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를 지은 회사가 은행 두 곳과 보험사 한 곳으로 대주단을 꾸려 큰 돈을 빌렸습니다. 담보로 건물에 저당권을 잡았는데, 등기부 을구의 저당권자 칸에는 은행 이름이 아니라 신탁회사 이름이 올라가 있습니다. 2년 뒤 한 은행이 자기 몫의 대출채권을 다른 금융회사에 넘기기로 했습니다. 실무자는 근저당 이전등기를 새로 해야 하는지부터 묻습니다. 부동산등기법 제87조의2는 이 질문에 일반 저당권과는 다른 답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저당권자 칸에 왜 신탁회사가 있나
담보를 잡는 사람과 돈을 빌려준 사람을 일부러 나누었기 때문입니다.
제87조의2 제1항이 그리는 구조는 이렇습니다. 위탁자가 자기 또는 제3자 소유 부동산에 채권자가 아닌 수탁자를 저당권자로 하여 저당권을 설정하고, 그 저당권을 신탁재산으로 삼아 채권자를 수익자로 지정합니다. 저당권은 신탁회사가 들고 있고, 그 저당권에서 나오는 이익은 대출을 한 금융기관들이 받습니다.
채권자가 여럿인 대출에서 이 방식은 관리 부담을 줄입니다. 대주단 구성원이 바뀌어도 저당권을 쥔 사람은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담보 실행도 수탁자 한 곳이 맡으니 채권자끼리 따로 움직일 일이 줄어듭니다.
부동산등기법에 이 특례가 들어온 것은 2013년 5월입니다. 신탁재산관리인에 관한 제87조의3도 같은 날 함께 신설되었습니다.
채권이 여럿이면 등기부에 어떻게 적히나
채권별로 따로 적습니다.
저당권을 설정할 때 등기관은 제75조에 따라 채권액, 채무자, 그리고 약정이 있으면 변제기와 이자, 지급장소, 지연손해금 약정 같은 사항을 기록합니다. 담보권신탁에서는 하나의 저당권이 여러 피담보채권을 함께 담보하는 일이 흔합니다. 은행 A의 대출은 금리가 고정이고 보험사 B의 대출은 변제기가 더 길다면, 두 채권의 기록 사항이 서로 다릅니다.
제87조의2 제1항은 이런 경우 등기관이 제75조의 등기사항을 각 채권별로 구분하여 기록하도록 정합니다. 뭉뚱그려 하나의 채권액만 적으면 나중에 누구 몫이 얼마인지 등기부로 알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구분 기록이 뒤의 변경등기를 가능하게 하는 토대입니다. 어느 채권이 넘어갔는지 특정할 수 있어야 그 부분만 고칠 수 있습니다.
대출채권이 넘어가면 누가 무엇을 신청하나
여기서 일반 저당권과 길이 갈립니다.
보통의 저당권이라면 피담보채권을 넘겨받은 사람이 저당권 이전등기를 받아야 합니다. 저당권은 채권을 따라가는 권리여서 새 채권자 이름이 저당권자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담보권신탁에서는 저당권자가 바뀌지 않습니다. 계속 수탁자입니다. 바뀌는 것은 누가 수익자로서 어느 채권을 갖고 있느냐입니다. 그래서 같은 조 제2항은 피담보채권이 이전되는 경우 수탁자가 신탁원부 기록의 변경등기를 신청하도록 정했습니다. 신청 주체가 양수인이 아니라 수탁자라는 점이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부분입니다.
신탁원부는 제81조 제3항에 따라 등기기록의 일부로 봅니다. 등기부 본문에는 변화가 없어도 원부가 바뀌면 공시 내용이 바뀐 것입니다.
| 비교 항목 | 채권자가 직접 잡은 저당권 | 담보권신탁의 저당권 |
|---|---|---|
| 등기부의 저당권자 | 채권자 본인 | 신탁회사(수탁자) |
| 채권자의 지위 | 저당권자 | 신탁의 수익자 |
| 대출채권이 넘어갈 때 | 저당권 이전등기 필요 | 수탁자가 신탁원부 기록 변경등기 신청 |
| 일부만 넘길 때 | 양도액 또는 변제액을 기록(제79조) | 제79조를 적용하지 않음 |
| 채권이 여럿일 때 | 채권자마다 각자 저당권을 설정 | 하나의 저당권 안에서 채권별로 구분 기록 |
신탁원부
신탁등기를 할 때 등기관이 따로 작성하는 기록입니다. 제81조 제1항에 따라 위탁자·수탁자·수익자, 신탁의 목적, 신탁재산의 관리 방법, 신탁종료 사유 같은 사항이 담깁니다. 등기사항증명서만 보아서는 수익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으므로, 담보권신탁 물건을 검토할 때는 원부를 따로 발급받아 보아야 합니다.
일부만 넘길 때 양도액을 적지 않는 이유
제87조의2 제3항은 이 신탁의 저당권 이전등기에 제79조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제79조는 채권 일부의 양도나 대위변제로 저당권 일부이전등기를 할 때 양도액이나 변제액을 기록하게 하는 조문입니다. 일반 저당권에서는 한 저당권을 여러 사람이 나눠 갖게 되니 각자 얼마만큼의 권리를 가졌는지 적어야 합니다.
담보권신탁에서는 그 정보가 이미 다른 곳에 있습니다. 제1항에 따라 채권별로 구분 기록되어 있고, 채권이 넘어가면 제2항의 원부 변경으로 반영됩니다. 같은 내용을 저당권 이전등기에 또 적으면 기록이 겹치고, 둘이 어긋나면 혼란만 생깁니다. 제3항은 그 중복을 끊어 낸 조문으로 읽힙니다.
결국 담보권신탁에서 채권 몫의 변동을 확인하는 창구는 저당권 등기가 아니라 신탁원부입니다. 등기부만 떼어 보고 판단하면 놓칩니다.
현장에서 어긋나는 지점은 어디인가
대개 원부 변경 신청이 늦어지는 데서 생깁니다.
채권 양도 계약은 금융기관 사이에서 끝났는데 수탁자가 원부 변경등기를 미루면, 등기상으로는 옛 채권자가 여전히 그 채권의 수익자로 남습니다. 그 사이 담보 실행이 시작되거나 다른 채권자가 등장하면 누구에게 배분해야 하는지를 두고 설명이 길어집니다. 위탁자인 차주도 자기 채무의 상대방이 누구인지 확인하기 어려워집니다.
신탁법이 정한 사유로 신탁재산관리인이 선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87조의3은 이때 제87조의2의 수탁자를 신탁재산관리인으로 본다고 정하므로, 신청 의무도 그쪽으로 넘어갑니다.
- 양수 계약서에 수탁자의 원부 변경등기 신청 시한과 비용 부담을 적어 둡니다.
- 양도 통지와 함께 수탁자에게 변경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보냅니다.
- 변경 후 신탁원부를 발급받아 채권별 기재가 바르게 고쳐졌는지 확인합니다.
- 대주단 약정상 다른 대주의 동의가 필요한지도 함께 점검합니다.
정리
담보권신탁에서는 신탁회사가 저당권자로, 대출을 한 금융기관이 수익자로 등기됩니다. 채권이 여럿이면 등기관이 채권별로 사항을 나누어 기록하고, 채권이 넘어가면 저당권 이전이 아니라 신탁원부 변경으로 처리합니다.
그 신청은 양수인이 아니라 수탁자가 합니다. 일부 양도라도 양도액을 따로 적지 않는 것은 채권별 기록과 원부가 그 역할을 이미 하기 때문입니다.
대출채권을 사고팔 계획이라면 계약서 단계에서 원부 변경 신청의 시한과 책임을 정해 두고, 구조가 복잡한 대주단 약정은 변호사와 함께 등기 측면까지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부동산등기법 제75조, 제79조, 제81조, 제87조의2, 제87조의3
본 글이 일반적 안내였다면, 본인 사안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정식 상담을 권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13년차)
전화: 1533-7377 | 이메일: hanbyungchul@naver.com
부산 해운대 사무소 · 영남권/제주 중심, 서울·경기·충청·호남·강원 의뢰 대응
상담 신청하시면 담당자가 연락드려 상담료를 안내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양수인이 직접 등기소에 변경을 신청할 수는 없나요?
제87조의2 제2항은 신청 주체를 수탁자로 정했습니다. 양수인은 수탁자에게 필요한 서류를 넘기고 신청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움직이게 되므로 계약서에 그 의무를 분명히 적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출 일부만 넘겨도 원부 변경이 필요한가요?
피담보채권의 이전이 있으면 그 범위에서 원부 기록을 바꾸어야 합니다. 다만 저당권 이전등기에서 양도액을 적게 하는 제79조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채권별 구분 기록이 정확한지가 더 중요해집니다.
차주 입장에서 확인할 것이 있나요?
변경 후 신탁원부를 발급받아 현재 수익자가 누구인지, 채권별 조건이 원래 약정과 같은지를 확인하십시오. 상환 상대방을 잘못 알면 이중 지급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신탁회사가 바뀌면 저당권 등기는 어떻게 되나요?
수탁자 변경에 따른 등기가 따로 필요하고, 신탁재산관리인이 선임된 경우에는 제87조의3에 따라 그 관리인이 수탁자 자리에서 신청합니다. 교체 시점의 원부 기재를 함께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 해운대 사무소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6
대표 변호사 한병철
전화: 1533-7377 | 이메일: hanbyungchul@naver.com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초안은 AI 도구의 도움을 받아 작성하고, 담당 변호사가 검토·수정한 뒤 게시합니다.
부동산·주택 분야 전문변호사와 직접 상담하세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전문변호사가 직접 상담해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