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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10월 12일조회 0

맡긴 물건 되찾을 때 이자·보관비까지 내는 이유

인테리어 일을 하는 김 사장은 지난봄 자재 대금이 밀리자 거래처 자재상에게 레이저 레벨기와 발전기, 소형 미장 기계를 맡기고 800만 원을 빌렸습니다. 여름 현장이 끝나 원금을 들고 찾아갔더니 자재상이 내민 계산서에는 넉 달 치 이자와 창고 보관료, 발전기 배터리 교체비까지 적혀 있었습니다. 빌린 돈만 갚으면 되는 줄 알았던 김 사장은 당황합니다. 민법은 물건을 맡기고 돈을 빌린 관계를 질권으로 보고, 물건을 돌려받으려면 무엇까지 갚아야 하는지를 미리 정해 두었습니다.

원금만 갚으면 돌려받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습니다.

민법 제334조는 질권이 담보하는 채권을 원금 하나로 두지 않았습니다. 이자, 위약금, 질권을 실행하는 데 든 비용, 질물을 보존하는 데 든 비용, 채무불이행이나 질물의 하자로 생긴 손해배상까지 함께 담보한다고 적었습니다. 물건을 맡긴 사람 입장에서는 돌려받는 값이 원금보다 커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목록은 질권자가 마음대로 늘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조문에 적힌 항목에 해당해야 하고, 각 항목의 금액은 실제로 발생했다는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계산서를 받았다면 항목마다 이 목록 가운데 어디에 들어가는지부터 맞춰 보십시오.

항목무엇을 말하나확인할 자료
원금·이자빌린 돈과 약정한 이율에 따른 이자차용증, 이체 내역
위약금늦게 갚으면 물기로 미리 정한 돈약정서의 위약금 조항
실행 비용경매 신청 등 담보를 현금으로 바꾸는 데 쓴 돈법원 납부 영수증
보존 비용물건이 망가지지 않게 지키는 데 든 돈보관료 계산서, 수리 영수증
손해배상약속 불이행이나 물건의 하자로 질권자가 입은 손해손해 발생 경위와 금액 증빙

보관료와 수리비는 왜 맡긴 쪽 몫인가

물건의 주인이 여전히 맡긴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질권자는 남의 물건을 잠시 손에 쥐고 있을 뿐이고, 그 물건이 녹슬거나 방전되어 값이 떨어지면 결국 주인의 재산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물건의 상태를 지키는 데 들어간 돈을 질물보존의 비용으로 담보 범위에 넣었습니다. 발전기 배터리를 갈지 않아 기계가 못 쓰게 되었다면 손해를 보는 쪽은 김 사장입니다.

민법 제343조는 유치권에 관한 제321조부터 제325조까지를 동산질권에 준용합니다. 그 가운데 제325조는 물건에 관하여 필요비를 지출한 사람이 소유자에게 상환을 청구할 수 있게 하고, 물건의 값을 올린 유익비는 그 증가가 남아 있는 경우에 한해 소유자가 고르는 방식으로 돌려받게 합니다. 꼭 필요했던 지출과 물건을 더 좋게 만든 지출은 셈법이 다릅니다.

일부만 갚고 기계 하나라도 먼저 받을 수 있나

질권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제321조는 채권 전부를 변제받을 때까지 물건 전부에 대하여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이 조문 역시 제343조로 질권에 준용됩니다. 800만 원 가운데 500만 원을 갚았다고 해서 세 대의 장비 가운데 한 대를 돌려달라고 요구할 권리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맡긴 물건 전부가 남은 빚 전부를 담보하는 구조입니다.

제335조도 같은 방향입니다. 질권자는 앞 조문의 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질물을 유치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남은 돈이 이자 몇십만 원뿐이어도 물건을 붙잡을 근거는 그대로 남습니다.

현장에 장비가 급하게 필요하다면 협상으로 풀 수밖에 없습니다. 일부 변제와 함께 특정 장비를 먼저 돌려받는다는 내용을 서면으로 합의해 두면 그 합의에 따라 정리됩니다.

유치적 효력이란
질권자가 빚을 다 받을 때까지 물건을 돌려주지 않고 붙잡아 둘 수 있는 힘을 말합니다. 물건을 경매에 부칠 권리와는 별개로, 돌려주지 않는 것만으로 갚으라는 압박이 됩니다. 다만 질권자보다 앞선 우선권을 가진 채권자에게는 이 힘을 내세우지 못합니다.

계약서에 다르게 적었다면

그 약정이 앞섭니다.

제334조 단서는 다른 약정이 있는 때에는 그 약정에 의한다고 정합니다. 처음 돈을 빌릴 때 보관료는 받지 않는다거나, 이자는 원금에 포함된 것으로 한다고 적어 두었다면 계산서의 해당 항목은 빠져야 합니다. 그래서 처음 쓴 차용증과 약정서가 가장 먼저 꺼낼 자료입니다.

반대 방향의 약정은 조심해야 합니다. 제339조는 변제기 전의 계약으로 빚 대신 물건의 소유권을 질권자가 갖게 하거나, 법률에 정한 방법이 아닌 방식으로 처분하기로 약정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기한까지 못 갚으면 장비를 자재상이 갖는다는 문구가 차용증에 들어 있다면 그 부분은 효력을 다툴 수 있습니다.

질권자가 장비를 현장에 끌고 나가 썼다면

물건을 맡은 사람에게도 지켜야 할 선이 있습니다.

제324조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물건을 점유하도록 하고, 채무자의 승낙 없이 물건을 사용하거나 빌려주거나 담보로 내놓지 못하게 합니다. 보존에 필요한 사용만 예외입니다. 이를 어기면 채무자가 권리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자재상이 맡아 둔 미장 기계를 자기 거래처 현장에 빌려주었다면 이 조문이 문제됩니다. 기계가 닳았다면 그 손해를 오히려 질권자에게 물을 수 있고, 가동 시간이 찍히는 장비라면 맡길 때와 찾을 때의 계기판 수치가 증거가 됩니다. 질권자가 쓴 흔적 때문에 생긴 수리비를 보존 비용으로 청구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돌려받는 날 무엇을 챙기나

순서를 정해 두면 그 자리에서 다툼이 줄어듭니다.

  1. 원금, 약정 이율, 빌린 날과 갚는 날을 기준으로 이자를 직접 계산해 둡니다.
  2. 질권자에게 청구 항목별 내역과 영수증 사본을 미리 달라고 요청합니다.
  3. 항목마다 제334조의 다섯 가지 가운데 어디에 해당하는지 표시하고, 해당하지 않는 항목은 빼 달라고 서면으로 이의합니다.
  4. 다툼이 남은 금액은 따로 떼어 두고, 다툼 없는 금액을 먼저 지급하면서 장비 인도를 요청합니다.
  5. 인도받을 때 장비 상태를 함께 확인하고 인수 확인서에 남은 다툼을 적어 둡니다.

질권자가 끝까지 과한 금액을 고집한다면 변제공탁도 선택지가 되지만, 금액 계산이 어긋나면 공탁의 효력부터 흔들립니다.

주의
계산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질권자의 창고에서 장비를 몰래 가져오면 안 됩니다. 남의 점유를 함부로 깨뜨리는 행동은 민사 분쟁을 형사 문제로 키웁니다. 금액 다툼은 금액 다툼으로 따로 정리하십시오.

정리

물건을 맡기고 돈을 빌렸다면 그 물건은 원금만이 아니라 이자, 위약금, 실행 비용, 보존 비용, 손해배상까지 담보합니다. 질권자는 그 전부를 받을 때까지 물건을 돌려주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조문에 없는 항목, 약정으로 뺀 항목, 질권자가 장비를 써서 생긴 비용까지 그대로 낼 이유는 없습니다.

장비가 묶여 일이 멈춘 상황이라면 하루하루가 손해입니다. 다툼 없는 금액부터 정리해야 장비가 빨리 풀립니다. 차용증과 계산서, 장비 사진을 들고 변호사와 함께 다툴 항목과 먼저 낼 금액을 나눠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321조, 제324조, 제325조, 제334조, 제335조, 제338조, 제339조, 제341조, 제343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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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보관료를 하루 단위로 계산해 왔습니다. 그대로 내야 하나요?

보관료가 물건을 지키는 데 실제로 든 비용인지, 질권자가 따로 값을 매긴 것인지를 먼저 봐야 합니다. 처음 약정에 보관료 이야기가 없었다면 실제 지출 근거를 요구하고, 근거가 없는 부분은 이의를 남겨 두십시오.

질권자가 장비를 경매에 넘기겠다고 합니다.

질권자는 변제를 받기 위해 질물을 경매할 수 있습니다. 경매가 시작되면 실행 비용까지 담보 범위에 더해지므로, 그 전에 다툼 없는 금액을 먼저 내고 인도를 요구하는 편이 부담을 줄입니다.

맡긴 장비가 원래 고장 나 있었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합니다.

질물의 하자로 질권자가 손해를 입었다면 담보 범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다만 하자가 맡기기 전부터 있었는지, 그 하자 때문에 실제로 어떤 손해가 생겼는지는 질권자가 설명해야 할 부분입니다.

제3자 소유 장비를 제가 대신 맡겼습니다. 주인이 직접 찾으러 가도 되나요?

남의 빚을 위해 물건을 맡긴 사람도 같은 범위의 채권이 변제되어야 물건을 돌려받습니다. 대신 갚은 주인은 나중에 채무자에게 그 돈을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으니 변제 영수증을 반드시 챙기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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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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