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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10월 17일조회 0

부속물 매수청구를 미리 포기한 약정의 효력

상가 1층에서 5년째 카페를 하던 임차인이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들어올 때 임대인의 허락을 받아 천장형 냉난방기와 출입문 자동 개폐 장치를 달았습니다. 임대인은 계약서 특약을 내밉니다. 임차인은 퇴거할 때 설치한 시설에 대한 일체의 매수청구권을 포기하고 원상복구한다는 문장입니다. 서명은 분명히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특약대로 끝나는 것일까요. 민법 제652조는 이 질문에 대해 생각보다 단호한 입장을 취합니다.

부속물 매수청구권은 어떤 권리인가

제646조 제1항은 건물이나 그 밖의 공작물을 빌린 사람이 그 사용의 편익을 위하여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붙여 둔 물건이 있으면, 임대차가 끝날 때 임대인에게 그 물건을 사 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임대인에게서 사들인 부속물에도 같은 권리를 줍니다.

임차인이 청구하는 순간 매매가 성립하는 구조입니다. 임대인이 승낙할지 고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권리가 있는 이유는 낭비를 줄이려는 데 있습니다. 건물에 맞춰 단 설비를 떼어 내면 쓸모가 크게 줄어듭니다. 임대인이 동의해서 달게 한 물건이라면 그 값을 치르고 건물에 남겨 두는 편이 양쪽에 낫다고 본 것입니다. 원하지 않는 물건을 떠안게 되는 임대인의 사정은 동의라는 문턱으로 걸러 냅니다.

미리 포기한다는 특약은 왜 문제가 되나

제652조가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조문은 제627조, 제628조, 제631조, 제635조, 제638조, 제640조, 제641조, 그리고 제643조부터 제647조까지의 규정에 위반하는 약정으로서 임차인이나 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고 정합니다. 제646조와 제647조가 그 목록 안에 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부속물 매수청구권을 계약할 때 미리 포기하게 하는 특약은 원칙적으로 무효입니다. 서명했다는 사실만으로 권리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법이 이렇게 정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계약을 맺는 순간에는 임차인이 들어가고 싶은 쪽이어서 임대인이 내민 문장을 고치기 어렵습니다. 그런 자리에서 쓴 포기 문구를 그대로 인정하면 권리를 만든 의미가 없어집니다.

무효가 되는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조문의 요건이 단서입니다. 효력을 잃는 것은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입니다.

문장만 떼어 보면 포기 특약은 늘 불리해 보입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그 대가로 임대료를 크게 깎아 주었는지, 보증금이나 기간에서 따로 혜택을 주었는지까지 계약 전체를 보고 임차인에게 실질적으로 불리한지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설비를 감안해 몇 달치 차임을 면제해 준 사정이 문서로 남아 있다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무런 대가 없이 계약서 서식에 끼워 넣은 문장이라면 무효로 보기 쉽습니다. 다툼이 생기면 협상 당시의 메시지와 임대료 산정 근거가 증거가 됩니다.

계약서 특약제652조 목록에 있나효력의 방향
퇴거 시 부속물 매수청구를 하지 않는다있음(제646조)임차인에게 불리하면 무효
전차인은 부속물 매수청구를 하지 않는다있음(제647조)전차인에게 불리하면 무효
유익비 상환을 청구하지 않는다없음(제626조)원칙적으로 당사자 합의대로
원상복구하여 반환한다직접 해당하지 않음매수청구와 부딪치는 범위를 따져야 함
월세 한 번만 밀려도 해지할 수 있다있음(제640조)2기 연체 전에는 해지 사유가 되지 않음

유익비 포기 특약은 왜 다르게 보나

목록에 빠져 있습니다.

제626조는 임차인이 지출한 필요비와 유익비의 상환청구권을 정하는데, 제652조의 목록에는 이 조문이 없습니다. 그래서 유익비를 청구하지 않기로 한 특약은 원칙적으로 당사자의 약속대로 효력을 갖습니다. 같은 계약서 안에서 비슷해 보이는 두 문장의 운명이 갈리는 셈입니다.

이 차이 때문에 임차인이 무엇을 청구하느냐가 중요해집니다. 바닥을 새로 깔거나 벽을 손본 공사처럼 건물에 녹아들어 따로 떼어 낼 수 없는 것은 유익비의 영역에 가깝습니다. 냉난방기처럼 독립된 물건으로 남아 있는 것은 부속물로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어느 쪽으로 분류되느냐에 따라 포기 특약의 효력이 정반대가 됩니다. 공사 내역서를 항목별로 나누어 두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어떤 물건이 부속물로 인정되나

조문이 그 사용의 편익을 위하여라고 적은 만큼, 건물을 쓰는 데 객관적으로 도움이 되는 물건이 중심이 됩니다. 누가 그 건물에 들어와도 쓸 수 있는 냉난방 설비나 출입 설비는 이 기준에 잘 맞습니다.

반면 특정 업종에만 쓰이는 집기는 다투어지기 쉽습니다. 카페의 커피 머신이나 맞춤 진열장은 건물 자체의 편익보다 그 영업의 편익에 가깝습니다. 다음 임차인이 업종을 바꾸면 쓸모가 없어지는 물건이라는 점이 약점이 됩니다.

  • 임대인의 동의가 있었는지: 동의 없이 단 물건은 처음부터 대상이 아닙니다.
  • 독립성이 있는지: 건물과 분리해도 물건으로서 가치가 남는지 봅니다.
  • 임대차가 끝났는지: 청구 시점은 종료 때입니다.
  • 일시사용 임대차가 아닌지: 제653조는 일시사용이 명백한 임대차에 제646조부터 제648조와 제652조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원상복구 조항과는 어떻게 부딪치나

임차인이 물건을 반환할 때 원상으로 회복할 의무는 제654조가 준용하는 제615조에서 나옵니다. 계약서의 원상복구 조항은 대개 이 의무를 확인하는 문장입니다.

문제는 원상복구 조항이 사실상 매수청구를 막는 수단으로 쓰일 때입니다. 동의를 얻어 단 부속물까지 떼어 가라고 요구하면 제646조의 권리와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그 범위에서는 제652조의 판단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임차인 쪽에서는 계약 종료 전에 내용증명으로 매수청구 의사를 밝히고, 설치 당시 동의를 받은 문자나 견적서를 붙여 두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청구 의사를 먼저 분명히 해 두면 원상복구 요구에 끌려가지 않습니다.

주의
임대인의 요구에 따라 먼저 설비를 뜯어내면 매수를 청구할 물건 자체가 사라집니다. 철거 비용을 들인 뒤에는 되돌릴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원상복구 날짜를 통보받았다면 철거에 앞서 매수청구 의사부터 서면으로 보내십시오.

임대인 쪽에서도 따져 볼 것이 있습니다. 매수 대금을 치르고 설비를 남겨 두면 다음 임차인을 들일 때 시설을 갖춘 점포로 내놓을 수 있습니다. 무조건 철거를 고집하는 것보다 유리한 경우도 있습니다.

정리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단 부속물의 매수청구권은 제652조가 지키는 권리여서, 계약서에 미리 포기한다고 적었더라도 임차인에게 불리한 포기 특약은 효력이 없습니다. 다만 대가를 주고받은 사정이 있으면 계약 전체를 보고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유익비 포기 특약은 목록에 없어 원칙적으로 유효합니다. 같은 시설비라도 부속물인지 유익비인지에 따라 결론이 갈리니 물건별로 분류해 두어야 합니다.

계약 종료가 다가왔다면 설치 동의 자료와 시설 목록을 정리하고, 원상복구 요구에 답하기 전에 변호사와 함께 청구 범위를 먼저 정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615조, 제626조, 제640조, 제646조, 제647조, 제652조, 제653조, 제65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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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임대인이 동의했다는 증거가 문자 하나뿐입니다.

동의는 형식을 따지지 않으므로 문자도 증거가 됩니다. 설치 공사 당시 임대인이 현장에 왔거나 공사 일정을 함께 조율한 기록이 있다면 함께 모아 두시면 힘이 실립니다.

매수 가격은 어떻게 정하나요?

가격은 먼저 협의하고, 다툼이 생기면 청구 당시 물건의 가치를 놓고 따지게 됩니다. 사용 기간과 상태를 반영한 감정이 필요할 수 있으니 설치 영수증과 현재 사진을 함께 준비하십시오.

월세를 밀려 계약이 해지된 경우에도 청구할 수 있나요?

해지 사유와 경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쟁점입니다. 연체로 해지된 사안이라면 청구 가능 여부부터 따로 검토받으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전대받아 영업하는 사람도 청구할 수 있나요?

적법하게 전대된 경우 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단 부속물은 제647조에 따라 전대차 종료 때 임대인에게 매수를 청구할 수 있고, 이 권리를 포기하게 한 불리한 약정도 제652조로 효력을 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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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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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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