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질문 내용
상가 보증금 문제로 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습니다. 아는 분이 위원에게 상품권이라도 좀 넣어 두면 조정안이 유리하게 나온다고 권하는데, 조정위원은 공무원도 아니니 괜찮다고 합니다. 정말 문제가 없는지, 이미 사례하겠다고 말을 꺼냈다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본인 사안은 임대차 분쟁조정위원이 형법상 어떤 지위에 놓이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조정위원은 뇌물 범죄에서 공무원으로 취급되므로, 상품권을 건네거나 건네겠다고 말만 해도 뇌물공여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받은 위원 쪽은 더 무거운 수뢰죄가 됩니다.
■ 민간 위원도 공무원으로 봅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22조는 공무원이 아닌 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위원을 형법 제127조와 제129조부터 제132조까지를 적용할 때 공무원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주택 쪽도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1조에 같은 문장이 있습니다. 상가 조정에도 준용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6조 제3항을 보면 위원은 변호사, 교수, 감정평가사, 법무사처럼 민간 경력자 가운데서 위촉되는데, 뇌물이 끼어드는 순간 이들에게도 공무원과 똑같은 잣대가 적용된다는 뜻입니다. 아는 사람이 권유한 방식이 관행처럼 들려도, 조정위원 앞에서는 통하지 않는다고 보셔야 합니다.
■ 건네는 쪽은 뇌물공여죄입니다
형법 제133조 제1항은 제129조부터 제132조까지에 기재한 뇌물을 약속, 공여하거나 공여의 의사를 표시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실제로 돈이 건너가지 않아도 됩니다. 잘 봐 주면 사례하겠다는 말이나 메시지만으로 의사표시가 됩니다. 지인에게 전해 달라고 맡긴 경우에는 같은 조 제2항이 그 사정을 알고 금품을 받아 둔 제3자까지 같은 형으로 처벌합니다. 권유한 사람이 중간에서 돈을 받아 둔다면 그 사람도 처벌 대상이 된다는 뜻입니다.
■ 받는 위원은 더 무겁게 처벌됩니다
위원이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받거나 요구하거나 약속하면 제129조 제1항의 수뢰죄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해집니다. 돈을 받고 실제로 한쪽에 유리하게 조정안을 쓰는 등 부정한 행위까지 하면 제131조 제1항의 수뢰후부정처사죄로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됩니다. 제134조는 받은 뇌물이나 주려고 한 금품을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으면 그 값을 추징합니다. 건넨 상품권은 돌려받지 못한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 조정 결과에도 흠이 남습니다
금품이 오간 사실이 드러나면 상대방은 해당 위원이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게 됩니다. 조정 도중이라면 상대방이 기피를 신청해 절차가 멈추고, 이미 조정이 성립해 강제집행을 승낙하는 조정서가 만들어진 뒤라도 그 효력을 둘러싼 다툼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이기려고 건넨 돈이 내 쪽 주장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립니다. 조정위원회는 대한법률구조공단 등의 지부·지사에 설치되어 있어, 신고가 들어오면 사무국 단계에서 기록이 남습니다.
■ 지금 하실 일
상황별로 정리합니다. ① 아직 건네지 않았다면 그 권유는 거절하시고, 권유받은 메시지는 지우지 말고 보관합니다. ② 이미 약속하거나 건넸다면 형법 제52조 제1항에 따라 수사기관에 자수하면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으므로, 사실관계를 정리해 빨리 결정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③ 상대방 쪽에서 위원에게 금품을 건넨 정황을 알게 되었다면 날짜와 경위를 적어 위원회에 기피를 신청하고 고발을 검토합니다. ④ 조정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통지받고 14일 안에 수락하지 않는 것만으로 거부가 되므로, 돈이 아니라 이 절차를 쓰시면 됩니다. 이미 금품이 오간 뒤라면 혼자 판단하지 마시고 변호사와 함께 자수 여부와 시점부터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21조, 제22조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6조, 제20조, 제26조, 제31조 · 형법 제52조, 제129조, 제131조, 제133조, 제13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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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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