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 먹자골목에서 6년째 카페를 하는 사장님이 있습니다. 처음 들어올 때 앞 가게 주인에게 권리금 5천만 원을 건넸습니다. 임대차 만기를 앞두고 장사를 접기로 하면서 건물주에게 들어올 때 낸 권리금은 돌려주셔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건물주는 자기가 받은 돈이 아니라며 고개를 젓습니다. 서운하지만 건물주의 말이 틀리지 않습니다. 권리금이 누구와 누구 사이의 돈인지를 법이 정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권리금은 정확히 무엇의 값인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3 제1항이 정의를 둡니다. 조문이 드는 예는 다섯 갈래입니다. 가게의 시설과 집기, 거래처, 쌓아 온 신용, 장사 비결, 그리고 그 자리가 주는 이점입니다. 이런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가치를 넘겨받거나 빌려 쓰는 대가로 건네는 돈이 권리금입니다.
핵심은 보증금과 차임 이외의 돈이라는 점입니다. 보증금은 나갈 때 돌려받는 돈이고, 차임은 공간을 쓰는 값입니다. 권리금은 그 어느 쪽도 아니고 장사 자체가 가진 가치에 붙는 값입니다.
현장에서는 이를 세 덩어리로 나누어 부릅니다. 이름은 법률 용어가 아니지만 조문의 요소와 거의 그대로 맞아떨어집니다.
| 현장에서 부르는 이름 | 조문 속 요소 | 계약서에 남길 근거 |
|---|---|---|
| 시설권리금 | 영업시설·비품 | 인테리어 공사 내역, 집기·설비 목록과 사진 |
| 영업권리금 |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 | 최근 1~2년 매출 자료, 단골 거래처 명단, 조리법·운영 매뉴얼 인계 범위 |
| 바닥권리금 | 상가건물의 위치에 따른 영업상의 이점 | 유동인구, 역·학교와의 거리 같은 입지 설명 자료 |
그 돈은 누가 누구에게 주는가
같은 조 제2항이 답합니다. 권리금 계약이란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이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입니다.
건물주는 이 계약의 당사자가 아닙니다. 사장님이 6년 전 낸 5천만 원은 앞 가게 주인에게 간 돈이고, 이번에 회수할 권리금도 다음에 들어올 사람에게서 받는 돈입니다. 건물주에게 권리금을 내놓으라고 청구할 근거는 이 조문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건물주에게 지워진 것은 다른 의무입니다. 세입자가 주선한 사람과의 권리금 거래를 정당한 이유 없이 가로막지 말라는 의무로, 제10조의4가 따로 정합니다. 돈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길을 막지 말아야 하는 사람이라고 이해하면 정확합니다.
건물주에게 직접 권리금을 냈다면
드물지만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정의 조문을 다시 보면 권리금은 임대인, 임차인에게 지급하는 금전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새로 지은 상가에 처음 입점하면서 건물주에게 자리값을 낸 경우처럼, 건물주가 받는 권리금도 법이 예정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는 건물주가 받은 권리금을 돌려주라는 규정이 따로 없습니다. 나갈 때 그 돈을 돌려받으려면 들어갈 때 반환 약정을 계약서에 적어 두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안전장치입니다.
약정 없이 낸 돈은 돌려받기 매우 어렵다는 점을 전제로 움직여야 합니다. 건물주에게 권리금을 요구받는 입점이라면 서명 전에 반환 조건부터 협상하십시오.
권리금 계약서에는 무엇을 적어야 하나
받는 쪽이든 내는 쪽이든 문서가 분쟁을 막습니다. 국토교통부장관은 제10조의6에 따라 표준권리금계약서를 정해 사용을 권장할 수 있고, 실제로 이를 바탕으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 항목은 꼭 들어가야 합니다.
- 넘기는 시설·비품의 목록과 상태, 사진
- 거래처 인계 범위와 영업 노하우 전수 방법
- 권리금 총액, 계약금·잔금 비율과 지급일
- 건물주와 새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권리금 계약을 해제하고 받은 돈을 돌려준다는 조건
- 넘긴 뒤 근처에서 같은 업종을 다시 열지 않는다는 약정의 범위와 기간
다섯째 항목은 받는 쪽이 특히 신경 써야 합니다. 거래처와 단골을 넘겨 놓고 바로 옆에서 같은 가게를 열면 넘긴 가치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권리금 회수 기회는 어떻게 지키나
시기가 정해져 있습니다. 건물주의 방해 금지 의무는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적용됩니다. 그 안에 다음 세입자를 찾아 권리금 계약을 맺고 건물주에게 소개해야 합니다.
소개할 때는 제10조의4 제5항에 따라 그 사람이 보증금과 차임을 낼 형편이 되는지, 세입자로서 의무를 지킬 뜻과 능력이 있는지 알고 있는 내용을 건물주에게 알려야 합니다. 건물주가 이유 없이 계약을 거부하거나 터무니없는 월세를 부르면 그 경위를 문자와 녹취로 남겨 두십시오.
액수를 둘러싼 다툼이 커지면 감정평가가 쓰이기도 합니다. 권리금 감정평가의 절차와 방법은 제10조의7에 따라 국토교통부장관이 기준을 정해 고시할 수 있습니다.
주의
가게가 대규모점포나 준대규모점포의 일부이거나(전통시장은 제외), 국유재산·공유재산인 건물이라면 제10조의5에 따라 회수 기회 보호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계약 전에 건물의 성격부터 확인하십시오.
정리
권리금은 장사가 가진 가치의 값이고, 법이 정한 권리금 계약은 다음 세입자와 현재 세입자 사이의 계약입니다. 들어올 때 낸 권리금을 건물주에게 돌려받을 수는 없고, 나갈 때 다음 사람에게서 받아야 합니다. 건물주에게 직접 낸 돈이라면 반환 약정이 있었는지부터 확인하십시오.
건물주의 몫은 그 거래를 막지 않는 것입니다. 만기 6개월 전부터 새 세입자를 찾고, 계약서에 넘기는 내용과 해제 조건을 적어 두십시오. 건물주가 거래를 가로막는 정황이 보이면 그때부터의 기록을 모아 변호사와 함께 회수 방법을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3, 제10조의4, 제10조의5, 제10조의6, 제10조의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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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권리금 없이 들어왔는데 나갈 때 받아도 되나요?
됩니다. 권리금은 들어올 때 낸 돈을 돌려받는 개념이 아니라, 지금 운영하는 장사가 가진 가치를 다음 사람에게 넘기는 값입니다. 그동안 쌓은 매출과 단골이 있다면 그 가치를 근거로 협상할 수 있습니다.
건물주가 새 세입자에게 권리금을 자기에게 달라고 합니다.
건물주가 신규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받는 행위는 회수 방해 유형 가운데 하나로 법에 적혀 있습니다. 요구한 날짜와 내용을 기록해 두고 대응을 검토하십시오.
권리금 계약을 했는데 건물주가 임대차계약을 거절해 무산되었습니다.
권리금 계약서에 해제 조건을 넣어 두었다면 받은 계약금을 돌려주고 정리하게 됩니다. 거절에 정당한 사유가 없었다면 건물주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따로 따져 볼 수 있습니다.
권리금 액수에 법정 기준이 있나요?
법이 액수를 정해 두지는 않았습니다. 당사자가 합의해 정하고, 분쟁이 생기면 국토교통부장관이 고시한 기준에 따른 감정평가가 참고 자료로 쓰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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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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