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군 국도 확장 구간에 걸린 밭 일부를 시청에 넘기기로 협의가 끝났습니다. 보상 담당 공무원이 계약서에 도장을 받아 가면서 등기 승낙서도 함께 써 달라고 합니다. 땅 주인은 법무사를 불러 등기소에 같이 가야 하는지, 언제 돈이 들어오는지, 밭에 걸린 농협 근저당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거래 상대일 때는 등기 절차가 보통의 매매와 다르게 흘러갑니다. 부동산등기법 제98조가 그 흐름을 정해 두었습니다.
보통의 매매에서는 누가 등기를 신청하나
사고판 두 사람이 함께 냅니다.
부동산등기법 제23조 제1항은 등기를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으면 등기권리자와 등기의무자가 공동으로 신청한다고 정합니다. 땅을 사는 쪽이 권리자, 파는 쪽이 의무자입니다. 그래서 개인 사이 매매에서는 잔금일에 양쪽 서류가 한자리에 모여야 합니다.
제22조 제1항은 등기가 당사자의 신청 또는 관공서의 촉탁에 따라 이루어진다고 하여 길을 하나 더 열어 둡니다. 관청이 거래 당사자가 되면 이 두 번째 길이 쓰입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촉탁에 따른 절차에 신청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해서, 등기소가 서류를 보는 기준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관청이 사는 쪽이라면
관청이 등기소에 직접 촉탁합니다.
제98조 제1항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등기권리자인 경우 등기의무자의 승낙을 받아 해당 등기를 지체 없이 등기소에 촉탁하도록 합니다. 땅 주인이 등기소에 갈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승낙이 출발점이 됩니다.
공무원이 받아 간 승낙서가 바로 그 승낙입니다. 승낙을 해 준 순간부터 등기는 관청 손으로 넘어가므로, 도장을 찍기 전에 계약 내용이 정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특히 면적이 문제됩니다. 밭 전체가 아니라 일부만 도로에 들어간다면 분할 측량이 먼저이고, 분할된 필지의 지번과 면적이 계약서와 승낙서에 똑같이 적혀야 합니다. 측량 결과가 나오기 전에 승낙서부터 써 주면 나중에 면적 다툼이 생겨도 되돌리기 번거롭습니다.
승낙을 끝내 거절하면 어떻게 될까요. 관청은 촉탁으로 등기를 넘길 수 없으니 협의가 결렬된 것으로 보고 수용 절차를 검토하게 됩니다. 거절은 협상 카드가 될 수는 있어도 사업 자체를 멈추는 힘은 약합니다.
승낙서에 도장 찍기 전 확인할 것
· 분할 측량 결과와 계약서의 지번·면적이 같은지
· 보상금 지급 시점이 등기 촉탁 전인지 후인지
· 남는 땅의 진입로나 배수가 막히지 않는지
· 근저당이나 가압류가 걸려 있다면 처리 방법이 정해졌는지
관청이 파는 쪽이라면
반대 방향도 조문이 있습니다.
제98조 제2항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등기의무자인 경우 등기권리자의 청구에 따라 지체 없이 해당 등기를 촉탁하도록 합니다. 공유재산 매각이나 용도 폐지된 국유지 매수처럼 개인이 관청 땅을 사는 경우입니다.
여기서는 매수인이 움직여야 합니다. 대금을 다 냈는데도 등기가 넘어오지 않는다면 담당 부서에 등기 촉탁을 서면으로 청구하십시오. 청구가 있어야 의무가 구체화되므로, 구두 문의만 반복하는 것보다 접수 번호가 남는 문서가 낫습니다.
관청이 공매로 재산을 판 경우는 제97조가 따로 다룹니다. 공매로 인한 권리이전, 공매로 소멸한 권리의 말소, 체납처분 압류등기와 공매공고등기의 말소를 등기권리자의 청구를 받아 촉탁합니다.
| 상황 | 등기소에 가는 쪽 | 개인이 할 일 |
|---|---|---|
| 개인 사이 매매 | 매수인·매도인 공동 신청 (제23조) | 서류를 갖춰 함께 신청 |
| 관청이 매수 (협의 취득 등) | 관청이 촉탁 (제98조 제1항) | 등기 승낙 |
| 관청이 매도 (국공유지 매각) | 관청이 촉탁 (제98조 제2항) | 촉탁 청구 |
| 관청의 공매로 매수 | 관청이 촉탁 (제97조) | 촉탁 청구 |
| 수용 | 권리자 단독 신청, 관청이면 촉탁 (제99조) | 협조 의무 없이 진행됨 |
협의 매수와 수용은 무엇이 다른가
승낙이 필요한지 여부부터 갈립니다.
제99조 제1항은 수용으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공동신청 원칙에도 불구하고 등기권리자가 단독으로 신청할 수 있게 하고, 제3항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권리자라면 지체 없이 촉탁하도록 합니다. 협의가 깨져 수용 절차로 넘어가면 땅 주인의 승낙 없이도 등기가 움직입니다.
정리되는 범위도 다릅니다. 제99조 제4항은 수용으로 인한 이전등기를 할 때 그 부동산의 소유권 외의 권리와 처분제한 등기를 등기관이 직권으로 말소하도록 합니다. 다만 그 부동산을 위해 존재하는 지역권 등기와 토지수용위원회 재결로 존속이 인정된 권리의 등기는 남깁니다.
협의 매수에는 이런 직권 말소 조문이 없습니다. 그래서 농협 근저당처럼 걸려 있는 권리는 보상금으로 갚고 말소하는 순서를 미리 정해야 합니다. 보통은 관청이 말소를 거래 조건으로 요구합니다.
근저당이 걸린 땅은 어떻게 정리하나
순서를 정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 등기사항증명서를 떼어 을구의 근저당, 갑구의 가압류·압류를 모두 확인합니다.
- 채권자에게 남은 빚과 말소에 필요한 금액을 서면으로 받아 둡니다.
- 보상 담당 부서와 보상금 일부를 채권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방식이 가능한지 협의합니다.
- 말소 서류가 준비된 뒤 승낙서를 넘기고, 이전등기와 말소등기가 함께 처리되게 합니다.
가압류나 세무서 압류가 걸려 있다면 사정이 더 복잡합니다. 그 채권자와 따로 해제 협의를 해야 하고, 해제 서류가 늦어지면 보상금 지급도 함께 늦어집니다.
일부 필지만 넘기는 경우에는 남는 땅에 근저당이 그대로 남는지, 채권자가 일부 말소에 동의하는지가 별도의 협상거리입니다.
정리
관청이 땅을 사면 땅 주인은 등기소에 가지 않습니다. 관청이 승낙을 받아 직접 촉탁하고, 관청이 파는 쪽이면 매수인의 청구를 받아 촉탁합니다.
그래서 개인에게 남는 일은 승낙서 한 장과 청구서 한 장입니다. 그 한 장을 언제, 어떤 조건이 갖춰진 뒤에 내주느냐가 보상과 면적, 근저당 정리를 좌우합니다. 수용으로 넘어가면 승낙 없이도 진행되고 정리 범위도 달라집니다.
도로나 공공사업에 땅이 걸렸다면 계약서와 측량성과도, 등기사항증명서를 모아 변호사와 함께 승낙 시점과 말소 순서를 맞춰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부동산등기법 제22조, 제23조, 제97조, 제98조, 제99조
본 글이 사건의 큰 그림을 그리시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13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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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승낙서를 써 준 뒤 보상금이 늦어지면 어떻게 하나요?
승낙서를 넘기기 전에 보상금 지급 시점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이미 넘겼다면 계약서의 지급 조항과 지연 시 처리 방법을 확인하고 담당 부서에 서면으로 지급을 청구하십시오.
국유지를 샀는데 등기 촉탁을 안 해 줍니다.
관청은 등기권리자의 청구에 따라 촉탁해야 합니다. 매매계약서와 대금 납부 영수증을 붙여 촉탁을 청구하는 문서를 접수하고, 접수 번호를 남겨 두시기 바랍니다.
협의 매수로 넘기면 근저당이 저절로 지워지나요?
수용과 달리 협의 매수에는 직권 말소 조문이 없습니다. 보상금으로 빚을 정리하고 채권자의 말소 서류를 받아 함께 처리하는 순서를 미리 정해 두셔야 합니다.
땅 일부만 들어가는데 남는 땅 값이 떨어집니다.
남는 땅의 이용 가치가 줄어드는 문제는 보상 협의 단계에서 따로 다툴 사안입니다. 진입로나 모양 변화로 생기는 불편을 사진과 도면으로 정리해 협의 자리에 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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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1
대표 변호사 한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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