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포동에서 미용실을 하는 원장님은 연말 건물 송년회 자리에서 건물주에게 내년에도 계속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건물주는 웃으며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만기를 두 주 앞두고 날아온 문자는 정반대였습니다. 갱신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으니 만기에 가게를 비워 달라는 것입니다. 원장님은 분명히 말했다고 하지만 그 말을 증명할 길이 없습니다. 상가 계약갱신요구권은 강한 권리이지만, 정해진 기간 안에 했다는 증거가 없으면 힘을 쓰지 못합니다.
언제 요구해야 효력이 있나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하면 건물주가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주택은 2개월 전까지이지만 상가는 1개월 전까지라는 점이 다릅니다.
달력에 옮겨 보면 이렇습니다. 만료일이 3월 31일이라면 그 전해 9월 말에서 10월 초 무렵에 창이 열리고 2월 말 무렵에 닫힙니다. 끝자락 며칠은 날짜 계산을 두고 다툼이 생길 수 있으니 창의 한가운데, 늦어도 1월 안에 요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너무 이른 요구도 문제입니다. 만기 8개월 전에 보낸 요구는 이 기간 안에 한 것이 아니므로, 창이 열린 뒤 다시 보내야 합니다. 미리 보냈다고 안심하면 안 됩니다.
보증금이 커도 이 권리가 있나
있습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많은 조문은 대통령령으로 정한 보증금액을 넘는 임대차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제2조 제3항은 그 예외로 제10조 제1항부터 제3항 본문까지를 보증금액을 넘는 임대차에도 적용한다고 적었습니다. 월세가 높아 환산보증금이 기준을 넘는 가게라도 갱신요구권과 10년 한도는 그대로 누립니다.
따라서 우리 가게는 보호 대상이 아니라며 처음부터 포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기간 안에 요구하고 증거를 남기는 일은 보증금 규모와 상관없이 똑같이 중요합니다.
어떤 방법으로 요구해야 증거가 되나
법은 요구의 형식을 정하지 않았습니다. 말로 해도 요구는 요구입니다.
문제는 나중입니다. 건물주가 듣지 못했다고 하면 요구했다는 사실과 그 날짜를 세입자가 증명해야 합니다. 그래서 방법을 고를 때는 편한 것보다 남는 것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 방법 | 남는 증거 | 약한 고리 |
|---|---|---|
| 내용증명 우편 | 보낸 날짜와 문서 내용 | 받았는지는 배달증명을 함께 신청해야 확인됨 |
| 문자·카카오톡 | 보낸 시각, 읽음 표시 | 상대 번호가 건물주 본인 것인지, 대리인 것인지 확인 필요 |
| 이메일 | 발신 시각과 첨부 문서 | 평소 이 주소로 연락했다는 사정이 있어야 설득력이 큼 |
| 만나서 말로 | 녹음 파일이 있으면 그 대화 | 녹음이 없으면 사실상 증거가 없음 |
가장 단단한 조합은 문자로 먼저 보내고 같은 내용을 내용증명으로 한 번 더 보내는 것입니다. 문자는 빠르고, 내용증명은 내용을 공적으로 남깁니다.
받는 사람도 확인합니다. 등기부상 소유자가 둘 이상이거나 계약 도중 건물이 팔렸다면, 요구서는 현재 등기부에 오른 소유자 전원에게 보내는 편이 안전합니다. 관리회사나 중개사무소에만 전달하고 끝내면 건물주가 몰랐다는 주장을 막기 어렵습니다. 보낸 뒤에는 우체국 영수증, 배달증명서, 화면 캡처를 한 폴더에 모아 날짜순으로 정리해 둡니다.
요구서에는 무엇을 적나
짧아도 됩니다. 다만 다음 네 가지가 빠지면 나중에 해석을 두고 다툼이 생깁니다.
- 건물 주소와 호수, 현재 계약의 시작일과 만료일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에 따라 계약갱신을 요구한다는 분명한 문장
- 종전과 같은 조건으로 갱신을 원한다는 뜻
- 보내는 날짜와 임차인 이름, 연락처
재계약을 검토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는 식의 부탁조는 피합니다. 협의 요청인지 권리 행사인지 흐려지기 때문입니다.
요구한 뒤에는 무엇이 남나
기간 안에 요구했는데 건물주가 정당한 사유를 대지 못하면 계약은 갱신됩니다.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계약된 것으로 보고, 차임과 보증금은 제11조의 범위에서만 증감할 수 있습니다.
건물주가 내세울 수 있는 거절 사유는 제1항 각 호에 적힌 것으로 한정됩니다. 3기의 차임액에 이르는 연체 이력, 무단 전대, 고의나 중대한 과실에 의한 파손, 계약 때 고지된 재건축 같은 것들입니다. 막연히 다른 사람에게 주기로 했다는 이유는 여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건물주가 사유를 밝히지 않고 거절만 한다면 어느 호에 해당하는지 서면으로 물어 두십시오. 답이 없었다는 사실도 나중에 자료가 됩니다.
한도도 기억해야 합니다. 제2항에 따라 갱신요구권은 최초 계약부터 전체 10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만 쓸 수 있습니다. 2018년 4월에 처음 들어왔다면 2028년 3월 말이 그 끝입니다.
주의
세입자가 아무 요구도 하지 않았고 건물주도 기간 안에 거절이나 조건 변경 통지를 하지 않았다면 제10조 제4항의 묵시적 갱신이 됩니다. 이때 존속기간은 1년으로 보므로, 요구로 갱신한 경우와 남는 기간이 다릅니다.
정리
상가 갱신 요구는 만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해야 합니다. 그 기간 안에 요구했다는 사실은 세입자가 증명해야 합니다. 말로 한 약속은 상대가 부인하면 남지 않습니다.
문자와 내용증명을 함께 쓰고, 요구서에는 갱신을 요구한다는 문장을 분명히 넣으십시오. 보증금이 커도 이 권리는 그대로이며, 최초 계약부터 10년이 한도입니다. 건물주가 이미 비워 달라는 통지를 보냈다면 남은 기간을 계산해 변호사와 함께 요구서부터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2조, 제10조, 제1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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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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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카카오톡으로 보냈는데 건물주가 읽지 않았습니다.
읽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요구가 없던 일이 되지는 않지만, 상대가 받았다는 점을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기간이 남아 있다면 같은 내용을 배달증명이 붙은 내용증명으로 다시 보내 두십시오.
건물주가 아니라 관리인에게 말했습니다.
관리인에게 계약 관련 의사표시를 받을 권한이 있었는지가 문제가 됩니다. 확실하지 않다면 건물주 본인에게 직접 다시 요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만기 3주 전인데 아직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상가는 만기 1개월 전까지가 기간이므로 이미 지났을 가능성이 큽니다. 묵시적 갱신이 되는지, 건물주가 기간 안에 거절 통지를 했는지부터 확인해 보십시오.
갱신 요구를 했더니 월세를 크게 올리자고 합니다.
갱신되는 계약은 종전과 같은 조건이 원칙이고, 증액은 제11조가 정한 기준 안에서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요구한 인상 폭과 근거를 서면으로 받아 두고 대응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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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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