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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10월 13일조회 0

저당 잡힌 건물을 헐었을 때 멸실등기 다툼

지방은행 여신 담당자 앞으로 등기소 통지서가 한 장 도착했습니다. 담보로 잡아 둔 동래구 4층 근린생활시설에 대해 소유자가 멸실등기를 신청했으니, 정해진 기간 안에 이의를 진술하지 않으면 등기를 하겠다는 내용입니다. 현장에 가 보니 건물은 이미 철거되어 가림막만 서 있습니다. 소유자는 재건축을 하겠다고 하지만 대출 원금은 그대로 남았습니다. 이제 은행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등기 절차의 다툼과 담보의 다툼은 따로 갑니다.

등기소는 왜 저당권자에게 먼저 묻나

멸실등기가 저당권의 등기까지 닫아 버리기 때문입니다.

건물 등기기록이 폐쇄되면 그 위에 올라 있던 근저당권 등기도 함께 사라집니다. 소유자 혼자 신청한 서류 한 장으로 남의 권리가 등기부에서 지워지는 셈입니다. 부동산등기법 제45조 제1항은 그래서 소유권 외의 권리가 등기된 건물에 멸실등기 신청이 들어오면, 등기관이 그 권리의 명의인에게 1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 이의를 진술하지 않으면 멸실등기를 한다는 뜻을 알리도록 정합니다.

은행이 받은 통지가 바로 이것입니다. 통지 기간은 등기관이 정하되 1개월을 넘지 못합니다. 기한은 짧습니다.

통지 없이 바로 등기되는 경우도 있나

두 가지가 있습니다.

제45조 제1항 단서는 건축물대장에 멸실의 뜻이 기록되어 있거나, 소유권 외 권리의 명의인이 멸실등기에 동의한 경우에는 통지를 하지 않도록 정합니다. 행정청이 철거 사실을 이미 공적으로 확인했다면 등기소가 다시 물을 이유가 적다고 본 것입니다.

저당권자 입장에서는 이 단서가 더 무섭습니다. 소유자가 구청에 철거 신고를 마치고 대장 정리까지 끝낸 뒤 등기소에 가면, 은행은 아무 연락도 받지 못한 채 등기가 닫힐 수 있습니다. 담보 건물이 많은 금융기관이라면 대장 변동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내부 절차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이의를 진술하면 등기가 멈추나

등기관이 그 이의를 판단합니다.

제45조 제2항은 이 경우 제58조 제2항부터 제4항을 준용합니다. 통지받을 사람의 주소를 알 수 없으면 등기소 게시장 게시나 공고로 갈음하고, 이의를 진술한 사람이 있으면 등기관은 그 이의에 대한 결정을 합니다. 기간 안에 이의가 없거나 이의가 각하되면 멸실등기가 이루어집니다.

여기서 이의의 내용이 중요합니다. 등기관이 보는 것은 건물이 실제로 없어졌는지입니다. 골조와 일부 벽체가 남아 있어 아직 건물로 볼 수 있다거나, 철거된 것이 등기된 건물이 아니라 옆 동이라는 식의 사실 다툼이라면 이의가 의미를 가집니다.

반대로 건물이 완전히 사라졌다면 이의로 등기를 막아도 담보 가치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은행의 진짜 싸움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건물이 사라지면 저당권은 어떻게 되나

대상을 잃습니다.

저당권은 특정 부동산 위에 서는 권리입니다. 건물이 물리적으로 없어지면 그 건물에 대한 저당권도 설 자리를 잃습니다. 토지에 따로 담보를 잡아 두지 않았다면 은행에는 담보 없는 대출채권만 남습니다. 새 건물이 올라가도 그 건물은 별개의 부동산이어서 옛 저당권이 저절로 옮겨 붙지 않습니다.

저당권자의 수단근거언제 쓰나
멸실등기에 대한 이의부동산등기법 제45조건물이 아직 남아 있다고 볼 사정이 있을 때
원상회복 또는 상당한 담보 제공 청구민법 제362조설정자 책임으로 저당물 가액이 현저히 줄었을 때
즉시 상환 요구민법 제388조채무자가 담보를 멸실하게 했을 때
보험금·보상금 압류민법 제370조, 제342조화재나 수용으로 소유자가 받을 돈이 생겼을 때

소유자가 일부러 헐었다면 무엇을 청구하나

민법이 두 갈래를 열어 둡니다.

제362조는 저당권설정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저당물 가액이 현저히 감소한 때 저당권자가 원상회복 또는 상당한 담보 제공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동의 없이 담보 건물을 철거한 것은 이 요건에 들어맞는 전형적인 장면입니다. 원상회복은 현실적이지 않으니 대개 신축 건물이나 다른 부동산에 담보를 다시 설정하라는 요구로 이어집니다.

제388조 제1호는 채무자가 담보를 손상, 감소 또는 멸실하게 한 때 기한의 이익을 주장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만기가 몇 년 남았더라도 지금 갚으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대출 약정서에도 비슷한 조항이 있는 경우가 많으니 함께 확인합니다.

화재나 수용으로 없어졌다면

이때는 돈을 따라갑니다.

제370조가 준용하는 제342조에 따르면, 담보물이 멸실·훼손되거나 공용징수되어 설정자가 받을 금전이 있으면 저당권은 그 금전에도 효력이 미칩니다. 화재보험금이나 수용보상금이 대표적입니다. 다만 같은 조 뒷문장이 지급 전에 압류하도록 요구합니다. 돈이 소유자 계좌로 들어가 섞여 버리면 이 권리를 쓰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시점이 전부입니다. 화재라면 보험회사에 사고가 접수되었는지부터 확인하고, 보험금 지급 일정이 잡히기 전에 법원에 압류를 신청해야 합니다. 수용이라면 사업시행자가 보상금을 지급하기 전이 기준이 됩니다.

소유자가 스스로 철거한 경우에는 보통 받을 돈이 생기지 않으므로 이 길은 막혀 있습니다.

소유자 쪽은 무엇을 미리 해야 하나

  1. 철거 전에 저당권자에게 계획을 알리고 멸실등기 동의를 서면으로 받습니다.
  2. 신축 건물이 준공되면 그 건물에 담보를 다시 설정하기로 하는 약정을 함께 맺습니다.
  3. 공사 기간 동안 토지에 추가 담보를 설정하는 방안을 협의합니다.
  4. 건축물대장 멸실 신고와 멸실등기 신청 일정을 저당권자와 맞춥니다.
주의
대장 멸실 처리를 먼저 끝내면 등기소는 저당권자에게 묻지 않고 등기를 닫을 수 있습니다. 소유자 입장에서는 절차가 빨라 보이지만, 은행이 뒤늦게 알게 되면 기한이익 상실과 담보 제공 청구가 한꺼번에 들어옵니다. 빠른 길이 가장 비싼 길이 되는 경우입니다.

이 순서를 건너뛰면 은행은 이의, 담보 제공 청구, 즉시 상환 요구를 한꺼번에 꺼낼 수 있습니다. 재건축 자금 조달이 그 자리에서 멈춥니다.

정리

저당권이 걸린 건물의 멸실등기 신청이 들어오면 등기소는 권리자에게 1개월 이내의 기간을 주어 이의를 묻습니다. 다만 대장에 멸실이 기록되었거나 권리자가 동의했다면 이 절차는 생략됩니다.

이의는 건물이 실제로 남아 있는지를 다투는 수단일 뿐입니다. 사라진 담보를 되살리지 못합니다. 저당권자의 실질적인 대응은 담보 제공 청구와 기한이익 상실, 보험금이나 보상금 압류에 있습니다.

통지서를 받았다면 기간이 지나기 전에 현장 상태와 대장 기록부터 확인하고, 어느 수단을 쓸지 변호사와 정하십시오.

참조 조문

부동산등기법 제45조, 제58조 · 민법 제342조, 제362조, 제370조, 제38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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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이의 기간을 놓쳤습니다. 저당권은 완전히 사라지나요?

기간 안에 이의가 없으면 멸실등기가 이루어지고 등기부의 저당권 표시도 함께 닫힙니다. 건물이 실제로 없어졌다면 등기와 무관하게 담보 대상이 사라진 것이므로, 담보 제공 청구나 즉시 상환 요구로 방향을 바꾸어야 합니다.

건물 일부만 철거된 상태인데 멸실등기를 신청했습니다.

아직 건물로 볼 수 있는 상태라면 이의를 진술할 실익이 있습니다. 남은 구조물의 사진과 측량 자료를 첨부해 기간 안에 이의를 내십시오.

새로 지은 건물에도 예전 저당권이 이어지나요?

신축 건물은 별개의 부동산이어서 옛 저당권이 자동으로 옮겨 가지 않습니다. 신축 건물에 담보를 다시 설정하기로 하는 약정을 미리 받아 두어야 합니다.

소유자인데 은행 동의 없이 철거하면 어떤 일이 생기나요?

저당권자는 상당한 담보 제공을 청구하거나 대출의 즉시 상환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철거 전에 저당권자와 멸실등기 동의와 대체 담보를 협의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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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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