29조 · 민법 제186조, 제404조, 제406조, 제1006조, 제1009조, 제1015조, 제1019조, 제1042조 · 민사집행법 제81조
본 글이 일반적 안내였다면, 본인 사안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정식 상담을 권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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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채무자의 누나들이 자기들 지분까지 등기된 것에 항의하면 어떻게 하나요?
대위 상속등기는 법정상속분대로 실제 상속 관계를 등기부에 옮기는 것일 뿐 누나들의 권리를 줄이지 않습니다. 누나들 지분에는 집행하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하면 대개 정리됩니다.
상속받은 부동산이 여러 등기소 관할에 흩어져 있습니다.
상속으로 인한 등기는 부동산 소재지 관할이 아닌 등기소에서도 처리할 수 있는 특례가 있습니다. 다만 처리 가능한 유형은 대법원규칙에 따르므로 가까운 등기소에 먼저 문의하십시오.
채무자가 한정승인을 했다고 합니다.
한정승인을 하면 상속인은 상속받은 재산 범위에서만 피상속인의 빚을 갚습니다. 이것은 피상속인의 채권자와의 문제이고, 채무자 본인에게 빌려준 돈이라면 채무자가 받은 상속 지분에 대한 집행 가능성은 따로 따져 보아야 합니다.
대위 상속등기에 든 비용을 나중에 채무자에게 청구할 수 있나요?
채권 회수를 위해 지출한 비용이므로 집행비용이나 손해로 청구할 여지가 있습니다. 영수증과 세금 납부 내역을 보관하고, 경매 배당 단계에서 어떻게 반영되는지 확인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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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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