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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10월 19일조회 4

말없이 넘긴 상가 계약, 1년 연장과 석 달 해지

전포동 골목에서 꽃집을 하는 사장은 2년 계약 만기를 그냥 넘겼습니다. 건물주도 아무 연락이 없었고, 월세는 늘 하던 대로 자동이체로 빠져나갔습니다. 넉 달쯤 지나 더 넓은 자리를 구해 옮기려 하자 건물주가 말합니다. 계약이 1년 늘어났으니 남은 여덟 달 월세를 다 내고 나가라고요. 사장은 계약서를 새로 쓴 적도 없는데 무엇이 늘어났다는 건지 묻습니다. 말없이 넘긴 만기에도 법이 정한 결과가 있고, 그 결과는 세입자에게 꽤 유리합니다.

아무도 말하지 않고 만기가 지나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4항이 정합니다. 건물주가 만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갱신을 거절하거나 조건을 바꾸겠다는 통지를 하지 않으면, 기간이 끝난 때 전 계약과 같은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봅니다. 이것을 흔히 묵시적 갱신이라고 부릅니다.

연장된 기간은 1년입니다.

계약서를 다시 쓰지 않았어도, 도장을 찍지 않았어도 이 효과는 법률에 따라 생깁니다. 꽃집 사장의 계약도 만기 다음 날부터 1년짜리로 다시 굴러가고 있었던 셈입니다. 건물주가 그 사실을 따로 의식하지 않았더라도 결과는 같습니다.

세입자가 아무 말 안 한 것도 문제가 되나

제4항이 요구하는 통지는 건물주 쪽의 통지이므로 문제 되지 않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세입자가 만기 2개월 전까지 통지하지 않은 경우에도 묵시적 갱신이 된다고 적어 두었지만, 상가 조항에는 그런 문장이 없습니다. 상가에서 묵시적 갱신을 막을 열쇠는 건물주가 쥐고 있고, 그 열쇠를 쓰지 않은 결과도 건물주가 집니다.

같은 조건으로 연장되므로 월세와 보증금도 그대로입니다. 건물주가 연장된 계약을 이유로 곧바로 월세를 올려 청구할 수는 없고, 올리려면 같은 법의 차임 증감 청구 규정에 따른 요건을 따로 갖춰야 합니다. 바꾸고 싶은 조건이 있었다면 만기 1개월 전까지 말했어야 합니다.

그럼 1년은 꼭 채워야 하나

세입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같은 조 제5항은 묵시적 갱신이 된 경우 임차인은 언제든지 해지를 통고할 수 있고, 건물주가 통고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생긴다고 정합니다.

꽃집 사장이 오늘 해지를 알리고 건물주가 내일 받았다면 그날부터 석 달 뒤 계약이 끝납니다. 남은 여덟 달이 아니라 석 달 치 월세만 부담하면 되는 구조입니다. 건물주 말대로 1년을 다 채워야 할 법적 의무는 없습니다.

반대로 건물주에게는 같은 권리가 없습니다. 제5항이 해지 통고권을 준 쪽은 임차인뿐이어서, 연장된 1년 동안 건물주가 이 조항을 들어 먼저 계약을 끝낼 수는 없습니다.

석 달은 언제부터 세나

통고를 보낸 날이 아니라 건물주가 받은 날이 기준입니다. 문자로 보냈다면 읽은 흔적이, 내용증명이라면 배달 증명이 그 날짜를 보여 줍니다. 발송 영수증만으로는 받은 날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1. 해지 의사와 묵시적 갱신 사실, 근거 조항을 적은 통고서를 만듭니다.
  2. 내용증명 우편으로 보내고 배달 완료일을 확인합니다. 문자를 함께 보내 두면 도달 시점 다툼이 줄어듭니다.
  3. 도달일부터 3개월이 되는 날을 계약 종료일로 계산해 건물주에게 다시 알립니다.
  4. 종료일까지 월세를 내고, 가게를 비우는 날과 보증금 받는 날을 맞추어 협의합니다.

보증금은 가게를 돌려주는 것과 맞바꾸는 관계입니다. 비우는 날까지 정산 약속이 없다면 열쇠를 넘기기 전에 대응 방법을 먼저 확인하십시오.

주의
만기 직전 건물주에게서 월세를 올리겠다는 연락을 받고 대꾸하지 않았다면 상황이 다릅니다. 기간 안에 조건 변경 통지가 있었던 경우에는 묵시적 갱신이 성립하지 않을 수 있으니, 그때 오간 문자부터 다시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보증금이 큰 상가도 같은 규칙인가

아닙니다. 여기가 실무에서 자주 헷갈리는 대목입니다.

제2조 제1항 단서는 지역별로 대통령령이 정한 보증금액을 넘는 임대차에는 이 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하고, 제3항은 그런 큰 상가에도 예외적으로 적용되는 조문을 열거합니다. 그 목록에 제10조 제1항부터 제3항 본문까지는 들어 있지만 제4항과 제5항은 빠져 있습니다. 갱신 요구는 할 수 있어도, 말없이 넘긴 만기의 처리는 이 법이 아니라 민법을 따른다는 뜻입니다.

구분보증금이 기준액 이하인 상가기준액을 넘는 상가
근거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4항·제5항민법 제639조·제635조
자동 연장이 되는 조건건물주가 만기 6개월~1개월 전에 거절·조건 변경 통지를 하지 않음만기 뒤 계속 쓰는데 건물주가 상당한 기간 안에 이의하지 않음
연장된 기간1년기간 약정이 없는 상태
세입자가 나갈 때언제든 통고, 3개월 뒤 효력언제든 통고, 1개월 뒤 효력
건물주가 끝낼 때연장된 1년 동안은 해지 통고 규정 없음언제든 통고, 6개월 뒤 효력

민법 제639조는 만기 뒤 세입자가 계속 쓰고 건물주가 상당한 기간 안에 이의하지 않으면 같은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보되, 제635조에 따라 해지 통고를 할 수 있게 합니다. 건물이라면 세입자의 통고는 1개월, 건물주의 통고는 6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생깁니다. 보증금 규모에 따라 기간 계산이 완전히 달라지는 셈입니다.

정리

건물주가 만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아무 통지를 하지 않았다면 상가 계약은 같은 조건으로 1년 연장됩니다. 세입자는 그 1년을 채울 필요가 없습니다. 언제든 해지를 통고할 수 있고, 건물주가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계약이 끝납니다.

보증금이 법이 정한 기준액을 넘는 큰 상가라면 민법 규정으로 계산이 바뀌므로 먼저 해당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전 날짜가 정해져 있다면 통고 도달일부터 역산해 변호사와 일정을 맞춰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2조, 제10조 · 민법 제635조, 제639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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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묵시적 갱신 1년이 지나면 또 1년 연장되나요?

연장된 계약의 만기에도 건물주가 같은 기간 안에 통지하지 않으면 다시 같은 방식으로 연장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갱신요구권의 전체 10년 범위와의 관계는 사안마다 따져야 하므로 해당 시점에 확인이 필요합니다.

해지 통고 후 석 달 안에 다음 세입자가 들어오면 월세는 어떻게 되나요?

건물주가 새 세입자와 계약해 그 자리를 쓰게 한다면 그때부터는 기존 세입자의 월세 부담을 두고 정산을 협의할 여지가 생깁니다. 날짜를 서면으로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건물주가 만기 2주 전에 월세 인상을 통보했습니다.

제4항이 정한 통지 기간은 만기 1개월 전까지입니다. 그 뒤에 온 통지라면 기간을 지키지 못한 것이어서 묵시적 갱신을 막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통보 날짜가 남은 문자를 보관하십시오.

우리 가게 보증금이 기준액을 넘는지는 어떻게 아나요?

보증금에 월세를 일정 비율로 환산한 금액을 더해 지역별 기준액과 비교합니다. 기준액과 환산 비율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므로 계약 시점에 시행 중이던 기준을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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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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