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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10월 11일조회 0

후순위 저당권자가 대위 사실을 등기로 남기는 법

거래처 사장에게 1억 원을 빌려주고 그의 아파트에 2순위 저당권을 잡았습니다. 1순위는 은행인데, 은행은 같은 대출로 사장의 상가에도 저당권을 함께 걸어 두었습니다. 아파트가 먼저 경매로 팔렸고, 배당표를 받아 보니 은행이 매각대금을 거의 전부 가져가 2순위 몫은 0원입니다. 여기서 끝난 것처럼 보이지만 민법 제368조는 한 번 더 기회를 줍니다. 다만 그 기회는 등기부에 흔적을 남겨 두지 않으면 쉽게 사라집니다.

2순위는 왜 한 푼도 받지 못했나

은행이 규칙을 어긴 것은 아닙니다.

같은 채권을 위해 여러 부동산에 저당권을 잡는 것을 공동저당이라고 합니다. 부동산등기법 제78조는 이런 저당권을 설정할 때 각 부동산의 등기기록에 다른 부동산과 함께 담보로 제공되었다는 뜻을 적도록 하고, 부동산이 5개 이상이면 공동담보목록을 만들게 합니다.

민법 제368조 제2항 앞부분은 공동저당 부동산 가운데 일부의 경매대가를 먼저 배당하면 선순위 저당권자가 그 대가에서 채권 전부를 변제받을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은행은 아파트 값에서 대출 전액을 가져갈 권리가 있었고, 그 결과 아파트에만 담보를 잡은 2순위가 비게 된 것입니다.

무엇을 얼마까지 대신 행사할 수 있나

같은 항 뒷부분이 답입니다. 경매된 부동산의 차순위 저당권자는, 선순위 저당권자가 동시에 배당했더라면 다른 부동산의 경매대가에서 받을 수 있었던 금액의 한도에서 선순위자를 대위하여 저당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기준은 제1항입니다. 동시에 배당할 때에는 각 부동산의 경매대가에 비례해 채권을 나눠 부담합니다. 숫자로 보면 분명해집니다.

예시 (은행 대출 3억 원)아파트상가
경매대가3억 원2억 원으로 가정
동시배당이었다면 은행이 받을 몫1억 8천만 원1억 2천만 원
아파트를 먼저 배당한 실제 결과은행 3억 원, 2순위 0원아직 경매 전
2순위가 대위할 수 있는 한도해당 없음1억 2천만 원

이 예에서 2순위의 채권 1억 원은 상가 쪽 한도 안에 들어옵니다. 경매비용과 이자, 상가의 실제 낙찰가에 따라 숫자는 달라지지만 계산의 뼈대는 같습니다.

권리가 있는데 왜 굳이 등기를 하나

상가에 걸린 은행 저당권이 대위의 통로이기 때문입니다.

은행은 이미 대출을 다 회수했습니다. 상가 저당권을 붙들고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사장이 상가를 팔려고 말소를 부탁하면 은행이 서류를 내줄 수 있고, 그 순간 2순위가 타고 들어갈 저당권이 등기부에서 사라집니다. 상가를 산 사람이나 새로 담보를 잡은 사람은 등기부만 보고 거래했을 것입니다.

민법이 다른 대위에서 같은 문제를 어떻게 다뤘는지가 참고가 됩니다. 제482조 제2항 제1호는 보증인이 미리 저당권 등기에 대위를 부기하지 않으면 그 저당물에 권리를 취득한 제삼자에 대하여 채권자를 대위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공동저당의 대위도 실무에서는 등기를 해 두어야 이후 상가에 들어온 사람에게 맞설 수 있다고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등기가 있으면 한 가지가 더 달라집니다. 제57조 제1항은 등기를 말소할 때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삼자가 있으면 그 제삼자의 승낙을 받도록 합니다. 대위 사실이 등기부에 올라간 2순위는 바로 그 이해관계인이 됩니다.

대위등기에는 무엇이 적히나

부동산등기법 제80조가 기록할 내용을 정해 두었습니다. 제48조의 일반 사항 위에 세 가지가 더 붙습니다.

  • 먼저 팔린 부동산이 어느 것인지, 저당권의 목적이 소유권 외의 권리였다면 그 권리
  • 그 부동산이 얼마에 팔렸는지
  • 앞 순위 저당권자가 그 돈에서 실제로 받아 간 액수

같은 조 제2항은 저당권 등기사항을 정한 제75조를 준용합니다. 그래서 2순위 자신의 채권액과 채무자도 함께 기록됩니다. 이 기록이 상가에 남아 있는 은행 저당권 등기에 덧붙으면, 상가를 들여다보는 누구라도 아파트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읽어 낼 수 있습니다.

세 숫자는 모두 배당표 안에 있습니다. 배당기일에 받은 서류를 버리지 마십시오.

신청은 누구와 함께 하나

제23조 제1항은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으면 등기권리자와 등기의무자가 함께 신청하도록 정합니다. 대위로 이익을 얻는 2순위가 권리자이고, 상가에 저당권 명의를 가진 은행이 의무자 자리에 섭니다. 은행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1. 배당표와 매각허가결정 사본으로 매각대금과 은행 수령액을 확정합니다.
  2. 상가 등기사항증명서를 떼어 은행 저당권이 아직 남아 있는지 확인합니다.
  3. 제368조 제2항에 따른 대위 계산서를 붙여 은행에 등기 협력을 서면으로 요청합니다.
  4. 은행이 응하면 필요한 서류를 받아 공동으로 신청합니다.
  5. 거부하거나 답이 없으면 등기절차 이행을 구하는 소송을 내고, 확정판결로 제23조 제4항에 따라 단독 신청합니다.

소송이 길어질 수 있다면 그사이 상가 저당권이 말소되지 않도록 가처분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시간이 곧 위험인 절차입니다.

주의
배당이 끝나고 몇 달 지나 상가 등기부를 떼어 보면 은행 저당권이 이미 말소된 경우가 있습니다. 은행으로서는 받을 돈을 다 받았으니 자연스러운 정리입니다. 배당표를 받은 그 주에 상가 등기부부터 확인하십시오.

정리

공동저당 부동산 하나가 먼저 팔려 앞 순위가 모든 돈을 가져가면, 그 부동산의 2순위는 다른 부동산에 남은 저당권을 동시배당 기준의 한도에서 대위할 수 있습니다.

권리는 법이 주지만 통로는 등기부입니다. 제80조의 대위등기로 팔린 부동산과 매각가, 앞 순위의 수령액을 남겨 두어야 은행 저당권이 말소되거나 상가가 팔리는 상황에서 대위를 지킬 수 있습니다. 등기 뒤에는 말소에 2순위의 승낙이 필요해집니다.

은행이 협력하지 않거나 상가 처분이 임박했다면 소송과 가처분의 순서가 결과를 가릅니다. 배당표와 두 부동산의 등기부를 함께 들고 변호사와 바로 계획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368조, 제482조 · 부동산등기법 제23조, 제48조, 제57조, 제75조, 제78조, 제8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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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은행이 이미 상가 저당권을 말소해 버렸습니다.

대위등기 전에 말소가 끝났다면 상가를 새로 취득한 사람이나 새 담보권자에게 대위를 주장하기가 어려워집니다. 다만 은행과 채무자 사이의 경위에 따라 다른 청구가 가능한지 검토할 여지가 있으니 말소 시점과 사유를 먼저 확인하십시오.

상가가 아직 경매 전인데 대위등기를 먼저 해도 되나요?

대위는 먼저 팔린 부동산의 배당으로 이미 생긴 권리이므로 다른 부동산의 경매를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상가가 팔리기 전에 등기를 마쳐야 이후 거래에 들어오는 사람에게 대위 사실을 보여 줄 수 있습니다.

대위할 수 있는 금액은 누가 계산하나요?

조문이 정한 기준은 동시에 배당했다면 선순위가 다른 부동산에서 받았을 금액입니다. 경매대가 비율로 직접 계산해 은행에 제시하게 되며, 다툼이 있으면 상가 경매의 배당 단계에서 법원이 판단하게 됩니다.

채무자 본인 소유가 아닌 상가에도 대위할 수 있나요?

공동저당 부동산 중 하나가 채무자가 아닌 제삼자의 소유라면 대위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어 따로 따져야 합니다. 상가 소유자가 누구인지, 언제 소유권을 얻었는지를 등기부로 확인한 뒤 판단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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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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