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질문 내용
어릴 때 아버지와 친할머니가 연이어 돌아가시며 건물이 저와 언니에게 넘어왔고, 이후 친척과의 소송으로 지분을 나눴습니다. 친어머니는 그 과정에서 건물 빚을 갚느라 외할머니에게 13억을 빌렸다며 손으로 쓴 가계부만 보여 주고, 다른 건물에는 외할머니 이름으로 권리가 걸려 있습니다. 잘하지 않으면 빚을 넘기겠다는 말을 매일 듣는데 정말 제가 갚아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본인 사안은 13억이라는 돈이 실제로 누구의 채무로 생겼는지, 그리고 미성년이던 자매 이름으로 빚을 지울 수 있었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여 사실과 금액은 돈을 받아야 한다는 쪽이 증명해야 하고, 손으로 쓴 가계부만으로 자매에게 그 부담이 그대로 넘어오지는 않습니다.
■ 갚을 사람은 누가 누구에게 빌렸는지로 정해집니다
외할머니 돈이 건물 빚 상환에 쓰였다 해도, 그 돈을 빌린 사람이 어머니라면 채무자는 어머니입니다. 자매에게 청구하려면 외할머니가 자매에게 직접 빌려줬다는 약정이 있었는지, 또는 어머니가 자매의 법정대리인으로서 자매 이름으로 빌렸는지가 증명되어야 합니다. 가족이 대신 갚아 준 돈은 증여였다고 볼 여지도 있어, 빌려준 것이라는 합의를 입증할 책임은 돈을 돌려받으려는 쪽에 있습니다.
■ 미성년 시절 대리 행위에 숨은 문제
친권자는 자녀 재산을 관리할 수 있지만, 친권자와 자녀의 이해가 부딪치는 행위는 법원이 선임한 특별대리인이 맡아야 합니다(민법 제921조). 어머니 친정에서 빌린 돈을 자녀 채무로 돌리는 구조라면 이해상반 행위로 다퉈질 수 있습니다. 또 자녀가 성년이 되면 친권자는 그동안의 재산 관리 내역을 정산해야 합니다(민법 제923조). 성인이라면 이 조항을 근거로 수입과 지출의 계산 내역을 서면으로 요구할 수 있습니다.
■ 지금 바로 떼어 볼 서류
오가는 말보다 공적 서류로 확인되는 것이 먼저입니다. ① 두 건물의 등기사항전부증명서는 인터넷등기소에서 누구나 뗄 수 있고, 외할머니 이름의 권리가 근저당인지 가등기인지가 여기서 드러납니다. ② 친척과의 지분 소송 판결문은 당사자였던 본인이 법원에 열람과 복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③ 말소된 근저당 기록에서 당시 채권자 은행과 상환 시점이 보여, 현금으로 갚았다는 설명과 맞는지 대조할 수 있습니다.
■ 서명 요구에는 응하지 마십시오
채무 확인서, 차용증, 각서 같은 문서에 서명하면 없던 채무가 새로 생기거나 다툴 수 있던 채무를 스스로 인정하는 결과가 됩니다. 개인 간 대여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10년인데, 채무를 인정하는 서명은 진행 중인 시효를 처음부터 다시 돌게 하고, 이미 지난 시효라면 그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를 만듭니다. 빚을 넘기겠다거나 잘해야 탕감해 준다는 말은 녹음해 두십시오. 상대 요구의 성격을 보여 주는 자료가 됩니다.
■ 외할머니 명의 권리를 정리하는 길
등기상 권리가 근저당이라면 그 담보로 보호되는 채무가 실제로 있는지가 핵심이고, 채무가 없거나 이미 소멸했다면 근저당 말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가등기라면 어떤 원인으로 설정됐는지 등기 원인 서류를 확인해야 합니다. 서류를 모은 뒤 대한법률구조공단 132나 변호사와 함께 실제 채무가 남아 있는지 계산해 보면, 협상으로 풀지 소송으로 정리할지 판단이 섭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162조, 제168조, 제921조, 제923조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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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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