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구주택 3층에 전세로 사는 세입자에게 법원 우편이 왔습니다. 집이 아니라 집이 서 있는 땅에 대해 경매가 시작되었다는 통지입니다. 건물주가 땅을 담보로 따로 돈을 빌렸다가 갚지 못한 모양입니다. 세입자는 전입신고도 했고 확정일자도 받아 두었습니다. 하지만 경매에 나온 것은 건물이 아니라 땅입니다. 내 보증금은 건물에 묶인 돈인데, 땅이 팔릴 때 그 대금에서도 받을 수 있을까요. 답의 실마리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2항의 괄호 안 다섯 글자에 있습니다.
조문은 왜 대지를 함께 적어 두었나
제3조의2 제2항은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이 경매나 공매에서 임차주택(대지를 포함한다)의 환가대금에서 후순위 권리자보다 먼저 보증금을 변제받을 권리가 있다고 정합니다.
괄호 속 대지를 포함한다는 문구가 핵심입니다. 우리 법은 토지와 건물을 별개의 부동산으로 다루기 때문에, 이 문구가 없었다면 세입자의 우선변제권은 건물 값에만 미친다고 읽힐 수 있었습니다. 현실에서 주택 가격의 상당 부분은 땅값입니다. 건물 대금만으로는 보증금을 채우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법이 처음부터 대지를 묶어 둔 것입니다.
소액임차인 보호도 같은 방향입니다. 제8조 제3항은 최우선변제 금액의 상한을 주택가액(대지의 가액을 포함한다)의 2분의 1로 정합니다.
대지만 따로 팔리면 어떻게 되나
문언만 보면 대지가 포함된다는 것까지는 분명하지만, 대지와 건물이 다른 시점에 따로 매각되는 경우까지 말해 주지는 않습니다.
이 부분에서 실무가 중시하는 사정은 임대차를 시작할 때 대지와 건물이 같은 사람 소유였는지입니다. 그랬다면 세입자는 그 집을 땅과 건물을 합친 하나의 주택으로 보고 보증금을 맡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이런 경우 대지만 먼저 매각되더라도 그 대지 매각대금에서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다고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순위는 별개입니다. 대지 등기부에 세입자의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보다 앞서 설정된 근저당이 있다면 그 근저당권자가 먼저 받습니다. 대지 경매에서 세입자는 대지 등기부의 날짜와 경쟁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건물 등기부가 깨끗하다고 안심할 일이 아닙니다.
| 장면 | 대지 매각대금에 대한 주장 | 먼저 볼 것 |
|---|---|---|
| 대지와 건물이 한꺼번에 매각 | 대금을 나눈 뒤 양쪽에서 순위대로 배당 | 각 부동산의 최저매각가격 비율 |
| 대지만 먼저 경매로 매각 | 계약 당시 같은 주인 소유였다면 주장할 여지 | 대지 등기부의 근저당 설정일과 내 확정일자 |
| 대지에 근저당이 먼저 있고 그 뒤 건물이 지어짐 | 보호가 제한될 위험이 큼 | 건물 사용승인일과 대지 근저당 설정일 |
| 건물만 매각되고 대지는 남음 | 대지 매각대금이 없으므로 그 경매에서는 해당 없음 | 대지에 대한 별도 집행 가능성 |
땅 담보가 먼저 있고 집은 나중에 지어졌다면
가장 위험한 장면입니다.
빈 땅에 근저당을 잡은 금융기관은 그 위에 건물이 서고 세입자가 들어올 것을 예상하지 못한 채 땅값만 보고 돈을 빌려주었습니다. 이 기대를 뒤집어 나중에 들어온 세입자가 땅값에서 먼저 가져가게 하면 담보 제도가 흔들립니다. 그래서 이런 구조에서는 세입자가 대지 매각대금에서 우선변제, 특히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를 주장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계약 전에 확인할 방법이 있습니다. 건물 등기부의 보존등기일이나 건축물대장의 사용승인일과, 토지 등기부의 근저당 설정일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됩니다. 땅 근저당이 건물보다 앞서 있다면 보증금 규모를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한꺼번에 팔릴 때는 대금을 어떻게 나누나
법원은 민사집행법 제98조에 따라 위치와 이용관계를 고려해 여러 부동산을 함께 사도록 일괄매각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토지와 그 위 건물이 대표적입니다.
이때도 땅과 건물의 권리관계가 서로 다르면 각각의 대금을 따로 계산해야 합니다. 같은 법 제101조 제2항은 총대금을 각 부동산의 최저매각가격 비율에 따라 나누도록 합니다. 세입자의 순위는 대지 몫과 건물 몫에서 각각 등기부 날짜를 기준으로 다시 정해집니다. 건물 쪽에서는 1순위인데 대지 쪽에서는 2순위인 일이 얼마든지 생깁니다.
숫자로 보면 이렇습니다. 최저매각가격이 대지 6억 원, 건물 4억 원으로 정해진 집이 합계 8억 원에 낙찰되면 대지 몫은 4억 8천만 원, 건물 몫은 3억 2천만 원으로 나뉩니다. 대지 등기부에 세입자보다 앞선 근저당이 있다면 4억 8천만 원에서 그 채권이 먼저 나가고, 남은 돈이 있어야 세입자 차례가 옵니다.
배당표가 나오면 이 계산이 맞는지 확인하고, 다툼이 있으면 배당기일에 이의를 제기해야 합니다.
대지 경매 통지를 받은 세입자가 할 일
- 통지서와 법원 공고에서 배당요구 종기를 확인합니다. 민사집행법 제84조에 따라 첫 매각기일 이전으로 정해집니다.
- 종기 전에 임대차계약서, 주민등록표 등본, 확정일자 자료를 붙여 배당요구를 합니다.
- 대지 등기부를 떼어 근저당과 가압류의 날짜를 내 전입일·확정일자와 비교합니다.
- 건물에도 경매가 들어올 가능성에 대비해 건물 등기부도 함께 정리해 둡니다.
땅 경매 통지도 내 보증금 문제입니다
경매 대상이 건물이 아니라는 이유로 통지서를 서랍에 넣어 두면, 대지 몫의 배당 기회를 그대로 놓칠 수 있습니다. 종기 날짜부터 달력에 적어 두십시오.
세금 체납으로 땅이 공매에 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3조의2 제2항은 국세징수법에 따른 공매에도 같은 우선변제를 인정하므로, 이때는 공매 공고에 적힌 배분 요구 기한을 확인해 같은 방식으로 권리를 신고해야 합니다.
대지 경매라서 나와는 상관없다고 넘겼다가 종기를 놓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배당요구를 하지 않으면 대지 몫에서는 받을 기회를 잃을 수 있습니다.
정리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세입자의 우선변제 대상을 대지를 포함한 주택의 환가대금으로 정해 두었습니다. 계약 당시 땅과 집이 같은 주인 소유였다면 대지만 따로 팔려도 그 대금에서 보증금을 주장할 여지가 있지만, 순위는 대지 등기부의 날짜로 다시 정해집니다.
빈 땅에 근저당이 먼저 있었다면 보호가 크게 약해질 수 있습니다.
대지 경매 통지를 받았다면 배당요구 종기부터 확인하고, 두 등기부를 들고 변호사와 함께 내 순위와 받을 수 있는 금액을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3조의2, 제8조 · 민사집행법 제84조, 제88조, 제98조, 제10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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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대지 경매에서 보증금을 일부 받으면 계약은 끝나나요?
대지 몫에서 받은 만큼 보증금 채권이 줄어들 뿐, 남은 금액은 여전히 집주인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건물이 따로 경매되면 그 대금에서 나머지를 받는 방법도 따져 보아야 합니다.
확정일자 없이 전입신고만 했습니다.
확정일자가 없으면 제3조의2 제2항의 우선변제권이 생기지 않습니다. 보증금이 소액임차인 기준에 들어간다면 제8조의 최우선변제를 검토할 수 있으나, 대지 근저당이 먼저였다면 그것도 제한될 수 있습니다.
대지 낙찰자가 건물을 철거하라고 하면 어떻게 되나요?
건물이 법정지상권 같은 권리로 유지되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문제는 건물주와 대지 낙찰자 사이에서 먼저 다투어지므로, 세입자는 그 결과에 대비해 보증금 회수 경로를 따로 확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계약 전에 무엇을 보면 이런 위험을 피할 수 있나요?
토지 등기부와 건물 등기부를 모두 떼어 소유자가 같은지, 땅에 건물보다 먼저 잡힌 근저당이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다가구주택이라면 선순위 세입자들의 보증금 합계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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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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