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질문 내용
월세로 살고 있는데 9개월 사이 세탁실 수전 쪽에서 세 번이나 물이 샜고, 매번 집주인이 직접 고쳤습니다. 이번에는 외출한 사이 물이 뿜어져 나와 높은 선반에 올려 둔 전자기기와 캐리어 등이 젖었습니다. 집주인 측은 보험이 없고 세탁실에 물건을 둔 것도 잘못이라며 보상을 꺼리는데, 배상 책임이 인정되는지와 준비할 자료가 궁금합니다.
본인 사안은 앞선 두 번의 수리가 근본 원인을 고친 것이었는지, 그리고 세탁실 보관이 손해를 키운 과실로 평가되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같은 지점에서 반복된 누수라 집주인의 배상 책임을 묻기에 유리한 구조이고, 과실 다툼이 있어도 감액 사유가 될 뿐 책임 자체를 없애지는 못합니다.
■ 반복 수리가 책임을 키우는 이유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이 계약 기간 내내 집을 쓸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하도록 정합니다. 한 번 고장 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같은 수전이 9개월 동안 세 번 터졌다면 앞선 수리가 임시 조치에 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집주인은 이미 두 번이나 문제를 알고 있었으니 부품 교체나 전문 업체 점검을 했어야 한다는 주장이 자연스럽습니다. 전문가가 아닌 집주인이 직접 손본 사정은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황입니다.
■ 어디가 터졌는지 확인해 두십시오
책임 소재는 물이 샌 부품에 따라 갈립니다. 벽에서 나온 배관, 수전 본체, 연결 부속처럼 건물에 딸린 설비라면 임대인 몫이고, 세입자가 단 세탁기 급수 호스에서 샜다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이번에 집주인이 무엇을 교체했는지 물어 문자로 답을 받고, 떼어 낸 부품이 있으면 사진을 찍어 두십시오. 가능하면 설비 업체에 원인 소견을 받아 두면 다툼이 크게 줄어듭니다.
■ 세탁실 보관을 과실로 볼 수 있나
세탁실은 원래 세제와 청소 도구, 계절 물품을 두는 공간이고, 물건을 선반 맨 위에 올려 둔 것은 통상의 주의를 다한 것입니다. 바닥에 고인 물이 아니라 수전에서 뿜어진 물이 높은 곳까지 적신 것은 예상하기 어려운 사고여서 과실이 크게 잡히기 어렵습니다. 다만 법원은 제396조에 따라 일부 과실을 참작할 수 있으니, 선반 높이와 수전까지의 거리를 줄자로 잰 사진을 남겨 두면 반박에 쓸 수 있습니다.
■ 물품 손해는 이렇게 증빙합니다
전자기기는 지금 작동하더라도 서비스센터 점검에서 침수 흔적이나 부식 소견이 나오면 그 확인서와 수리 견적서가 손해 자료가 됩니다. 수리가 불가능하면 새 제품 값이 아니라 사용 기간을 반영한 중고 시세가 기준입니다. 캐리어처럼 고장은 아니어도 얼룩이나 냄새로 가치가 떨어진 물건은 세탁이나 클리닝 비용 영수증으로 청구하면 인정받기 쉽습니다. ① 품목 ② 구입 시기와 가격 ③ 현재 상태 ④ 청구액을 한 장으로 정리하십시오.
■ 합의가 안 될 때 밟을 단계
계약서상 임대인은 등기 명의자인 아버님이므로 청구서와 내용증명도 그분 앞으로 보냅니다. 응하지 않으면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고, 대한법률구조공단 132나 한국부동산원 지사를 통해 접수합니다. 조정이 결렬되면 소액사건 절차로 전자소송 누리집에서 소장을 낼 수 있습니다. 같은 누수가 또 생길 수 있으니 수전 교체를 요구하는 내용도 내용증명에 함께 적어 두십시오.
참조 조문
민법 제390조, 제393조, 제396조, 제623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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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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