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질문 내용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려고 합니다. 이사를 못 나가는 사정을 설명하려면 남편 실직 서류와 아이 진료 기록까지 내야 할 것 같은데, 집주인이 이 동네에서 오래 장사한 사람이라 위원들과 아는 사이일까 걱정입니다. 제가 낸 서류와 말한 내용이 밖으로 새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을까요?
본인 사안은 조정 절차에 내놓은 개인 사정이 어디까지 보호되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조정위원과 사무국 직원은 그만둔 뒤에도 직무로 알게 된 정보를 누설하거나 다른 데 쓸 수 없습니다. 다만 상대방인 집주인은 그 의무를 지지 않으므로 낼 자료는 직접 골라야 합니다.
■ 입을 닫아야 하는 사람이 법에 적혀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28조는 조정위원, 사무국의 직원, 그리고 그 직에 있었던 사람이 직무상 알게 된 정보를 남에게 누설하거나 직무 목적 밖에서 사용하지 못하게 합니다. 현직만이 아니라 임기를 마친 위원과 퇴직한 직원까지 묶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사건이 끝나고 몇 년이 지나도 그때 들은 남편의 실직 사정이나 아이 진료 기록을 동네에서 꺼낼 수 없다는 뜻입니다. 정보를 퍼뜨리는 것뿐 아니라 그 내용을 자기 사업이나 다른 사건에 써먹는 것도 금지됩니다. 예외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뿐입니다.
■ 어기면 형사 책임까지 따라옵니다
같은 법 제31조는 공무원이 아닌 조정위원회 위원을 형법 제127조를 적용할 때 공무원으로 봅니다. 제127조는 공무원이나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법령에 따른 직무상 비밀을 누설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는 조문입니다. 위원이 민간 전문가라고 해서 이 책임에서 빠지지 않습니다. 누설로 실제 피해가 생겼다면 형사 고소와 별개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민사 청구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어떤 정보가 법령상 비밀에 해당하는지는 다투어질 수 있으므로, 새어 나간 내용과 경로를 구체적으로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 집주인에게는 신청서가 그대로 갑니다
여기가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입니다. 제22조 제2항에 따라 조정위원회 위원장은 신청을 접수하면 피신청인에게 조정신청서를 송달합니다. 신청서에 적은 사정과 붙인 서류는 집주인이 읽게 된다는 뜻입니다. 집주인은 제28조의 의무자가 아니어서, 거기서 알게 된 내용을 주변에 말하는 것을 이 조문으로 막을 수는 없습니다. 제24조 제1항에 따라 위원회가 양쪽을 불러 진술을 듣는 자리도 마련되므로, 그 자리에서 하는 말 역시 상대가 듣습니다. 보증금을 돌려받는 데 꼭 필요한 사정과 그렇지 않은 사정을 나누어 생각하셔야 합니다.
■ 절차를 공개하지 않을 근거도 있습니다
제29조는 이 법에 정하지 않은 조정 운영과 절차에 민사조정법을 준용하도록 했고, 민사조정법 제20조는 조정절차를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사무국에 비공개 진행을 요청할 때 이 조문을 근거로 들 수 있습니다. 또 담당 위원이 집주인과 친분이 있다고 의심되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20조 제3항에 따라 공정한 직무집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을 들어 기피를 신청할 수 있고, 신청이 있으면 결정이 날 때까지 절차가 멈춥니다. 위원 구성은 기일 통지 때 사무국에 물어 확인하시면 됩니다.
■ 서류를 내기 전에 해 두실 일
다섯 가지를 권합니다. ①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병명, 계좌번호처럼 보증금 다툼과 관계없는 부분은 가리고 냅니다. ② 진단서 전체 대신 이사가 어려운 기간만 적힌 소견서처럼 필요한 범위의 서류를 고릅니다. ③ 민감한 사정은 신청서 본문보다 조사 단계에서 위원에게 따로 설명할 수 있는지 사무국에 문의합니다. ④ 조정안을 통지받으면 14일 안에 서면으로 수락하지 않을 경우 거부로 보므로 그 기간 안에 내용을 검토합니다. ⑤ 누설이 의심되면 들은 사람, 날짜, 내용을 적어 위원회에 알리고 필요하면 수사기관에 고소합니다. 정보가 이미 새어 나간 정황이 있다면 기록을 정리해 변호사와 함께 대응 순서를 정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주택임대차보호법 제20조, 제22조, 제24조, 제26조, 제28조, 제29조, 제31조 · 형법 제127조 · 민사조정법 제20조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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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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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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