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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10월 11일조회 0

주택 계약은 법무부 표준 서식을 먼저 쓴다

첫 전셋집 계약을 앞두고 중개사무소에 앉았습니다. 건네받은 계약서 아래쪽에 특약이 열 줄 넘게 빼곡합니다. 지난주 다른 동네 사무소에서 본 계약서와는 칸 모양부터 다릅니다. 어느 서식으로 써야 맞는지 정한 규칙이 있기는 한 걸까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0조가 그 질문에 답합니다. 법무부가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정한 표준계약서를 먼저 쓰라는 조문입니다. 다만 그 말의 무게가 어디까지인지는 따로 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조문은 정확히 무엇을 요구하나

제30조 본문은 주택임대차계약을 서면으로 체결할 때 법무부장관이 국토교통부장관과 협의하여 정하는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를 우선적으로 사용한다고 정합니다. 2016년 5월에 새로 들어온 조문입니다.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당사자가 다른 서식을 사용하기로 합의한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고 적었습니다.

정리하면 원칙은 표준 서식이고 예외는 두 사람의 합의입니다. 말로만 한 계약은 애초에 이 조문의 대상이 아닙니다. 서면으로 쓰는 순간부터 어떤 종이를 꺼낼지가 문제됩니다.

다른 서식으로 쓰면 계약이 무효가 되나

그렇지 않습니다.

제30조는 다른 서식으로 쓴 계약의 효력을 부정하는 문장을 두지 않았고, 같은 법에는 표준계약서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재하는 조항도 없습니다. 중개사무소마다 쓰는 양식으로 맺은 계약도 그 자체로 유효합니다.

더 중요한 조문은 따로 있습니다. 제10조는 이 법에 위반된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고 정합니다. 서식이 무엇이든 이 선 아래로 내려간 특약은 처음부터 효력을 갖지 못합니다. 갱신요구권을 쓰지 않겠다는 문구, 1년만 살고 무조건 나가야 한다는 문구가 대표적입니다. 표준 서식을 쓰든 안 쓰든 결국 특약의 내용이 결과를 가릅니다.

강행규정
당사자가 합의해도 바꿀 수 없는 규정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만 이 성격을 갖습니다. 그래서 임차인에게 더 유리한 특약은 유효하고, 불리한 특약은 서명을 했어도 효력이 없습니다.

계약서의 어느 칸이 법과 맞물리나

표준 서식을 쓰든 다른 서식을 쓰든, 아래 항목이 계약서 어디에 어떻게 적혔는지를 확인하면 됩니다.

단계법이 정한 내용근거
계약 전임대인이 확정일자 부여일·차임·보증금 정보와 납세증명서를 제시제3조의7
입주인도와 전입신고를 마친 다음 날부터 대항력제3조 제1항
확정일자대항요건과 함께 갖추면 경매·공매에서 우선변제제3조의2 제2항
기간2년 미만으로 정하면 2년으로 봄, 임차인은 짧은 기간 주장 가능제4조 제1항
증액약정액의 20분의 1 초과 금지, 증액 후 1년 안에는 다시 청구 불가제7조
갱신임차인의 갱신요구 1회, 갱신 기간 2년제6조의3

이 표의 어느 줄과 부딪히는 특약이 보이면 그 문구에 줄을 긋고 이유를 물으십시오. 임대인이 답을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대인이 자기 서식을 고집하면

조문의 단서가 합의를 요구한다는 점이 출발점입니다. 임차인이 표준 서식으로 쓰자고 말했는데 임대인이 거절한다면, 그 상태로는 다른 서식에 대한 합의가 아직 없는 셈입니다. 표준 서식을 요청할 근거가 법 조문에 있다는 사실만 알고 있어도 대화가 달라집니다.

그래도 결국 임대인 서식으로 쓰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때는 아래 항목을 하나씩 대조하십시오.

  • 보증금과 차임, 지급일, 잔금일과 입주일이 숫자로 정확히 적혔는지
  • 잔금일까지 선순위 근저당을 정리한다는 약속이 특약으로 들어갔는지
  • 수선 의무를 전부 임차인에게 넘기는 문구가 있는지, 민법 제623조가 임대인에게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할 의무를 지운다는 점과 비교
  • 중도 해지나 원상복구 범위가 한쪽에만 무겁게 쓰였는지
  • 갱신요구권이나 증액 상한을 사실상 포기시키는 문구가 있는지

고칠 곳이 보이면 계약서 여백에 바뀐 문구를 직접 적고 양쪽이 서명이나 날인을 해 두십시오. 말로만 고치기로 한 내용은 나중에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고친 자리마다 두 사람의 확인이 들어가야 합니다.

계약 당일에는 무엇을 하나

  1. 계약 전에 임대인에게 확정일자 부여 현황과 납세증명서를 보여 달라고 요청합니다.
  2. 등기사항증명서를 그날 다시 떼어 소유자와 선순위 권리를 확인합니다.
  3. 서식을 정하고 특약을 한 줄씩 소리 내어 읽은 뒤 서명합니다.
  4. 계약서 원본으로 주민센터나 등기소, 공증인 사무소에서 확정일자를 받습니다.
  5. 입주하는 날 전입신고를 마치고 접수 사실을 보관합니다.

확정일자를 주는 곳은 제3조의6 제1항이 정하는데, 읍·면사무소와 동 주민센터, 지방법원과 그 지원, 등기소, 공증인이 모두 여기에 들어갑니다.

주의
대항력은 전입신고 다음 날 생깁니다. 임대인이 잔금일 당일에 근저당을 설정하면 그 담보가 하루 앞섭니다. 잔금일 전에 선순위 권리를 정리한다는 특약과 함께, 잔금 직전 등기부를 한 번 더 확인하는 순서를 계약서에 적어 두십시오.

정리

주택 임대차를 서면으로 맺을 때는 표준계약서가 원칙이고, 다른 서식은 두 사람이 합의해야 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서식으로 쓴 계약이 무효가 되지는 않습니다.

결과를 가르는 것은 서식보다 특약입니다. 제10조 때문에 임차인에게 불리한 특약은 서명했더라도 효력이 없지만, 효력이 없다는 사실을 나중에 다투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일입니다. 서명 전에 문구를 고치는 편이 훨씬 수월합니다.

계약 뒤 증액이나 반환, 수선을 두고 다툼이 생기면 제14조의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서명 전에 특약 문구가 걱정된다면 계약서 초안을 들고 변호사와 미리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3조의2, 제3조의6, 제3조의7, 제4조, 제6조의3, 제7조, 제10조, 제14조, 제30조 · 민법 제623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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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표준계약서는 어디서 구할 수 있나요?

법무부장관이 국토교통부장관과 협의해 정한 서식이므로 두 부처가 공개하는 자료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중개사무소를 통해 계약한다면 처음부터 표준 서식으로 작성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가장 간단합니다.

이미 다른 서식으로 계약했는데 다시 써야 하나요?

다시 쓸 필요는 없습니다. 계약은 그대로 유효하고, 다만 특약 가운데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이 있다면 그 부분은 효력이 없습니다. 의심되는 문구를 표시해 두고 필요하면 확인을 받으십시오.

표준계약서에도 특약을 넣을 수 있나요?

넣을 수 있습니다. 표준 서식을 쓰더라도 개별 사정은 특약으로 정하게 됩니다. 잔금일까지 근저당 말소처럼 구체적인 행동과 날짜를 적어야 나중에 이행을 요구하기 쉽습니다.

직거래라 중개사가 없는데도 표준계약서를 써야 하나요?

서면으로 체결한다면 중개 여부와 관계없이 표준계약서를 먼저 쓰는 것이 법의 원칙입니다. 직거래일수록 빠뜨리는 항목이 생기기 쉬우므로 표준 서식을 기본으로 놓고 특약을 덧붙이는 방식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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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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