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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10월 20일조회 0

전입 당일 잡힌 근저당, 세입자가 하루 밀리는 이유

연산동 빌라에 보증금 1억 8천만 원으로 들어간 신혼부부가 있습니다. 잔금을 치르고 열쇠를 받은 3월 14일 오후, 주민센터에 들러 전입신고와 확정일자까지 한 번에 마쳤습니다. 계약 전 떼어 본 등기부는 깨끗했습니다. 그런데 넉 달 뒤 집이 경매에 넘어갔다는 우편을 받고 등기부를 다시 열어 보니, 바로 그 3월 14일에 집주인이 은행에 근저당을 잡혀 두었습니다. 날짜가 같으니 순서도 같지 않으냐고 묻지만, 법은 세입자를 하루 뒤에 세웁니다.

전입신고를 마친 그날부터 보호받는 것이 아닌가

아닙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은 등기가 없는 임대차라도 임차인이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친 때에는 그 다음 날부터 제삼자에게 효력이 생긴다고 정합니다. 같은 항 뒷문장은 전입신고를 한 때 주민등록이 된 것으로 본다고 덧붙입니다. 이사와 전입신고가 끝난 날은 요건을 갖춘 날이고, 남에게 내세울 힘이 생기는 날은 그 이튿날이라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대항력은 다음 날 0시에 생깁니다. 오전 9시에 전입신고를 했든 오후 5시에 했든 차이가 없습니다.

같은 날 접수된 근저당은 왜 앞서나

근저당은 시각 단위로 효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부동산등기법 제6조 제2항에 따르면 등기관이 등기를 마친 경우 그 등기는 접수한 때부터 효력을 발생합니다. 은행이 오후 2시에 근저당 설정을 접수했다면 그 순간부터 담보권자입니다.

세입자의 대항력은 다음 날 0시, 근저당은 당일 접수 시각입니다. 둘을 나란히 놓으면 근저당이 몇 시간이라도 먼저입니다. 날짜가 같다는 사실은 세입자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하루를 비워 둔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설명됩니다. 등기는 접수 즉시 누구나 열람할 수 있지만 전입신고는 바깥에서 곧바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은행이 대출을 실행하는 날 그 집에 세입자가 막 들어왔는지 알 길이 없으니, 주민등록에는 하루의 시차를 두어 공시가 따라잡을 시간을 준 것입니다.

이사·전입신고한 날근저당이 접수된 날등기부와 경매에서 앞서는 쪽
3월 13일3월 14일세입자 (대항력이 3월 14일 0시에 이미 생김)
3월 14일3월 14일근저당 (대항력은 3월 15일 0시부터)
3월 14일3월 15일세입자 (0시에 생긴 대항력이 그날 낮 접수보다 먼저)
3월 14일계약 뒤 잔금 전근저당 (이미 등기부에 올라 있음)

하루 밀리면 실제로 무엇을 잃나

경매가 열리면 차이가 숫자로 드러납니다.

제3조의5는 경매로 집이 팔리면 임차권이 원칙적으로 소멸하고, 대항력이 있으면서 보증금을 다 받지 못한 임차권만 예외로 남는다고 정합니다. 문제는 그 대항력이 누구에게 통하느냐입니다. 실무에서는 가장 앞선 근저당보다 늦게 생긴 대항력은 낙찰자에게 내세우지 못하는 것으로 봅니다. 사례의 부부는 보증금을 다 돌려받지 못해도 낙찰자에게 집을 비워 주어야 할 처지가 됩니다.

배당 순서도 같습니다. 제3조의2 제2항의 우선변제권은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모두 갖춘 임차인에게 주어집니다. 확정일자를 같은 날 받았어도 대항요건의 효력이 다음 날 생기니, 조문 구조상 순번도 다음 날로 잡힙니다. 예컨대 2억 원에 낙찰되고 근저당 채권이 1억 2천만 원이라면 은행이 먼저 가져가고, 부부 몫으로는 8천만 원 남짓만 남습니다. 경매 비용과 세금이 먼저 빠지면 그보다 더 줄어듭니다.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는 보증금이 지역 기준 이하일 때만 해당하므로 이 금액대에서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잔금일에는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순서를 바꿀 수는 없어도, 같은 날 근저당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을 수는 있습니다. 잔금일 전후로 다음을 챙깁니다.

  1. 계약서 특약에 잔금일 다음 날까지 담보권을 설정하지 않는다는 문구와, 어기면 계약을 해제하고 손해를 배상한다는 문구를 함께 넣습니다.
  2. 잔금을 보내기 직전에 등기부를 다시 열람합니다. 계약일의 등기부는 이미 지난 정보입니다.
  3. 열쇠를 받는 즉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같은 날 마칩니다. 인도가 없으면 전입만으로는 요건이 차지 않습니다.
  4. 다음 날 오전에 등기부를 한 번 더 열람해 전날 접수된 등기가 없는지 봅니다.
  5. 집주인에게 제3조의7에 따른 확정일자 정보와 납세증명서를 계약 전에 받아 둡니다. 밀린 세금은 경매 배당에서 보증금 몫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잔금 일부를 다음 날로 미루고 그 사이 등기부를 확인한 뒤 나머지를 보내는 방식도 현장에서 쓰입니다.

이미 근저당이 같은 날 잡혔다면

대응은 경매 전과 후로 나뉩니다.

경매 전이라면 먼저 특약을 봅니다. 담보 설정을 금지하는 약정이 있었다면 집주인의 약정 위반을 근거로 계약 해제와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약정이 없었더라도 집주인이 잔금을 받는 날 대출을 일으킨 경위, 계약 당시 그 계획을 숨겼는지를 따져 봅니다. 처음부터 갚을 생각 없이 보증금을 받은 정황이 있으면 형사 문제로 번질 수도 있습니다.

경매가 이미 시작되었다면 시간이 가장 중요합니다. 법원이 정한 배당요구 종기까지 권리신고와 배당요구를 마쳐야 남은 몫이라도 받습니다. 배당표가 나왔는데 순위나 금액이 틀렸다면 배당기일에 출석해 이의를 하고, 배당기일부터 1주 안에 배당이의의 소를 낸 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주의
경매 개시 뒤 이사를 나가거나 주소를 옮기면 대항요건을 잃습니다. 보증금을 다 받기 전에 꼭 이사해야 한다면 먼저 임차권등기명령으로 등기를 마친 뒤 움직이십시오.

정리

전입신고와 이사를 마친 날이 아니라 그다음 날 0시가 세입자의 대항력이 생기는 시점입니다. 근저당은 접수한 순간부터 효력이 있으므로 같은 날 들어오면 은행이 앞섭니다.

이 하루를 메우는 수단은 잔금일 특약, 잔금 직전과 다음 날의 등기부 열람, 그리고 같은 날 전입·확정일자 처리입니다. 이미 순위가 밀렸다면 특약 위반 여부와 경매 일정을 함께 놓고 변호사와 함께 보증금 회수 순서를 정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3조의2, 제3조의5, 제3조의7 · 부동산등기법 제6조 · 민사집행법 제15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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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잔금 전에 미리 전입신고를 해 두면 되지 않나요?

대항력은 주민등록과 함께 주택의 인도를 요건으로 합니다. 열쇠를 받기 전 전입은 집주인과 매수인 사이의 사정에 따라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고, 인도가 없는 상태라면 요건이 차지 않습니다. 인도 시점을 계약서에 분명히 적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확정일자를 전입보다 먼저 받으면 순위가 빨라지나요?

확정일자만 먼저 받아도 대항요건의 효력이 생기는 다음 날보다 앞설 수는 없습니다. 둘 중 늦은 쪽이 기준이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특약을 넣었는데 집주인이 어기고 대출을 받았습니다.

약정 위반이므로 계약 해제와 손해배상을 청구할 근거가 됩니다. 다만 해제하더라도 보증금을 실제로 돌려받는 일은 별개이니, 보증금 반환 청구와 함께 집에 대한 가압류 같은 보전 조치를 검토하십시오.

근저당 금액이 작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되나요?

등기부에 적힌 채권최고액만큼은 세입자보다 먼저 배당되는 것을 전제로 계산해야 합니다. 예상 낙찰가에서 그 금액과 경매 비용을 빼고도 보증금이 남는지 따져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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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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