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질문 내용
아버지가 부모님을 잘 모시는 조건으로 둘째 형에게 집을 물려주겠다고 하셔서 형제들이 동의하고 몇 년 전 어떤 서류에 서명했습니다. 그런데 형은 부모님을 제대로 모시지 않았고, 아버지에 이어 어머니도 최근 돌아가셨습니다. 형은 어머니 통장과 재산 전부에 대한 권한을 자신이 갖는다는 서류에 서명해 달라고 하는데 형제 중 저만 아직 하지 않았습니다. 형이 어머니 재산을 처분할 수 있는지, 예전 서명 때문에 방법이 없는지 궁금합니다.
본인 사안은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한 서명이 지금의 상속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형이 내민 새 서류가 무슨 의미인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상속이 시작되기 전에 한 포기 약속은 법적으로 효력이 없어 어머니 재산에 대한 본인 몫은 그대로 살아 있고, 서명하지 않는 한 형이 혼자 처분하기도 어렵습니다.
■ 생전 포기 서명은 왜 효력이 없나
상속포기는 상속이 개시된 것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가정법원에 신고하는 방식으로만 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형제끼리 포기하겠다고 쓴 문서는 이 절차를 거친 것이 아니어서 상속권을 없애지 못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몇 년 전 서명한 문서에 재산포기라는 표현이 들어 있더라도 어머니 예금과 재산에 대한 권리는 그대로 남아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 형 혼자 어머니 통장을 정리할 수 있나요
은행은 예금주가 사망하면 계좌를 묶고, 상속인 전원의 동의서나 상속재산분할협의서에 인감증명서가 붙어 있어야 돈을 내줍니다. 형이 지금 받으려는 서명이 바로 그 협의서일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본인이 서명하고 인감을 넘기지 않는 한 형이 예금 전부를 찾아가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한 번 서명하면 그 내용대로 분할이 끝난 것으로 보여 되돌리기가 매우 어려우니 서명하지 마십시오.
■ 아버지 집은 따로 따져 봐야 합니다
아버지 집은 이미 형에게 넘어갔을 수 있어 사정이 다릅니다. 생전에 부모님을 모시는 조건으로 증여한 것이라면 부담부증여에 해당하고, 형이 그 조건을 지키지 않았다면 증여 해제를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아버지 사망 후 상속 협의로 넘어갔다면 그 협의서에 본인이 서명했는지가 관건입니다. 어느 경우든 그 집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떼어 등기원인과 날짜를 먼저 확인하십시오.
■ 지금 바로 할 일
① 어떤 서류에도 서명하지 말고 인감증명서도 발급해 주지 않습니다. ② 몇 년 전 서명한 문서와 이번에 받은 서류를 사진으로 남깁니다. ③ 주민센터에서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를 신청해 어머니의 예금, 보험, 부동산, 세금 내역을 한 번에 조회합니다. 사망신고를 할 때 함께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④ 형이 관리하던 어머니 계좌에서 사망 전후 큰돈이 빠져나갔는지 거래 내역을 확인합니다.
■ 형이 끝까지 서명을 요구하면
형제 사이에 합의가 안 되면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 심판을 청구해 법정상속분대로 나누어 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형이 부모님을 모셨다며 기여분을 주장할 수 있지만, 실제로 모시지 않았다면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어머니 재산에 빚이 더 많다면 반대로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고려해야 하므로, 사망을 안 날부터 3개월이라는 기한 안에 재산 조회 결과를 먼저 보셔야 합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556조, 제561조, 제1013조, 제1019조, 제104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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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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