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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10월 11일조회 0

전산 장애로 잔금일 등기가 막혔을 때

금요일 오전 열 시, 매수인은 대출금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며 중개사무소에 앉아 있습니다. 등기 신청을 맡은 대리인이 휴대전화를 보더니 고개를 젓습니다. 등기 전산이 멈췄다는 공지가 떴다는 것입니다. 매도인은 오늘 잔금을 받아야 다음 집 계약금을 낸다고 하고, 은행은 등기 접수가 안 되면 대출을 실행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이날 무엇을 하고 무엇을 미뤄야 하는지는 등기가 언제 접수되고 언제 효력을 갖는지에서부터 풀어야 합니다.

서류를 들고 가도 왜 접수가 안 되나

지금의 등기는 종이가 아니라 전산 기록입니다.

부동산등기법 제6조 제1항은 등기신청이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신청정보가 전산정보처리조직에 저장된 때 접수된 것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제11조 제2항은 등기관이 전산정보처리조직을 이용해 등기부에 기록하는 방식으로 사무를 처리하도록 하고, 제3항은 접수번호 순서대로 처리하게 합니다.

창구에 서류를 내밀어도 그 내용이 시스템에 저장되지 않으면 법이 말하는 접수 시각이 생기지 않습니다. 접수 시각이 없으면 순위도 없습니다. 장애가 이어지는 동안 서면을 어떻게 받아 둘지는 대법원규칙과 그때 내려지는 처분 명령에 달려 있으므로, 등기소 공지를 그대로 따라야 합니다.

법원은 이럴 때 무엇을 할 수 있나

제10조 제1항이 근거입니다. 대법원장은 재난이 발생한 경우, 정전이나 정보통신망 장애가 발생한 경우, 그에 준하는 사유가 생긴 경우로서 정상적인 등기사무 처리가 어려우면 기간을 정하여 등기사무의 정지를 명령하거나 처리에 필요한 처분을 명령할 수 있습니다. 2024년 9월 전부 개정된 현행 조문은 그 사유 가운데 하나로 정보통신망 장애를 직접 적고 있습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정지명령 권한을 법원행정처장에게, 처분명령 권한을 법원행정처장이나 지방법원장에게 맡길 수 있게 했습니다. 장애가 한 지역에 그치면 그 지역 지방법원장 이름으로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등기사무의 정지
정해진 기간 동안 등기소가 신청을 받거나 기록하는 일을 멈추는 조치입니다. 정지 중에는 누구의 신청도 접수되지 않으므로, 그 기간에 다른 사람이 먼저 순위를 차지하는 일도 생기지 않습니다. 문제는 정지가 풀리는 순간입니다.

잔금은 오늘 그대로 치러도 되나

여기서 판단이 갈립니다.

민법 제568조는 매도인이 권리를 이전하고 매수인이 대금을 지급할 의무를 지며, 두 의무를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동시에 이행하도록 정합니다. 매도인이 할 일은 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넘기고 협력하는 것이고, 등기소가 일을 하느냐는 매도인의 손에 있지 않습니다. 서류를 내놓을 수 있는 매도인 앞에서 매수인이 혼자 잔금을 거절하면 오히려 지체를 다투게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돈부터 다 건네면 매수인은 등기 없는 매수인이 됩니다. 제186조에 따라 등기를 해야 소유권이 넘어오므로, 그 사이 등기부상 주인은 여전히 매도인입니다. 정지가 풀리는 날 매도인의 채권자가 낸 가압류 촉탁이 먼저 저장되면 그 권리가 앞섭니다.

결국 가장 안전한 답은 잔금일을 합의로 옮기는 것입니다. 하루 이틀 늦춘다고 큰일이 나는 거래는 많지 않습니다. 서로의 사정 때문에 오늘 꼭 치러야 한다면, 그 위험을 줄이는 장치를 같은 자리에서 서면으로 묶어 두어야 합니다.

늦어진 책임은 누가 지나

전산 장애는 매도인 탓도 매수인 탓도 아닙니다.

민법 제390조 단서는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 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때 손해배상 책임을 지우지 않습니다. 대출 실행이 막혀 잔금이 하루 밀렸다면 매수인은 이 점을 들어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해제도 쉽지 않습니다. 제544조는 이행지체를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려면 상당한 기간을 정해 이행을 최고하고 그 기간이 지나야 한다고 정합니다. 장애 하루를 이유로 매도인이 곧바로 계약을 깨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계약서에 잔금일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특약이 있었다면 사정이 다릅니다. 그런 문구가 있는지 계약서부터 다시 펴 보십시오.

오늘 잔금을 치른다면 무엇을 받아 두나

  1. 매도인의 등기필정보와 인감증명서 등 이전등기 서류 일체를 매수인 측 대리인이 받아 보관합니다. 공동신청에는 제50조 제2항에 따라 등기의무자의 등기필정보가 필요합니다.
  2. 재개 전까지 매도인이 다른 등기를 신청하거나 담보를 설정하지 않는다는 확약서를 받습니다.
  3. 잔금 가운데 일부를 등기 접수 확인 뒤 지급하는 방식으로 나눌 수 있는지 협의합니다.
  4. 은행과 근저당 설정 신청을 이전등기와 함께 넣는 일정을 다시 맞춥니다.
  5. 열쇠 인도 시점을 등기 접수 이후로 할지 정해 둡니다.

대출이 끼어 있다면 은행 담당자와의 통화 내용도 기록해 두십시오. 실행이 미뤄진 이유가 장애였다는 사실이 나중에 필요할 수 있습니다.

재개되는 날 순위는 어떻게 정해지나

먼저 저장된 신청이 이깁니다.

제4조 제2항은 같은 구에서 한 등기끼리는 순위번호로, 다른 구에서 한 등기끼리는 접수번호로 순서를 정합니다. 매수인의 이전등기는 갑구에, 은행의 근저당은 을구에, 매도인 채권자의 가압류는 갑구에 올라갑니다. 재개 직후 몇 분 차이로 접수번호가 갈리면 그것이 곧 순위가 됩니다.

제6조 제2항에 따라 등기의 효력은 등기관이 기록을 마친 때가 아니라 접수한 때부터 생깁니다. 그래서 재개 공지가 뜨는 즉시 신청을 넣을 수 있도록 서류를 완성해 두는 것이 순위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주의
재개 직전에 등기사항증명서를 다시 떼어 볼 수 있다면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장애 직전에 이미 저장된 신청이 있었다면 그것이 먼저 처리됩니다. 계약 당일 아침에 뗀 등기부만 믿고 접수하면 그 사이의 변동을 놓칩니다.

정리

등기는 신청정보가 전산에 저장되는 순간 접수되고, 그 시각이 순위와 효력을 정합니다. 그래서 장애가 나면 서류를 들고 가도 순위가 생기지 않습니다. 대법원장이나 위임받은 기관은 제10조에 따라 정지나 필요한 처분을 명령할 수 있습니다.

잔금은 미루는 것이 원칙적으로 가장 안전합니다. 오늘 치러야 한다면 등기필정보를 포함한 서류를 넘겨받고, 재개 전 다른 등기를 하지 않겠다는 확약과 분할 지급을 함께 묶어야 합니다.

장애가 길어져 대출이나 다음 계약이 줄줄이 밀리는 상황이라면 지체 책임과 해제를 두고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계약서의 잔금 특약을 들고 변호사와 바로 상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부동산등기법 제4조, 제6조, 제10조, 제11조, 제50조 · 민법 제186조, 제390조, 제544조, 제568조

관련 안내: 부산 부동산변호사 · 부동산·주택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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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장애 중에 매도인이 다른 사람에게 이중으로 팔면 어떻게 되나요?

정지 중에는 누구의 신청도 접수되지 않으므로 재개 뒤 먼저 저장된 신청이 앞섭니다. 이중매매 위험을 줄이려면 등기필정보를 미리 넘겨받아 두는 것이 중요하고, 매도인의 확약서를 받아 두면 나중에 책임을 묻기도 쉽습니다.

잔금을 미루자고 했더니 매도인이 계약금을 몰수하겠다고 합니다.

전산 장애처럼 양쪽 누구의 잘못도 아닌 사유로 늦어진 것이라면 지체 책임을 묻기 어렵고, 해제를 하려 해도 상당한 기간을 정한 최고가 먼저 있어야 합니다. 대화를 문자나 메일로 남겨 두시고 계약서 특약을 확인받으십시오.

전자신청으로 미리 넣어 두면 순위를 잡을 수 있나요?

접수는 신청정보가 전산정보처리조직에 저장된 때로 보므로, 시스템이 멈춘 상태에서는 전자신청도 저장되지 않습니다. 재개 즉시 넣을 수 있도록 신청정보와 첨부정보를 완성해 두는 것이 현실적인 준비입니다.

장애 공지는 어디서 확인하나요?

등기사무 정지나 처분 명령은 대법원장 또는 권한을 위임받은 법원행정처장, 지방법원장의 이름으로 나옵니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 공지와 관할 등기소 안내를 함께 확인하고, 접수 재개 시각을 대리인과 공유해 두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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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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