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동창 둘이 돈을 반씩 모아 해운대의 상가 한 칸을 샀습니다. 1층에서 함께 카페를 하기로 하고 동업계약서도 썼습니다. 등기부 갑구에는 두 사람 이름이 나란히 올라갔는데, 2분의 1이라는 숫자 대신 합유라는 두 글자가 붙어 있습니다. 3년 뒤 한 사람이 급히 돈이 필요해져 자기 몫만 팔겠다고 나섭니다. 사겠다는 사람도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등기소에서도, 매수인 쪽에서도 일이 진행되지 않습니다. 그 두 글자에 이유가 있습니다.
두 사람 이름인데 왜 숫자가 없나
함께 사업을 하려고 돈을 낸 순간 두 사람의 관계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민법 제703조는 두 사람 이상이 서로 출자해 공동사업을 경영하기로 약정하면 조합이 성립한다고 정하고, 제704조는 조합원의 출자와 그 밖의 조합재산을 조합원의 합유로 한다고 정합니다. 제271조 제1항도 여러 사람이 조합체로서 물건을 소유하면 합유라고 하면서, 합유자의 권리가 합유물 전부에 미친다고 적었습니다.
등기부는 이 관계를 그대로 옮깁니다. 부동산등기법 제48조 제4항은 권리자가 2인 이상이면 권리자별 지분을 기록하되, 등기할 권리가 합유일 때에는 그 뜻을 기록하도록 정합니다. 그래서 합유로 올라간 등기에는 사람별 지분 숫자가 드러나지 않는 것이 보통입니다.
몫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273조도 합유물에 대한 지분이라는 말을 씁니다. 다만 그 몫을 혼자 움직일 수 없을 뿐입니다.
| 구분 | 공유 | 합유 |
|---|---|---|
| 등기부 표시 | 사람별 지분 | 합유라는 뜻 |
| 자기 몫 처분 | 혼자 할 수 있음 (제263조) | 전원 동의 필요 (제273조 제1항) |
| 물건 전체의 처분·변경 | 전원 동의 (제264조) | 전원 동의 (제272조) |
| 보존행위 | 각자 가능 | 각자 가능 |
| 나눠 달라는 청구 | 가능, 5년 안의 분할금지 약정 가능 (제268조) | 할 수 없음 (제273조 제2항) |
| 관계가 끝나는 때 | 분할 | 조합 해산 또는 합유물 양도 (제274조) |
내 몫만 따로 팔 수 있나
동업자 전원이 동의해야 합니다.
제273조 제1항은 합유자가 전원의 동의 없이 합유물에 대한 지분을 처분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공유였다면 제263조에 따라 자기 지분을 자유롭게 팔 수 있었겠지만, 합유에서는 그 길이 막혀 있습니다. 매수인이 나타나도 다른 동업자가 고개를 젓는 순간 거래는 멈춥니다.
물건 전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제272조는 합유물을 처분하거나 변경할 때 합유자 전원의 동의를 요구합니다. 상가를 통째로 팔거나 담보로 넣거나 구조를 크게 바꾸는 일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반면 누수를 막는 수리처럼 물건을 지키는 보존행위는 각자 할 수 있습니다.
나눠 달라는 소송은 안 되나
제273조 제2항이 막아 두었습니다. 합유자는 합유물의 분할을 청구하지 못합니다.
빠져나가는 길은 따로 있습니다. 조합에서 탈퇴하는 것입니다. 제716조 제1항은 조합의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았다면 각 조합원이 언제든 탈퇴할 수 있다고 하면서, 부득이한 사유 없이 조합에 불리한 시기에는 탈퇴하지 못한다는 제한을 붙였습니다. 존속기간을 정해 두었다면 제2항에 따라 부득이한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탈퇴하면 정산이 시작됩니다. 제719조는 탈퇴 당시의 조합재산 상태를 기준으로 계산하고, 탈퇴한 사람의 지분은 출자의 종류와 관계없이 금전으로 반환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상가 자체를 나눠 받는 것이 아니라 돈으로 받는 구조입니다. 끝나지 않은 일은 끝난 뒤에 계산할 수 있습니다.
동업 자체를 끝내려면 제720조의 해산청구로 갑니다. 해산 뒤 남은 재산은 제724조 제2항에 따라 출자가액에 비례해 나누고, 합유물 분할에는 제274조 제2항이 공유물 분할 규정을 끌어다 씁니다.
동업자 한 사람에게 빚이 있으면
채권자의 손이 닿는 범위가 좁아집니다.
제714조는 조합원의 지분에 대한 압류가 그 조합원의 장래 이익배당과 지분 반환을 받을 권리에 효력이 있다고 정합니다. 등기부에 그 사람 몫이 숫자로 따로 적혀 있지 않으니, 공유 지분처럼 바로 겨냥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동업자 입장에서는 동료의 빚 때문에 가게가 흔들릴 위험이 그만큼 줄어듭니다.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난 경우도 같은 틀로 봅니다. 제717조는 사망을 탈퇴 사유로 정하고 있어, 조합계약에 따로 정함이 없으면 상속인이 동업자 자리를 그대로 잇는 것이 아니라 제719조의 계산을 받는 쪽에 섭니다. 등기부도 남은 동업자들 앞으로 다시 정리해야 합니다.
동업계약서에는 무엇을 적어 두나
조문이 비워 둔 자리를 계약서가 채웁니다.
- 각자의 출자 금액과 비율, 노무로 출자하는 사람의 평가 방법
- 조합의 존속기간과 탈퇴할 때 미리 알려야 하는 기간
- 탈퇴하는 사람의 지분을 계산하는 기준일과 지급 기한
- 업무집행자를 누구로 할지, 제706조의 과반수 결정과 다르게 정할 사항
- 조합원이 사망하면 상속인이 지위를 이어받을지 여부
- 부동산을 팔거나 담보로 넣을 때의 의사결정 방식
주의
실제로는 동업 재산인데 편하다는 이유로 공유 지분으로 등기해 두면, 등기부와 내부 관계가 서로 다른 말을 하게 됩니다. 한 사람이 등기된 지분을 몰래 팔거나 그 지분에 압류가 들어오는 순간 다툼이 시작됩니다. 등기 형식은 동업계약의 내용과 맞춰야 합니다.
정리
동업을 위해 함께 산 부동산은 조합재산이 되어 합유로 등기되고, 등기부에는 사람별 숫자 대신 합유라는 뜻이 적힙니다.
합유자는 자기 몫을 혼자 팔 수 없고, 나눠 달라는 청구도 할 수 없습니다. 빠져나가려면 탈퇴해 돈으로 정산받거나 조합을 해산하는 길을 밟아야 합니다. 그 대신 동업자 한 사람의 빚이나 사망이 가게 전체를 흔드는 위험은 줄어듭니다.
동업을 정리하려는데 지분 계산 기준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면, 탈퇴 시점의 재산 평가가 결과를 크게 바꿉니다. 탈퇴 통지를 보내기 전에 동업계약서와 장부를 들고 변호사와 먼저 계산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263조, 제268조, 제271조, 제272조, 제273조, 제274조, 제703조, 제704조, 제714조, 제716조, 제717조, 제719조 · 부동산등기법 제48조
본 글이 사건의 큰 그림을 그리시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13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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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동업자가 연락을 끊었는데 상가를 팔 수 있나요?
합유물 전체를 처분하려면 합유자 전원의 동의가 있어야 하므로 혼자서는 팔 수 없습니다. 연락이 끊긴 사정과 동업이 사실상 멈춘 사정을 정리해 해산청구를 검토하게 되며, 그 과정에서 매각 방법을 정하게 됩니다.
이미 공유 지분으로 등기했는데 합유로 바꿔야 하나요?
동업계약의 실질과 등기가 다르면 나중에 처분이나 압류 단계에서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바꾸려면 공유자 전원이 참여하는 등기 절차가 필요하므로 계약서와 출자 내역을 정리한 뒤 진행 방법을 확인받으십시오.
탈퇴하면 상가 지분을 그대로 받을 수 있나요?
탈퇴한 조합원의 지분은 출자의 종류와 관계없이 금전으로 반환할 수 있다고 정해져 있습니다. 상가 자체를 나눠 받기보다 탈퇴 당시 재산 상태로 계산한 돈을 받는 것이 기본 구조이므로 평가 방법을 미리 정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동업자의 채권자가 상가를 경매에 넣을 수 있나요?
조합원 지분에 대한 압류는 장래의 이익배당과 지분 반환을 받을 권리에 효력이 있다고 정해져 있습니다. 채권자가 어떤 절차를 밟고 있는지 법원 서류를 확인하고, 조합의 다른 채무와 얽혀 있는지 함께 살펴보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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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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