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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지식인2026년 10월 16일조회 0

옆 땅 주인이 우리 땅에 낸 물길을 저도 써도 되나요?

Q. 질문 내용

저희 논을 가로질러 옆집이 자기 논에 물을 대는 수로를 냈는데, 십 년 전 아버지가 그렇게 쓰도록 계약해 주셨다고 합니다. 올해부터 제가 농사를 지으면서 그 수로에서 물을 조금 받아 쓰고 싶습니다. 옆집 시설이라 허락 없이 쓰면 안 되는 건지, 쓸 수 있다면 비용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본인 사안은 남이 내 땅에 설치한 시설을 내가 함께 쓸 수 있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웃의 물 쓰는 권리를 방해하지 않는 범위에서는 쓰실 수 있습니다. 대신 얻는 이익만큼 수로의 설치비와 관리비를 나눠 내야 합니다.

■ 쓸 수 있다는 근거가 따로 있습니다

이웃이 계약으로 얻은 권리는 민법상 지역권이고, 물길이 지나는 귀하의 논이 승역지입니다. 민법 제300조 제1항은 승역지 소유자가 지역권 행사를 방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지역권자가 그 행사를 위해 승역지에 설치한 공작물을 사용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수로가 이웃의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귀하가 손을 대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땅을 내준 사람이 그 위의 시설에서 아무 이익도 얻지 못한다면 불공평하다고 본 규정입니다.

■ 방해하지 않는 범위는 어디까지인가요

기준은 이웃 논에 들어가야 할 물이 줄어드느냐입니다. 예를 들어 ① 수로 옆에 작은 물꼬를 내 넘치는 물만 받는 것 ② 이웃이 물을 대지 않는 시간에 잠시 끌어 쓰는 것은 대체로 문제가 적습니다. 반대로 ③ 수로 중간을 막아 물길을 귀하 쪽으로 돌리거나 ④ 양수기를 달아 수량을 크게 빼는 것은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가뭄으로 물이 모자란 해에는 같은 행동도 결과가 달라지므로 미리 이웃과 시간표를 정해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 비용은 얼마나 나눠 내야 하나요

같은 조 제2항은 승역지 소유자가 수익 정도의 비율로 공작물의 설치비와 보존비를 분담하도록 합니다. 가령 수로를 놓는 데 600만 원이 들었고 해마다 준설에 40만 원이 든다면, 귀하가 흘러가는 물의 3분의 1 정도를 쓰는 경우 설치비 200만 원, 해마다 13만 원 남짓이 출발점이 됩니다. 이미 지난 설치비를 한꺼번에 낼지 나눠 낼지는 합의로 정하면 됩니다. 쓰는 양이 해마다 달라지면 비율을 다시 맞추는 조항도 넣어 두십시오.

■ 이웃이 쓰지 말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요

조문이 승역지 소유자에게 사용을 허락하고 있으므로, 방해하지 않는 범위라면 이웃의 동의가 따로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다툼이 생기면 결국 방해 여부를 두고 사실 판단을 하게 됩니다. 거꾸로 귀하의 사용이 실제로 물 흐름을 막는다면, 민법 제301조가 제214조를 준용하므로 이웃은 방해를 없애 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서로 할 말이 있는 구조여서 감정이 상하기 전에 서면으로 정리하는 편이 낫습니다.

■ 지금 하실 일을 순서대로 적습니다

① 귀하 논의 등기사항증명서를 떼어 을구에 지역권설정 등기가 있는지, 목적과 범위가 어떻게 적혔는지 봅니다. ② 이웃과 맺은 설정 계약서를 찾아 공작물 사용이나 비용에 관한 약정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③ 쓰려는 방법과 시간, 대략의 수량을 정리해 이웃에게 제안합니다. ④ 합의가 되면 분담 비율과 정산 시기를 적은 확인서를 두 부 만들어 나눠 갖습니다. 계약서에 다른 약정이 있다면 그 내용이 먼저 검토 대상이 됩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214조, 제291조, 제300조, 제30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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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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